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많은 산부인과‥주기적 검사로 주의했다면 "과실 없다"

쌍생아 성장 불일치로 한 명 뇌성마비‥주기적 검사로 주의의무 수행한 사실인정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1-12 06:06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아무리 의사라 해도 모든 변수를 예측할 수는 없다.

특히 5분 10분 사이에도 상태가 악화될 수 있는 산부인과에서는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도저히 피하기 어려운 악 결과가 종종 발생하며, 그 경우 의사에게 책임을 지울 수 없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는 쌍생아 중 한 명인 A가 뇌성마비로 태어난 데 대해 의료과실을 주장하는 부모가 최초 B산부인과와 이후 전원 되어 출산한 C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했다.

원고인 A와 그의 부모는 임신 후 B산부인과에 내원하여 주기적으로 쌍생아의 상태를 확인했는데 이 과정에서 두 태아의 체중 차이가 점차 벌어지는 '태아 간 성장 불일치'가 나타났음에도, B산부인과 의료진이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태아 간 성장 불일치'는 태아 간 체중 차이가 25% 이상이면서 체중이 더 적은 태아가 자궁내 발육부전 상태에 있음을 의미하는데, 체중 차이가 클수록 주산기 사망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과정의 증거들에 따르면 B산부인과 의료진은 산전관리기간 중 A에 대해 주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체중 변화와 태아 심음을 지속적으로 확인했고, 그 과정에서 A와 다른 쌍생아의 체중 차이는 2011년 12월 19일 6%, 2012년 1월 5일 14%로 벌어지다가 2012년 3월 10일 21%, 2012년 3월 23일 33%로 기록됐다.

진료기록감정촉탁의에 따르면 산전태아검사가 정상이라면 태아 간 크기의 불일치만을 이유로 조기분만을 시행할 필요는 없고, 체중불일치 자체가 주산기 예후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는 아니다.

그런데 산전관리기간 동안 A에게 성장불일치와 관련한 특별한 위험 상황이나 이상 징후가 발견되었다는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고, 3월 23일까지 주기적으로 실시된 초음파 검사에서 두 태아 모두 양호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3월 23일 A의 체중이 다른 쌍생아에 비해 33%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재판부는 그전까지 A의 체중 변화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두 태아의 직경차이는 오히려 줄어드는 등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 쌍생아 간 체중차가 25%를 초과했다는 사정만으로 A에게 주기적인 도플러 검사나 즉각적인 분만조치가 필요할 정도의 성장불일치가 확인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쌍생아에 대해 A산부인과 의료진은 의사로서 해야 할 주의의무를 모두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악 결과를 의심할 상황이 없었음에도, 갑작스럽게 산모에게 상태변화가 발생해 태아에게 악 결과가 일어난 것은 의료진으로서 예방하기 어려운 불가역한 일이었다는 판단이다.

나아가 재판부는 A가 전원된 C병원 의료진이 A의 상태를 인지하고 곧바로 분만조치를 해야 했음에도 이를 지연해 악결과를 낳았다는 A 부모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C병원 의료진은 태아 간 성장불일치 및 태아발육지연 상태에 놓인 태아를 감시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필요한 초음파 검사, 제대동맥 도플러 검사 등을 모두 실시했고,  A의 태아곤란증세가 악화되자 지체 없이 응급 제왕절개술을 결정하고 개시했다"며, "취하지 말아야 할 조치를 취했다거나 취해야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 2019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관련 기사

[판례]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실명인증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조운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