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잠을 잘 수 있고, 외출도 가능해요"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아토피 피부염' 환자 이야기

[연중기획 희망뉴스] '치료제를 만나 삶이 바뀐 환자들'
'듀피젠트', 환자들 만족도 높지만 비급여로 '비용적' 부담 심각‥"치료 지속성 고려돼야"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9-03-04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괴로움', '절망감'.
 
`아토피 피부염(Atopic Dermatitis)` 환자들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느끼는 감정이라고 한다.
 
'아토피 피부염'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질환이다. 하지만 단순히 '피부'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할 뿐, 이 질환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인지하는 이들은 적다.
 
그래서 오래도록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의 치료 환경은 치료제가 새롭게 나왔어도, 정책적 지원에 있어서 큰 변화가 없었다.
 
아토피 피부염은 정확히 '난치성 질환'이다. 단순히 피부에 증상을 보이는 만성질환이라고 이해하기에는 전신적 신체 질환과 정서적 상태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다 .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가려움증, 각질 등으로 인해 수면장애를 겪기도 한다. 육안으로 보이는 피부 병변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데 위축돼 있는 환자도 많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기본적인 일상을 지키지 못하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삶의 질'은 상당히 하락돼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8월, 사노피 젠자임의 중등도-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두필루맙)`가 출시됐다.
 
등장하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이 치료제는 20년만에 등장한 아토피 신약이다. 최초의 표적 생물학적제제인 듀피젠트는 염증을 유발하는 근원 물질인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13(IL-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그동안 국소 치료제 혹은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 등으로만 치료를 받아야했던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사실상 '만족감'을 얻기란 힘들었다.
 
이에 따라 오랜만에 등장한 신약에 대해 환자들의 기대는 날로 높아졌다. '완치'가 불가능하다면 '호전'이라도 되길 바란다는 마음이 앞섰다.
 
◆ "나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입니다"‥J의 이야기
 
어릴 때부터 앓던 '아토피 피부염'은 성인이 돼 결혼을 한 지금까지도 J를 괴롭히고 있다.
 
본래 J에게 아토피 피부염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직장생활을 할 때에도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도 10월 결혼 후 지어진지 몇년이 되지 않은 새집에 입주하자, 2015년 3월부터 손등에 조금씩 증상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증상은 점점 심해져 2015년 8월에는 전신이 붉고, 열감이 심해졌다. 얼음팩이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자 결국 대학병원에 입원까지 해야했다고.
 
J는 그동안 아토피 피부염에 가능한 기본 치료를 모두 시도했다. 그렇지만 국소 치료제 혹은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 등은 J에게 무용지물이었다.
 
체질을 개선해볼까도 싶어 한약을 먹었지만 잠시 차도가 있는 듯 하더니 다시 심해져 2016년 3월 다시 또다른 대학병원을 찾았고, 면역억제제인 사이폴-엔, MTX(methotrexate), 프로토픽 연고 등을 처방 받았다.
 
하지만 이조차 J를 더 괴롭게 할 뿐이었다.
 
J는 "사이폴을 복용하면 대상포진이 발생해 계속 복용할수 없었고, 스테로이드 사용했을 때는 급격한 체중변화가 있었다"고 호소했다.
 
 ▲ J의 이야기를 각색한 메신저 내용
 
치료 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역시나 외적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이었다.
 
J는 "아토피 피부염을 앓으면서 가장 힘든 점은 외적으로 보이는 피부의 상태였다. 활발하고 사교적이던 성격이 내성적으로 변했고, 가능하면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게 될 정도로 많이 위축돼 있었다"고 말했다.
 
호전하는가 싶으면 아토피 피부염은 다시금 악화됐다. J는 `가려움증`으로 인해 결국 불면증이 심해져 수면제를 먹어야 겨우 잠이 들수 있었고,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열심히 일하던 직장에 휴직계를 냈다.
 
실제로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성인 중 약 2~10%가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으며, 그 중 2~8% 정도는 중증 환자다.
 
아토피 피부염은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닌 지속적인 기저 염증으로 인한 만성질환으로, 극심한 가려움증, 발진, 건조증, 발적, 부스럼, 진물 등을 동반한다.
 
중등도-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약 72%는 천식,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결막염, 음식 알레르기, 만성 비염 등 동반 질환을 겪는다.
 
J 역시 "여러 다양한 치료 방법을 시도했지만, 뚜렷한 호전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법이 없다는 절망감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한 적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 '듀피젠트'가 준 큰 변화‥"나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J는 2018년 10월,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를 찾아갔다. '듀피젠트'가 한국에도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과 상의 끝에 치료를 받아보겠다는 결심이 선 덕이다.
 
안 교수를 찾아온 J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안 교수는 "J 환자는 가려움증이 심하고, 이에 따른 피부의 변화도 홍반, 각질 , 갈라짐, 두꺼워짐, 진물, 출혈 등의 중증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보였다. 이전 치료로는 현재 할 수 있는 국소치료제와 전신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등 모든 치료를 시행했으나, 점점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J는 2018년 10월 24일부터 듀피젠트를 주사했다.
 
듀피젠트의 권장 용량은 성인에서 첫 회 600 mg(300 mg을 다른 투여부위로 연속 2회) 투여하고, 이후 2주 간격으로 300mg을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변화는 J가 가장 먼저 눈치챘다.
 
J는 "듀피젠트 사용 후 홍조가 줄어들고, 피부 안색이 돌아왔다. 피부가 부드러워졌으며, 각질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증상이 점점 개선되면서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고, 일상 생활에서도 자신감을 찾게 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다시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듀피젠트 투여 후 J의 변화> 

안 교수는 "듀피젠트 투여 후 J는 2주 후 가려움증의 감소를 보이고, 심한 각질과 함께 피부가 많이 부드러워진 효과를 보였다. 치료횟수가 증가할수록 환자의 가려움증 및 주관적인 증상도 향상됐으며, 몸의 태선화와 각질 등은 치료 16주에 좋은 성과를 보였다. 현재 듀피젠트를 총 9회(10vial) 투여 받은 상태로, 얼굴에 존재하는 홍반이 환자가 호소하는 주 증상이며, 이 역시 느리지만 호전되고 있는 양상이다"고 말했다.
 
기존의 제한적으로 사용됐던 전신 면역억제제는 이상반응 때문에 장기 사용이 어려웠던 반면, 듀피젠트는 대규모 장기간(52주) 임상시험을 통해 내약성 및 안전성 프로파일과 효과를 입증 받았다는 점 또한 기존 치료제와의 차별점을 갖는다.
 
듀피젠트는 중등도-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약 2,800여명이 참여한 대규모 임상시험 프로그램인 LIBERTY AD를 통해 효과를 확인했다.
 
LIBERTY AD에 포함된 SOLO1, SOLO2, CHRONOS, SOLO-CONTINUE와 CAFÉ 연구결과, 듀피젠트를 단독 또는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와 병용 투여 할 경우 피부 병변,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듀피젠트 투여 후 J의 개선 모습
J는 듀피젠트를 사용한 뒤, 회사에도 복귀하게 됐다.
 
J는 "증상이 점점 호전될수록 주변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었고, 자신감도 생기게 됐다. 듀피젠트로 치료 후에는 결근없이 직장 생활을 할 수 있게 됐고, 이전까지 참여하지 못했던 모임, 약속도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사회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 효과를 보고 있지만, 주저하게 되는 점‥'비용'
 

사실 J는 듀피젠트를 투여하기 전에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이 치료를 통해 효과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만,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현실적인 문제가 J를 옥죄었다. 
 
듀피젠트는 현재 급여 대상이 아니다. 병원마다 치료제 가격은 다르지만, 1회 투여 시 100만원 선. 2주 간격으로 1회씩 투여한다면 그 비용은 상당해진다.
 
이미 듀피젠트를 사용한 뒤 효과를 보고 있는 환자들은 인터넷에 후기를 올리고 있는데, 이들 모두 효과가 좋은 것을 넘어 행복감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비용 문제때문에 다시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거나, 치료제값이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가 항상 뒤따라왔다.
 
J는 "듀피젠트 치료를 결정할 때 제일 고민되고 부담되는 부분이 비용이었고, 지금은 월급의 대부분을 치료 비용에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까지 치료받을 수 있을지 걱정과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J는 자신 외에도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많이 봐왔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만이 아니라, 더 많은, 평생을 치료해야하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신약의 급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안 교수도 임상 현장에서 안타까운 환자들의 사례를 계속해서 보고있는 사람 중 하나다.
 
안 교수는 "J는 스테로이드, 타크로리무스, 면역억제제 등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을 모두 시도해본 뒤 듀피젠트를 최후의 방법으로 처방한 사례였다. 유병기간이 길었던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을 진료 하다 보면 이렇게 기존 치료제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 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부재해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이 중 대다수는 안전성과 내약성이 확인된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음에도 높은 치료 비용 때문에 치료를 포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제가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처방 받지 못하는 상황은, 병변으로 인한 상처만큼이나 환자들에게 상당히 큰 정신적 고통을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안 교수는 중증도가 심각해 더 이상 유효한 치료 옵션이 없는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라도 치료제 접근성을 향상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환자들의 급격한 삶의 질 저하다.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가려움증으로 인한 수면장애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이 종종 동반돼 있다. 암 환자만큼이나 삶의 질이 낮은 것이 중증 건선 환자인데, 이런 중증 건선 환자보다도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삶의 질은 더욱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환자들의 경우, 제대로 된 치료 진행 후 병변과 가려움증 등 주요 증상에서 호전이 나타나면 삶의 질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된다"고 조언했다.
 
기자는 조심스럽지만 J에게 꿈을 물었다. 그러자 "듀피젠트가 급여가 된다면 당장의 꿈은 이룬 것"이라는 그.
 
J는 "듀피젠트 사용 이후 삶의 질적으로 변화가 크다. 듀피젠트 이전에는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것 같았고, 무엇을 도전한다는 것 자체를 꿈 꿀수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운동, 여행 등 소소한 계획을 실천할수 있게 돼, 지금 이 상황이 꿈만 같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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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진
    딱 우리집 얘기 같네요. 결혼하고 1년후 남편의 아토피가 심해졌고 스테부작용으로 심방세동으로 엄청 고생도 했어요. 스테 끊고 엄청 미친듯 고생중이구요. 완치약이 나왔음 좋겠고 아토피도 중증 분류해줘서 치료 받았으 좋겠어요 ㅠㅜㅜ
    2019-03-0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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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선영
    언능 의료보험이 되어서 많은 아토피인들이 가려움증에서 해방되길 바랍니다
    2019-03-08 23:13
    답글  |  수정  |  삭제
  • 우지연
    아토피는 본인 한사람의 문제가 아니고
    2019-03-0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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