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다음 달 1일로 다가온 근무시간 단축을 놓고, 의료계의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근무할 간호사도 부족한 상황에서 주 52시간 근무를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병원계와, 3교대제의 열악한 현실에서 인수인계 및 교육 시간조차 근무시간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데 대한 간호사들의 비판이 맞붙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국회가 유급휴일, 휴일근무 할증률, 노동시간 및 휴게시간 등의 내용을 개정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국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공중의 편의 및 안전도모와 직접적으로 관련', '응급환자·응급수술 등 연장근로 한도내에서 대처가 곤란한 가능성 상존', '업무특성상 규칙적 휴게시간 부여 곤란' 등을 이유로 보건업을 '특례업종'으로 규정하면서 간호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들은 공분을 터뜨렸다.
이로서 특례업종으로 지정된 보건업의 경우 노사합의에 따라 연장근로 12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수 있게 됐다.
먼저 병원계는 한숨 돌렸다는 표정이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병원에서, 주 52시간 근무제까지 적용될 경우 병원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6월 15일 임영진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사립대병원 노사정 간담회에 참석하여 주 52시간 단축 문제에 대해 "사립대 병원들이 현실적인 인력 문제로 이를 지키기가 어려운 것이지 병원장들이 악덕 업주처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부에서 병원장들을 악덕 업주처럼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도저히 환자를 보려고 해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빠른 시일 내에 충분한 인력을 충원해 줘야 만이 노사관계도 원만히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마디로, 하고 싶어도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근무 시간 단축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간호사들은 간호사의 장시간 근무를 외면하는 현 시스템 하에서 간호사들의 병원 이탈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정부와 병원이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13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노동시간 단축? 간호사는 제외다!'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와 간호사의 애환을 호소해 청원 시작 5일만에 1만여 명이 참여하는 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당 청원인은 간호사들이 3교대 근무를 통해 법적으로 하루 8시간 근무를 하게 돼 있음에도, 한 시간 가량 걸리는 인수인계 시간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하루 9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추가 근무를 시행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비용 및 휴가 등은 전혀 지급되지 않고 있고, 근무 시간을 수정할 수 없는 전산 출결 시스템이 아닌 수기로 근무 시간을 기록하도록 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간호사에게 필수적인 교육 시간도 타업종과 달리 근무 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등 현재 간호사들은 근로시간 단축은 커녕, 현재 추가로 근무하고 있는 시간에 대한 정당한 권리조차 주장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청원인은 국가에서는 오직 병원에만 간호사 근무 환경 개선을 요청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말로만 말고 간호사가 하고 있는 행위에 대해 정당한 수가를 받을 수 있는 법을 만들어 달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간호사들은 병원과 국가에서 간호사의 근로시간에 대한 정당한 수가와 급여 및 휴가를 지급하지도 않으면서, 근로시간 단축법을 수행할 수 없다는 주장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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