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故 박선욱 간호사 사건‥"죽음의 고리 끊어내야"

서울아산병원에 특별근로감독 및 처벌 요구‥故 서지윤 간호사 사건 진상조사 촉구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3-16 06:03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故박선욱 간호사의 자살이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하지만 고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한 간호사 단체와 시민 단체의 투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고인의 업무상재해판정 심의 과정에서 밝혀진 서울아산병원의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에 대한 병원의 책임 문제와 해당 사건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발생한 간호사의 자살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근 근로복지공단이 故박선욱 간호사의 산업재해를 인정하면서, 서울아산병원이 신규 간호사인 고인에게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지 않았고, 중환자실 간호사로서 과중한 업무를 맡겼다는 점이 인정됐다.

그동안 고인의 산재인정과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 온 故박선욱 간호사 공동대책위원회(이하 故박선욱 간호사 공대위)는 산업재해 인정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그간 끊임없이 요구했던 아산병원의 사과와 고용노동부의 특별 근로감독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故박선욱 간호사 공대위는 고용노동부 동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을 통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故박선욱 간호사 공대위는 산재 심의 과정에서 서울아산병원이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서울아산병원이 아직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하지 않고 있고 병원 현장의 변화 역시 미미한 현실을 지적했다.

실제로 고인을 비롯한 서울아산병원 신규간호사들은 조기출근과 연장노동을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고, 고인의 경우 입사 후 통상적으로 3~4시간을 초과근무 하였으며, 이로 인해 수면시간이 3시간 정도에 불과해 체중이 13kg이나 급격히 감소하기도 했다.

특히 고인이 사망한 2월에는 출근한 8일간의 초과근무시간이 무려 45시간 이상이었으나 서울아산병원 간호사들은 이러한 초과근무에 대하여 수간호사가 예외적으로 허락하지 않는 한 수당을 인정받지 못했다.

故박선욱 간호사 공대위는 "이는 서울아산병원이 장시간 노동과 시간외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임금체불이 만연해있으며, 신규간호사 교육에 대한 관리나 산업재해를 막기 위한 안전·보건 상의 조치가 부재했음을 나타내는 증거다"라고 주장했다.

사실 故박선욱 간호사 공대위는 지난해 7월 10일 이미 한 차례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 후 1년이 지났지만 서울동부고용노동지청은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공대위는 "故 박선욱 간호사가 겪었던 문제들은 여전히 서울아산병원의 신규간호사들이 그리고 한국사회의 수많은 간호사들이 겪고 있는 공통의 문제이며 서울아산병원 스스로도 해결할 의지가 없는 문제이다.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 및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공대위는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책임감을 하에 산재 인정에서 만족하지 않고, 간호사 근무 환경에 의미 있는 개선을 만들어 내겠다는 다짐이다.

실제로 故박선욱 간호사 사건 발생 약 1년 만에 서울의료원에서 또다시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해당 사건 이후 정부의 재발방지 차원의 노력이 현장에서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되기도 했다.

게다가 故박선욱 간호사 사건과 마찬가지로 서울시와 병원 측이 진상 규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간호사 단체와 시민단체가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하여 해당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서울의료원 故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서울시 산하 진상조사위원회(이하 故서지윤 진상조사위)는 출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일련의 간호사 자살 사건에도 변화하지 않는 병원과 정부를 규탄했다.

앞서 故 박선욱 간호사 공대위에서 활동했던 행동하는 간호사회 최원영 간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1년 전 故 박지윤 간호사 사건 이후 대책을 마련했더라면, 서지윤 간호사는 살아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진상조사위원회가 이 자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고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는다면,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해결책을 마련한다면, 우리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는 것을 조금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간호사 자살 사건 이후 국회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등을 발의하며, 간호계의 태움 문제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정부 역시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대책'을 발표하고, 45년 만에 처음으로 복지부 내에 간호전담 부서인 간호정책 TF 등을 마련하는 등 의지를 보였지만, 오랫동안 고착화된 병원 조직 문화는 쉽사리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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