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시급성 고려‥'비급여' 출시 강행한 치료제 사연

급여 등재 과정 더딘 것이 이유‥환자 우선 생각해 빠르게 출시 결정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8-08-29 06:08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아직 급여가 결정되기 전임에도 제약사들은 결단을 내려야했다. 치료제를 빠르게 사용해야하는 환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여 전임에도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빨리 치료제를 출시한 제약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질환에 대한 시급성을 고려한 대안이었다.
 
급여 신청은 해놓았으나 짧게는 몇개월, 길게는 몇년이 소요되는 등재기간이 환자들에게는 더 부담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는 전언이다.
 
대표적으로 사노피는 PCSK9  억제제 `프랄런트(알리로쿠맙)`의 급여를 기다리고 있다.
 
스타틴이 일반적인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게는 충분하지만, 모든 환자의 심혈관계 사건을 완전히 예방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중 ACS를 동반한 고위험군의 경우엔 더욱 그러했다.
 
이에 사노피는 추가적인 지질 조절이 필요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시급성을 고려해 올해 6월 프랄런트를 비급여로 선출시했다. 현재는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급여 준비를 진행 중에 있다.
 
MSD의 신규 항생제 `저박사(세프톨로잔+타조박탐)`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arbapenem resistant enterobacteriaceae, 이하 CRE)`의 증가는 글로벌적인 문제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이에 전문가들은 `대안 항생제`의 `빠른 급여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 때 적절한` 신규 항생제의 사용으로 최후의 항생제라고 불리우는 `카바페넴`의 사용까지 가지 않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중 저박사는 2018년 국내 질병관리본부에서 개발 및 발표한 요로감염 항생제 사용지침에서 ESBL 생성 균주에 의한 단순 급성 신우신염에 카바페넴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 중 하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안 항생제`를 확보하고자 노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MSD는 저박사를 출시하기 전부터 빠른 급여화의 필요성을 강조해왔지만, 결국 더딘 과정으로 인해 지난 5월 비급여 출시를 결정했다.
 
사노피는 `듀피젠트(두필루맙)`를 지난 27일 출시했다. 허가는 3월 30일이었지만 급여는 아직이다.
 
듀피젠트의 국내 허가 소식이 들리자마자 환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면서 적극적으로 급여를 요청해왔다. 20년만에 신약이기도 하거니와 대규모 장기간(52주)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덕이다.
 
아토피 환자라고 밝힌 청원글 글쓴이는 듀피젠트의 빠른 급여화를 요구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신약으로 누구나 완치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확률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나름대로 증상을 억제해준다는 스테로이드제는 쓰면 쓸수록 내성이 생겨 중증 환자들에겐 1등급 스테로이드조차 무용지물이고, 면역억제제를 도포하는 것도 단지 순간적으로 좋아졌다가 점차 큰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된다. 심지어 유럽의 경우 지금까지의 아토피 치료제는 부작용을 우려하여 최대 1년 이상 사용하는 걸 권장하지 않고 있다. 정말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시급성을 고려해 비급여 출시를 강행한 뒤, 다행히 급여에 성공한 치료제도 있다. 유전성혈관부종 급성발작 치료제 `피라지르(이카티반트아세테이트)`가 그렇다.
 
피라지르는 약평위에서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판단됐으나, 건강보험관리공단과 약가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그러나 샤이어는 약가협상 중임에도 피라지르의 비급여 출시를 결정했다.
 
이러한 결단은 내린 것은 현재 국내에 유전성혈관부종 급성발작 치료제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유전성혈관부종은 체내 'C1-에스테라제 억제제'의 결핍이나 기능 이상으로 손, 발, 복부 혹은 후두부의 조직들에 부종이 발생하는 유전희귀질환이다. 무엇보다 해당 환자는 급성발작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 지 예측하기 어려워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진다.
 
그동안은 `급성발작`을 예방하기 위해 남성호르몬인 '다나졸'을 사용해 왔으나, 이러한 방법은 피부나 간에 이상반응이 발생하거나 남성화 진행 등의 부작용이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유전성혈관부종 환자에서 급성발작이 발생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피라지르는 혈관 확장 작용을 억제시켜 부종을 완화하는 치료제로, 국내 유전성혈관부종 환자들이 기다리던 신약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샤이어코리아는 국내 유전성혈관부종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직시하고, 치료제 도입의 시급성을 고려했기 때문에 비급여 출시를 서둘렀다. 다행히 피라지르는 또 한번의 급여 재도전 끝에 올해 9월부터 보험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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