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 응급실 문제 실질적 변화하려면? '병원장 행동 변화'

학회·전문가 "중앙응급의료센터 기능·역할 강화하는 법 개정 부족..상급종병지정에 포함"
복지부 협의체 내용 반영한 법 개정 필요성 강조.."응급의료 특성 반영해 강도 높은 개선과 재정 지원"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19-04-03 12:18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전국에 400여개가 넘는 응급의료센터가 있으나, 여전히 응급환자들은 치료를 받기 위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때때로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중앙응급의료센터 기능 및 역할을 강화하고 질환별 전문 응급센터를 마련하는 내용의 법안이 나왔으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의 응급의료체계 리폼 개정안에 대한 입법공청회에서 관련 전문가들은 "실질적 행동 변화를 위해서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응급의료 내용을 포함하고, 119 이송 문제 개선, 질환별·지역별 특성 을 고려한 모델링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 36개소, 지역응급의료센터 116개소, 지역응급의료기관 250개소로 총 402개소의 응급의료기관이 지정돼 있으나, 경증환자가 상위 응급의료기관을 과다하게 이용해 과밀화가 유발되고 있다.
 
또한 119와 응급의료기관 간 연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중증응급환자가 최종치료를 받기까지 다수의 병원을 전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119구급대가 중증외상환자를 비중증으로 분류한 사례가 77%나 되고, 중증외상환자를 권역외상·권역응급·지역응급센터 외의 병원으로 이송한 사례도 60%에 달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마저도 전문의가 없거나 중환자실이 부족하여 환자를 거부하거나 재전원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기능 강화하고 하는 질환 특성 고려하는 개정안 발의 준비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사진>은 중앙응급의료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고, 응급실 당직표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 가능하도록 하며, 119와 응급의료기관의 연계를 모색하도록 하기 위해 응급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한 것.
 
개정안에는 중앙응급의료위원회가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은 물론, 지역응급의료에 대한 성과 평가 및 조정을 시행하도록 했고, 시도응급의료위원회는 신속한 이송과 응급처치에 대해 평가하고, 이송지침의 작성과 사업에 대해 평가하도록 했다.
 
또한 응급의료기금의 집행 업무를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담당하도록 했으며, 국립중앙의료원에 중앙응급의료센터 설치를 법에 명문화하고 응급의료기금 관련 집행 기능을 명시했다.
 
특히 주요 응급질환인 심혈관, 뇌혈관, 정신질환 등에 대한 응급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심혈관, 뇌혈관, 정신질환 '전문응급의료센터'를 추가하도록 하도록 했으며, 28개 중증질환에 대한 당직전문의를 지정하고 심뇌혈관치료가 가능한 지역응급센터의 당직전문의 기준을 별도로 설정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응급실 내원환자에 대한 평가와 응급진료제공의 의무를 명시하고, 중증도 평가 결과에 따른 이송 의무도 신설됐다.
 
병원장 관심 이끌 '상급종병 지정' 추가..노인 과밀화 해소는하는 별도 기관 마련 제안
 

이에 대해 서울의대 김윤 교수는 "토론회 전 관련 학회들을 만나 의견을 정리한 결과, 병원 경영자 측이 응급센터 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상급종병 지정 기준에 응급의료 관련한 내용을 추가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즉 응급실의 변화를 위해서 병원장의 행동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노인전문응급의료기관을 별도로 설립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돼야 한다"면서 "요양병원에서 전원된 노인환자들로 인해 생사를 넘나드는 응급환자들이 정작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공간을 분리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구급대원의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질향상 활동에 대한 근거가 마련돼야 하며, 지역적 수요 등을 고려해 지역외상센터를 지정하고 권역센터의 외상환자 진료기능에 대한 검토도 이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한응급의학회 홍은석 이사장도 "어느 한 두 병원에서 발생한 문제는 전체 병원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하려면 시행 규칙만 일부 바꿔서는 안 된다. 병원 인증평가 등에 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 이사장은 "응급의료 중장기 발전, 정부의 응급의료개선 협의체 등에서 개정안에 대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이 같은 협의체 활동이 법안에 반영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응급의학회 윤준성 보험정책이사(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는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고 있으나, "법안 개정 전 119의 부적절한 이송과 재전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질환별 특성과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응급의료체계 모델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윤태호 공공보건정책관은 "적정 이송, 지역적 불균형 해소, 응급실 내 당직체계 개선, 중앙응급의료센터 기능 강화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응급의료개선협의회에서 논의되는 내용이 법안에 포함, 통과돼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이 신뢰하는 응급실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의료분야보다 강도높게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나가는 데 복지부도 노력할 것"이라며 "법 개정과 함께 응급의료의 공공성 특성을 반영해 공적재원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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