의료법인 인수·합병 원천 봉쇄‥"퇴출제도라도 필요"

복지부, "롯데의 보바스 병원 인수 여부 상관없이 영리 병원 막을 것"
병원계, "부실 의료법인은 파산될 때까지 버텨야 하나?"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7-09-21 12:05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호텔 롯데의 보바스 병원 인수 시도가 의료 민영화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 의료법인 병원들 (해당 기사와는 무관)
국회와 사회 일각의 우려 속에 최근 보건복지부도 호텔 롯데와 같이 우회적 방법으로 의료법인을 인수·합병할 수 있는 현행법을 개선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현행법에는 타 비영리법인(학교법인, 사회복지법인)과 달리 의료법인만 인수·합병에 대한 규정이 없어 형평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나아가 부실 법인을 퇴출시키고 법인의 정상적인 고유목적사업 수행 도모를 위한 측면에서 인수·합병제도가 없다는 사실은, 실질적으로 입법적 불비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문제는 정부의 법 개선의 방향이 의료법인의 인수·합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그간 부실 의료법인에 대한 퇴출로 마련의 일환으로 의료법인 인수·합병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던 병원계는 수심이 한 가득이다.

병원계 관계자는 "1973년 의료법 개정으로 '의료법인 제도'가 실시된 이래 의료법인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현 제도 하에서는 적법한 퇴출절차가 없어 파산 시까지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의료법인 의료기관은 의원과 치과병·의원, 한방병·의원을 제외한 병원급 의료기관의 33%를 차지하고 있지만, 의료 현장에서 느끼는 의료법인들의 경영난은 갈수록 심각한 상황이다.

충청도 소재 모 중소병원 원장은 "원가 이하의 의료보험수가 현실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의료행위 수가가 하향 조정되는 등 지속적인 저수가 정책과 비급여 부문의 보장성 강화 추진 등으로 의료기관의 경영난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욱 법무법인 세승 대표변호사 역시 "정상적인 퇴출 구조가 없는 이상, 의료법인이 파산될 때까지 의료법인 병원은 고사하게 되어 환자들은 강제로 퇴원을 당하고, 병원 근로자들은 직장을 잃게 되며, 거래 의약품 도매상이나 제약회사 등 채권자는 피해를 입게 되는 등 연쇄적인 사회문제가 야기되고 있다"고 의료법인 퇴출제도 부재로 인한 사회적 문제들을 열거했다.
 
▲ 보바스기념병원
이처럼 병원계에서는 의료법인의 인수·합병이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주장하는 상황.

하지만 '공공'의 영역인 의료법인을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한 사회 일각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는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현재는 사회공헌이라는 말로 포장하여 의료법인을 인수하고 있지만, 향후 투기자본 또는 대형 재벌 의료기관이 합병을 통해 독점적 위치를 가져와 지방 중소병원의 몰락 및 국민의 의료접근성 훼손, 의료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모 대형병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최고 병원으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모두 기업인 현대와 삼성그룹에서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출자해 설립하고 그간 병원과 의과대학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왔다"며, "의료 인프라의 양적·질적 향상을 대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로 충족시켜주었다는 것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병원계의 주장 속에서도 기업에 의한 의료법인 인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아 오늘(21일) 서울회생법원의 결정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그리고 호텔 롯데가 정말 보바스 기념병원을 인수할 경우, 찬·반으로 나뉜 사회적 분열로 인한 마찰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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