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던 첩약 급여화 연구 결과 나왔지만‥의견 `분분`

한의협, "근거 토대로 시범사업 추진" vs 약사회, "부당하고 부실한 연구" 비판
결국은 한의약 분업 방식 놓고 갈등‥한약제제 분업 vs 완전 한방 분업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2-08 11:33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한의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의 근거가 될 연구 결과가 도출됐다.

한약 효용성이 높은 질환부터 우선 급여를 적용해 20첩 기준 14~17만 원 가량의 수가를 지불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결론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한의약계 시선은 제각각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6월부터 진행해 온 '첩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기반 구축 연구'(연구기관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연구책임자 임병묵 교수) 보고서를 발표했다.<관련기사: 첩약 급여 요통·소화불량·비염부터 적용..1첩당 수가 7천원대>
 
이 같은 소식에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해당 보고서를 바탕으로 첩약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시범사업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이미 한의협은 지난 2017년 11월, 전 회원 투표를 실시해 78.23%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를 범한의계 차원의 중점 추진사업으로 결정한 바 있다.

한의협은 이를 바탕으로 입법화를 추진해 2017년 12월에는 양승조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한 10인의 여·야 국회의원들이 '건강보험공단은 65세 이상의 노인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한약(첩약)에 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한의협은 "문재인 케어를 통해 생애주기별 한의의료서비스에 대한 건강보험 확대가 발표되고, 대통령 기자회견에서도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약속한 만큼 첩약 급여화 실현을 더 이상 늦출 이유가 없다"며, "작년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직접 첩약 건강보험 적용을 적극 시행할 것임을 약속한 바 있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의계는 이번 보고서에서 제시된 다양한 사안들을 철저히 분석하여 최상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시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첩약 급여화를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국민건강증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사업을 강력히 추진할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대한약사회는 해당 보고서의 발표 시점이 설 연휴 직전인 점에 대해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보고서 내용 자체도 "부당하고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약사회는 해당 보고서가 보건경제학적인 수요와 공급의 총량에 대한 합리성을 따지지 않았고, 급여의 타당성에 입각한 질환분류도 시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급여대상의 보편성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해당 용역사업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용역연구에는 불합리성과 의문이 많다. 첩약의 보험급여화에 대한 용역연구의 책임자를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맡긴 점은 마치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것과 다름없는 우화 같은 조치라 할 수 있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한약사와 한약조제자격을 갖춘 약사에 대한 역할고려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그 어떤 설득력도 갖고 있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한방첩약 급여화의 이해관계가 얽힌 두 집단이 이처럼 같은 연구 보고서를 놓고 서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결국 갈등의 원인은 한의약분업 방식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협은 최혁용 회장의 2019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드러났지만, 첩약 급여화를 위해 학약제제만의 분업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약사회는 이전부터 첩약 급여화에 앞서 완전 한방분업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처럼 한의약분업에 대한 한의사와 한약사 간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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