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선욱 간호사 산재 인정
병원 구조적 문제로 인한 '태움'‥"정부·병원 책임져라"

업무상질병판정서 통해 간호사 교육의 구조적 문제 및 과중한 업무 지적
유족·간호사·시민단체, 서울아산병원 사과 및 정부 재발방지책 촉구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3-11 06: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병원 근무 1년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박선욱 간호사가 국가로부터 업무상 재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에 그간 서울아산병원과 정부를 향해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에 대한 책임과 제2, 제3의 박선욱이 나오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해왔던 유가족과 간호사 등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16일 청계천 광장 추모집회
 
지난 8일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故 박선욱 간호사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타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최종 판정 결과를 공개했다.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업무상질병판정서를 통해 "위중한 생명을 다루는 중환자실의 특성상 간호사의 실수는 생명과 직관되어 있어 항상 정신적 긴장을 유지하여야 하는데, 고인은 짧은 교육기간과 충분하지 않은 교육내용으로 업무가 미숙한 상태에서 중환자 간호업무를 맡게 되었다"고 고인의 사망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로 고인은 2017년 9월 1일 서울아산병원에 신규 간호사로 입사하여 약 2개월만인 2017년 11월 17일부터 중환자간호팀에 배정되어 환자 3명을 담당했고,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고인이 사망하기 전 12주간 5차례의 업무상 실수가 발생해 ‘환자안전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인은 잦은 실수와 피드백으로 인해 불안한 상태에서 더 잘하려고 노력하다가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가중되어 몸무게가 10kg 이상 빠지면서 말수가 저어지고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했다. 그리고 사망 전 발생한 담즙배액관 훼손 사고로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되고, 압박감에 시달려 우울감이 증가해 자살로 이어졌다.

위원회는 "중환자실에서의 교육과정과 긴박한 업무수행이 고인에게 상당한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지고", "특히 간호사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로 직장 내에서의 적절한 교육체계 개편이나 지원 등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자기 학습과정에서 일상적인 업무내용을 초과하는 과중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인정해 고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 1년간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 온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태움의 근본적인 원인인 신규간호사 교육체계의 문제, 과중한 업무의 문제가 인정된 것"이라며, "인력부족으로 간호사에게 제 시간에 다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의 양이 부과되는 것,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아 신규간호사에게 극심한 압박감을 주는 것 등이 병원에 의한 구조적인 태움"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근로복지공단이 병원 내 간호사 업무의 구조적 문제들을 인정하고, 그로 인해 병원 간호사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태움'을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많은 호사들이 SNS에 '#나는 너였다' 해시태그를 통해 故 박선욱 간호사가 병원에서 겪은 부족한 신규 간호사 교육, 과도한 업무 부담과 심리적 압박, 이런 환경이 조성하는 조직 내 '태움' 문제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미투(Me too) 운동'을 실시며 공감을 표하며 각종 집회와 국민청원에 참여했다.
 
 
그리고 故 박선욱 간호사가 자신이 될 수도 있다며, 병원이 간호사를 연료로 태워서 돈벌이하는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과 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공대위는 "서울아산병원은 고인의 사망을 개인적인 문제로 몰아가며 책임을 회피하여, 유족의 마음에 비수를 꽂고 많은 간호사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하며, "죽어도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서울아산병원은 말하고 싶었겠지만, 간호사들과 시민들의 힘으로 그런 현실을 바꾸는 희망을 만들어낸 것이다"라며, 서울아산병원을 향해 공개적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포함한 모든 사회적 책임을 지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월 16일 故 박선욱·故서지윤 간호사 추모 집회에 참석한 故박선욱 간호사의 이모 역시 더 이상 제2의 박선욱이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근본적인 인력부족문제, 신입간호사의 충분한 교육시스템과 적절한 휴식이 보장된 노동시간, 간호사 1인이 맡아야 하는 적절한 환자 수 이런 것들이 지켜진다면 업무스트레스나 태움이란 악습은 자연스레 줄어드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한 "개선된 환경에서 선욱이의 선배, 동료, 후배들이 근무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찾아오길 바란다. 더 이상 간호사를 죽이지 마라"고 외치기도 했다.
 
공대위에 참여한 한 간호사는 "이 자살사건을 산재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문제의 해결이 시작된다"며, "이번 산재 인정을 통해 그간 간호계가 주장해 온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 문제의 심각성을 국가가 인지하고 간호사를 연료로 태워가며 이윤을 추구하는 병원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故 박선욱 간호사 사건 이후 마련된 정부의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대책'에도 올해 초 서울시의료원 故 서지윤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 산재 인정을 계기로 우리나라 정부와 병원이 책임감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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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경진
    서울 아산병원 간호사의 죽음이 병원 구조적 문제임이 맞다고 인정되어 다행이다.

    같은병원 간호사가족으로서 옆에서 지켜보는건 참으로 하루하루가 아슬아슬하다

    하루 12시간씩 뛰어다니며 일해도 식사는커녕 물한모금도 못마신다면 믿어지는가

    통합간호서비스는 이런상황을 더욱 키운결과이다.

    하루속히 개선하지 않으면 또다시 이런일은 언제든 일어날수 있다
    2019-03-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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