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환자 사후 관리 강화 법 통과‥"진짜 환자 위한 법"

퇴원 후 방치되는 정신과 환자, 범죄자·노숙자로 전락‥"지역사회 관리 강화해야"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4-09 06: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진료 중 사망한 정신건강의학과 故 임세원 교수 사건이 시발점이 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신과 환자의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이 환자의 인권과 배치되는 법이라는 일부 반발에도, 국회와 복지부가 정신 의료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의료계는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5일 보건복지부 소관 21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기에는 故 임세원법으로도 불린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도 포함됐다.

故 임세원 교수 사건이 정신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오랫동안 방치되어온 정신과 환자에 의해 발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단 정신 의료기관을 벗어난 정신과 환자는 보호 의무자가 방치할 경우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사실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정신과의 특성상 환자 스스로 치료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고, 가족 등 보호의무자의 제어를 벗어난 경우가 많아 치료 시기를 놓쳐 자·타해 위험이 높아질 때까지 병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을 통해 알려진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법에는 정신건강증진시설의 장이 퇴원환자에 대한 각종 정보를 안내하고 자료를 비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정신 의료기관에 입원한 환자 중 자·타해 위험이 있음에도 치료를 중단한 채 퇴원한 환자에 대해 정신의료기관 장이 본인 또는 보호의무자의 동의를 받아 그 퇴원 사실을 관할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장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환자의 인권 침해 우려와 함께 본인 또는 보호의무자가 퇴원 사실을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장에게 알리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정신의료기관등의 장이 이를 관할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장 등에게 통보할 수 없도록 했다.

나아가 정신의료기관의 장 또는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장이 환자를 발견할 경우 시군구청장에게 외래치료의 지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시군구청장은 필요한 경우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 및 심사를 거쳐 외래치료지원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해 기존의 외래치료명령 제도를 강화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당 법 개정안에 대해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환자의 퇴원 사실을 동의없이 공유하는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으며, 이는 국제적 기준과 국내법 기준에서도 인정하기 어려운 '정신질환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정신과 의료계는 환자의 시의 적절한 치료와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정신건강복지법의 필요성을 누차 강조해왔다.

모 정신의료기관 관계자는 "정신과 환자의 경우 아무리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아 증세가 호전됐다 하더라도, 통제가 사라진 지역 사회로 돌아간 이후의 적응증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따라서 입원치료를 받던 환자가 퇴원한 뒤의 사례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퇴원 후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투약 등의 재가서비스나 정신건강센터로의 연계를 통해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진정한 병의 치료가 완료되는 것"이라며,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그간 제때 치료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 고통받았던 정신과 환자들을 구원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간 정신건강복지법은 '탈원화'에 초점이 맞춰져 입원치료를 받던 정신과 환자는 정신건강심의위원회의 퇴원명령을 받으면 '즉시 퇴원', '지체없이 퇴원' 등이 적용되어 퇴원 즉시 진료진과의 연결고리가 차단되었던 것이다.

문제는 환자의 인권을 강화하기 위한 이 같은 제도가 오히려 정신과 환자를 범죄자로 만들고, 노숙자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해당 관계자는 "환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스스로 병을 인지하기 어려운 정신과 환자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사후 관리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며, 일본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의료기관에서의 치료 이후 지역사회 연계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진정으로 환자를 위한 방향인 만큼 이번 법 개정안의 통과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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