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기록관리 넘어‥ 무게 커진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창간기획: 보건의약계 '숨은 영웅들' 만나다]② 이영애 분당서울대병원 의무기록파트장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다리' 역할‥4차 산업혁명시대 '정보' 중요성 부각으로 역할 확대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3-28 06:06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환자들은 병원에서 의료진을 만나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퇴원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게 환자와 의료진 사이 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보건의료정보관리사(구 의무기록사)다.

무수한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입원하는 거대한 병원에서 이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 진행되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이들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다.

아무리 의사에게 적절한 진료를 받아도, 올바른 진료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면 제대로 된 처방을 받을 수 없고, 가지고 있는 보험혜택 조차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함께 정보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아직 국민들에게는 생소한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세계를 알아보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 이영애 의료정보팀 의무기록파트장(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 홍보이사)<사진>을 직접 만나봤다.
 

의무기록사에서 '보건의료정보관리사'로‥역할 확대 나선다
 
보건의료정보관리사(Health Information Manager, HIM)
의료기관에서 보건의료정보의 분석, 보건의료정보의 전사(轉寫), 암 등록, 진료통계 관리, 질병·사인·의료행위의 분류와 그 밖에 의료기관에서의 의료 및 보건지도 등에 관한 기록 및 정보의 분류 · 확인 · 유지 · 관리에 관한 업무를 수행한다.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별표1 )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업무범위
의료기관에서의 의료 및 보건지도 등에 관한 기록 및 정보의 분류·확인·유지·관리에 관한 다음의 구분에 따른 업무
 
1) 보건의료정보의 분석
2) 보건의료정보의 전사(轉寫)
3) 암 등록
4) 진료통계 관리
5) 질병·사인·의료행위의 분류
 
그 밖에 의료기관에서의 의료 및 보건지도 등에 관한 기록 및 정보의 분류 · 확인 · 유지 · 관리에 관한 업무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별표1)

Q. 아직까지 국민에게는 '보건의료정보관리사'라는 이름이 생소하다.

이영애 파트장 =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의무기록사(Medical Record Administrator)'라는 이름이 '보건의료정보관리사(Health Information Manager)'로 개정됐다.

시대 변화와 함께 포커스가 바뀌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함께 정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시대적 흐름에 걸맞게 의무기록뿐 아니라 병원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보건의료정보의 분류·확인·유지·관리를 주된 업무로 하도록 면허 고유 영역을 확장했다.

Q.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영애 파트장 = 크게 3가지, 정보관리/표준관리/보호관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첫째, 보건의료정보 관리자로서 양질의 보건의료정보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생성, 저장, 활용되도록 관리함으로써 국가와 기관의 보건의료데이터 구현의 역할을 한다.
 
둘째, 보건의료정보 표준 전문가로서 보건의료정보의 컨텐츠와 기술의 국제 표준을 준수하고, 나아가 이를 더 개발하여 발전시킴으로써 국가 보건의료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정보교류 및 효율적 활용을 가능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보건의료정보보호 관리자로서 안전한 정보 보호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관리하고 있다.

과거의 의무기록사가 단순 의무기록의 관리에 국한된 것이라면, 보건의료정보관리사는 의무기록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정보 데이터 전체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관리 역할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Q. 병원에서 하는 구체적인 업무는 무엇인가?

이영애 파트장 = 기존 종이 의무기록 시절 의무기록사의 업무였던 의료정보의 완전성 관리업무는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의무기록(EMR)으로 변화되면서 전자서식 생성 관리업무와 진단수술 용어 마스터 업무가 확대되고 있으며, 데이터 가공 추출 통계 업무가 고도화되고 있다.
 
공공기관 및 여러 정부기관이랑 연계된 암등록업무, 소비자위해정보업무, 여러 평가업무들도 진행하고 있으며, 병원이 환자중심의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전자동의서, 전자설문지, 설명처방(애니메이션 처방 동영상) 관리와 같은 새로운 업무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자의무기록으로 발전함에 따라 서명 관리를 위해 공인인증서 관리 업무가 추가되고, 사회적인 이슈가 생기면서 의무기록에 대한 보안, 열람 관리 업무가 강화되고 있다.

Q.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다.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업무가 병원에서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이영애 파트장 = 사보험의 증가로 환자들이 의무기록 사본 제증명, 입원 및 진료기록을 필요로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또 최근 병원에서 다양한 사건·사고가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법적 문제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의무기록이다. 병원에 따로 법무 파트가 있는데, 이런 법무 과정에서 환자에 대한 정확한 의무기록과 동의서 등의 관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정부 차원에서도 환자안전과 환자의 권리 및 자기결정권을 중요시하면서, 설명의무 강화는 물론 각종 동의서도 늘어나고 있다. 법과 제도로 정해 놓은 의무이기 때문에 이를 따로 준비하고 관리하는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병원에서는 매일 같이 다양한 환자의 민감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 같은 정보에서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다듬고 관리하는 이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것이 바탕이 되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진정한 '혁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의무기록파트 전경
 
◆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병원에서 꼭 필요한 역할이라는 자부심

Q. 개인적으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영애 파트장 = 나 역시 대학에서 전공을 공부하기 전까지 보건의료정보관리사라는 직종이 있는 지도 몰랐다. 대학에서 전공 공부를 하면서 흔히 알고 있는 의사, 간호사, 원무팀에서 근무하는 사무직원 외, 병원에 존재하는 다양한 직군에 대해 알게 되었고, 환자를 직접 대면하지는 않지만 병원의 모든 의료정보데이터를 관리하는 직업이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또 멋져보여서 진로를 정하게 되었다.

늘 변화하는 보건정책을 병원에 적용하고 홍보하며 선도하는 관리역할을 할 수 있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보건의료정보 활용을 통해 보건의료서비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Q.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이영애 파트장 = 보건의료정보관리사로서 진료과 및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그들이 원하는 서식이라든가 용어, 전자동의서, 설명 처방 등 많은 부분에 있어서 의사와 환자의 다리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병원은 거대한 톱니바퀴와 같다. 톱니바퀴를 이루는 다양한 바퀴들 중 하나라도 없거나 부실하다면, 톱니바퀴는 돌아가지 않는다. 이에 보건의료정보관리사로서 역할의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지난 2007년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준비하면서 집에도 잘 들어가지 못하고 밤을 새워 일한 뒤 결과가 좋아 부원장님께서 특별히 저희 팀만 포상금을 수여해주시고 평일에 포상휴가도 보내주셔서 직원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그 때 참 병원에 도움이 되고 있구나하는 보람을 많이 느꼈다.

Q. 일 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도 있을 것 같다.

이영애 파트장 = 우리의 업무는 의료법이나 의료기관 평가인증원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라 병원에 규정과 지침을 정하여 수행된다. 법에서 정하고 있는 세세한 규정과 지침이 일부 의료진들에게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법이나 인증원에서 제시한 기준이 병원의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우리는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조율하여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 법이나 평가기준원에서는 의료현장에 정말 적합한지 타당한지를 충분히 고려하여 정책수립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의무기록실 직원들과 단체 사진
 
◆ 4차 산업혁명은 기회‥보건의료계 변화 선두에 서겠다

Q. 보건의료정보관리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이영애 파트장 =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미션은 '신뢰할 수 있는 보건의료정보관리를 통해 국민건강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역시 윤리강령을 통해 그 역할의 무게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정보관리사는 양질의 정보를 생성하는 업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윤리(도덕성) 준수 및 안전한 이용 관리, 정보에 가치를 부여한 활용에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또 최근 전산화로 인해 의무기록을 단순히 정리하고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발전이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회이다. 다양하고 방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새로운 의미를 찾고, 연구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중요해 질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이영애 파트장 = 의무기록사가 보건의료정보관리사로 변경되고 나서 어깨가 더 무겁다. 특히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회장을 비롯하여 집행진 분들은 그 무게가 더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홍보 이사를 맡았지만 아직 부족함이 많다. 앞으로는 단순 의무기록의 관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보건의료정보관리를 책임져야한다는 생각으로 역할을 다해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나에게 주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정신을 가지고 항상 배우는 자세로 전문성을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공부하는 열정적인 삶.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도 있듯이 사람은 늘 제자리에 머물러 있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여행을 더 많이 다녀야겠다는 생각도 한다.(웃음)

Q. 마지막으로, 보건의료관리사에 대해 잘 모르는 대중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영애 파트장 = 세상은 4차산업의 등장과 함께 변하고 있다. 사라져갈 직업 리스트도 나오고 있다. 이제 단순 의무기록관리만 하던 의무기록사는 사라져간다고 볼 수 있다.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추어 보건의료정보관리사가 새롭게 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다. 인구의 고령화시대에 접어들고 이제는 사후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예방의학이 중요시되고 있는 시대다. 이에 보건의료정보관리사는 PHR(개인건강정보) 관리를 위해 본인이 몸 담고 있는 병원을 위해 어떤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국가의 보건정책을 위해 제안할 수 있는 보건의료정보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늘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의료계의 변화 선두주자인 보건의료정보관리사가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다양한 분야와 빅데이터 부분에서 앞장서서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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