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세종병원, 고질적 중소병원 문제 축소판
‥"병원간 합병·퇴출기전 합법화해야"

공단이사장·심평원장 등 토론회 관심보이며, "대대적 인프라 개혁" 강조
복지부 퇴출제 공감.."병상조정 강화..지역거점병원-대학병원 네트워크 형성"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18-03-07 06:04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화마로 뒤엉킨 밀양 세종병원의 모습은 불법 증축, 스프링클러 오작동, 건축용도 변경, 화재진압시설 및 안전시설 미비, 입원환자 압박, 환자 대비 의료진 부족 등 고질적인 중소병원 문제의 축소판이었다.
 
이에 학계에서는 무분별한 중소병원의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 병상총량제 도입, 1차의료 강화, 종별 기능·역할 재정립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중소병원 간 합병을 허용하고, 퇴출기전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6일 열린 중소병원 의료서비스 질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대안이 도출됐다.
 

발제를 맡은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 임준 교수는 "밀양 세종병원 전에도 중소병원에서는 C형간염 집단 감염, 노인 학대, 과잉 진료 등 많은 문제가 제기돼왔고, 이는 과잉 병상 공급과 부실 투자, 인력 부재에 따른 예견된 사건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중소병원의 이 같은 낮은 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전달체계가 반드시 정상화돼야 하며, 1차의료를 보다 강화하는 동시에 기능중심으로 수가와 지불체계 등을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인력 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균형선발, 공중보건의사 장학제도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중소병원 질 향상을 위한 국립대병원 및 지방의료원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이에 대한 재원 마련을 위해 예산은 물론 국민연금, 응급기금, 건강증진기금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임준 교수<사진>는 "고질적 중소병원 문제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적정규모의 의료기관을 확충하고, 부적정 기관을 퇴출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병상총량 관리, 신규 진입 억제, 비영리법인 병원간 합병 허용 등의 제도가 시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려대 의과대학 윤석준 교수 역시 "중소병원 대부분은 환자를 믿고 맡길만한 수준이 아니다. 법과 기준을 어긴 중소병원에 대해 '당연지정제 예외' 등 퇴출기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도 "중소병원 진입(신설) 자체를 어렵게하는 동시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즉각 퇴출시켜야 한다"고 동의했다.
 
복지부·건보공단 적극적 지지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물론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모두 공감의 뜻을 밝혔다.
 
특히 지난 19대 국회의원 당시 300병상 미만 중소병원 설립 금지 법안을 제출한 바 있는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중소병원은 적정규모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원가가 높고, 매출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시설이나 인력 등 질적수준을 낮게 유지할 수밖에 없다"면서 "복지부가 책임지는 자세로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프라 개혁은 300병상 미만 병원 진입 금지, 공공의료 공급 확대, 병상총량제 도입 등을 제시하면서, 오는 2020년을 목표로 전면 급여화(문재인케어)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모든 의료기관들이 건강보험만으로 운영가능하도록 시행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지부 정윤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중소병원 간 합병과 퇴출기전 마련은 이미 18대, 19대 국회에서 수차례 나온 얘기며, 관련 법안도 발의됐으나 논의만하다가 폐기된 상황"이라고 인정하면서 "이제는 현실화해야 한다"고 수긍했다.
 
또한 "중앙정부차원에서 지자체와의 협의 하에 병상 조정을 강화하고, 상반기 안으로 지역거점병원과 대학병원 간 네트워크를 형성해 교수급 인력과 진료정보 등을 교류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호인력 확보 방안 마련, 공보의 장학제 재추진, 대학병원 의사파견사업 시행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부연했다.
 
토론을 주최한 국회 정춘숙, 윤소하 의원은 필요하다면 관련 법률 개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토론회 주최 측은 이날 중소병원협회 등 공급자를 토론자에 초청했으나,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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