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과로사 논의 이전, 유의미한 통계자료부터"

의협 김연희 법제자문위원, "생명 다루는 직업 특성상 격무 시달려…과로사와 밀접"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3-22 06:03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올해 설연휴기간 故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과 길병원 전공의 사망사건이 알려지면서 의료계가 충격에 빠졌다.
 
김연희 320.jpg
특히 이들의 죽음의 원인이 과로사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의사들의 높은 노동 강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향후 제2의 故윤한덕 센터장 사건을 막기 위해 먼저 의사 과로사에 대한 객관적인 통계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 김연희 법제자문위원<사진>은 지난 21일 용산 임시회관에서 열린 '의사 과로사 해결을 위한 적절한 방안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김 법제자문위원은 "의사의 과로사를 특정할 수 있는 통계자료가 있어야 한다"며 "단지 다른 직업에 비해 근로시간이 길다고 해 곧바로 과로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만약 통계자료가 있어 다른 직업군에 비해 과로사가 많다고 증명이 되면 사회적 합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의사는 전문가로서 그 노동의 강도가 높고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해야 하며,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윤리수준도 높으므로 타 직업군에 비해 스트레스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한국표준직업분류상 의사는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 중 의료진료 전문가(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수의사)에 해당하고,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직업분류 2018 개정판에 의하면 의사는 대분류(보건·의료직), 중분류(보건·의료직), 소분류(의사, 한의사 및 치과의사)에 해당된다.

즉 의사의 과로사만을 별도로 조사한 통계자료는 아직 없다고 할 수 있는 것.

또한 통계청이 발표한 '과로 및 스트레스에 의한 질환 사망자 현황에 의사 직업군에 관한 별도의 조사 자료 없으며, 산업중분류별 기준 중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 종사자 중 사망자 인원은 없었다.

김 자문위원은 "의사 직업군에 따른 과로사 현황이 없어서 객관적인 파악이 어렵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조사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의사에 대한 스트레스에 관한 조사가 진행된 바는 있는데 과로사와의 상관관계는 연계점은 아직 부족하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의 '2016 전국의사조사'에 따르면 스트레스 인지율은 국민이 54.7%인 반면에 의사가 96.5%으로 나타났다.

또한 진료의사의 주당 근무시간은 평균 50시간 (전공의 : 66.9시간, 상급종합병원 의사 : 56.7시간)이고, 연간 근무시간은 평균 2415.7시간에 달하며 평균 근무 일수는 300.8일로 조사됐다.

김 자문위원은 "우리나라 의사의 연간 평균 진료량이 OECD국가 중 가장 많다는 것을 이 조사로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의사의 과로사까지 연결되었는지 입증할 통계자료는 없는 상황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의사는 기본적으로 인체를 대하는 업무이며,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을 함께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응급성과 가변성 때문에 사실상의 휴식 없이 24시간 대기상태이기에 그 어느 직군보다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 격무에 시달리는 의사들…과로사 문제와 밀접

의사들은 법적 근로시간에 따른 직무 수행과 별도로, 응급환자 및 환자의 질병 특성에 따라 의사들의 쉼없는 진료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의협 정성균 총무이사는 "대다수 병원 의사들은 저비용, 저부담, 저수가 등에 따른 저비용, 고효율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규정된 근로시간이 아닌, 사실상의 휴식 시간 없이 24시간 대기에 주 7일 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으로, 극히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분한 휴식 없이 의사가 환자의 상태에 따른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좋은 진료환경에서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의사와 환자 간의 올바른 라포 형성에도 꼭 필요한 조건이다"고 조언했다.

의사들이 격무에 시달리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의사 수를 늘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의료계는 단순한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의료인이 활용되어야 하며 적정 근무시간에 대한 종합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김병관 미래정책부위원장은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료수급 불균형 해결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견이 있어 합치된 의견을 마련하기 힘들다. 하지만 의사의 근로 시간은 국민의 건강한 삶으로 이어지기 위한 단계이기에 적정 근무시간에 대해 효과적인 담론이 제기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2019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학회ㆍ학술]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실명인증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박민욱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