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코오롱제약 노동조합 설립을 바라보며

송연주기자 brecht36@medipana.com 2018-03-12 05:59
국내 제약사 코오롱제약이 최근 영업부를 주축으로 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영업부 위주 노조가 거의 없는 국내 제약사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의 노조는 대부분 공장 직원 주축으로 설립 및 운영되고 있으며, 영업부 조합원이 일부 포함돼 있는 현태가 다수다.
 
유일하게 30년간 명맥을 유지한 현대약품이 영업부 위주(영업부 조합원 120여명, 공장 조합원 60여명)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사실 코오롱제약 전에도 국내 제약사의 영업노조 설립 움직임은 왕왕 있었다.
 
하지만 설립 추진 흉내를 내다가 회사로부터 원하는 조건을 챙기곤 종적을 감추기 일쑤였다. 몇 년 전 한 제약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받은 장기 근속자들은 노조설립을 추진하면서 언론까지 열심히 활용했지만, 잇속을 챙긴 후 역사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최근 중견 제약사에서도 한 영업직원이 노조를 설립하자고 직원들을 선동하면서 회사를 겁먹게 했지만, 결국 노조 설립은 무마됐다. 직원들은 주선자가 회사와 모종의 협의(?)를 하고는 손을 뗐다며 혀를 끌끌 찼다.
 
국내 제약사의 영업노조 설립 과정이 아직 전근대적 수준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구나 이런 조악한 날개 짓은 정작 설립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다른 직원들이 다시는 노조의 '노'자도 못 꺼내게 하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가져온다.
 
그럼에도 영업노조 출범에 성공한 코오롱제약 사례는 시사점이 많다. 적어도 영업사원들이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제2, 제3의 코오롱제약 역시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경력 영업사원들이 회사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CSO(계약 판매 대행)로 활동하며 자신이 다니던 회사와 나름대로 윈윈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고, 수입이 쏠쏠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CSO를 서슬 퍼런 눈으로 바라보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는 장밋빛을 장담할 수 없다.
 
또 글로벌 제약사에선 영업인력 축소가 트렌드다. 이들은 온갖 온라인 마케팅을 도입하며 영업사원을 축소하고 있다. 자동화에 따른 대체는 직장인의 숙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노조 설립이 여전히 '별로 필요하지 않은' 일일 수 있을까? 직원 인권보장의 매개체가 되는 것뿐 아니라, 사측과 함께 새로운 영업 정책을 만들어 갈 컨트롤타워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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