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폐기물 대란" 의료계 민원에 '신고센터' 운영, 해법 될까?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계약 기간에 가격 2배 인상·일방적 계약 해지 등 갑질 심각
의료폐기물 감소 및 자발적 처리 등 근본적인 원인 해결 위한 노력 필요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4-10 11:5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매년 증가하는 의료폐기물로 이를 처리해야 하는 의료기관의 고충이 날로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가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부당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늘어나는 의료폐기물에 비해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는 단 13개로 한정돼 있어, 의료기관들은 업체의 일방적인 가격 인상, 수거 장기화 등의 갑질을 고스란히 당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최근 환경부 폐자원관리과가 유역(지방)환경청과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 공동으로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부당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의료기관들은 국민신문고와 청와대 청원 등을 통해 의료폐기물 처리로 인한 답답한 심경을 호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한병원협회는 직접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로 인한 피해 사례를 수집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의료폐기물 처리 관련 현황조사'를 실시하여 회원 병원들의 고충을 정부에 전달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실제로 A 병원은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와 계약 기간에 기존의 2배에 달하는 가격 인상을 통보받았다. A 병원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해당 업체는 수거를 일방적으로 종료한 뒤, 다른 운반업체에 연락해 소각업체가 신규 물량을 못 받도록 조치했다.

또 다른 B 병원은 의료폐기물 업체가 소각물량 부족을 이유로 의료폐기물을 오랜 기간 수거하지 않고 방치해 곤욕을 치렀다. B 병원은 늘어나는 의료폐기물을 보관할 곳이 없어 주차장에 보관할 수밖에 없었고, B 병원은 의료폐기물 보관 위반으로 과태료를 물어야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료폐기물량은 2013년 144천톤, 2017년 207천톤, 2018년 226천톤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전국에 13개에 불과한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는 현재 최대 소각가능용량인 246천톤의 90% 수준을 처리하고 있다.

이처럼 의료폐기물 처리업체의 처리용량 한계에 따라 의료기관들의 의료폐기물 신규 계약이 어려워 졌고, 처리단가도 과도하게 상승해 의료기관의 민원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환경부가 무작위 38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계산한 연도별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소각 단가의 평균 가격에 따르면, 2017년 1월 기준으로 82만 7천원이었던 단가가 1년 새 33%가 증가하면서 2018년 1월 기준으로 평균 단가는 1톤 당 97만 8천 원으로 뛰었다.

이 같은 현실 속에 환경부는 '부당행위 신고센터'를 통해 의료기관의 민원을 접수해, 업체의 일방적인 부당한 가격 인상과 계약 갱신 거부 등에 대한 조정과 중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 내역 중 가격 부당 인상의 내용은 환경부 가격 조사 자료와 공제조합 가격 조사 자료 등을 종합하여 적정 가격을 조정하며, 수거 거부의 경우 해당 업체와 협의하고, 합의가 안 될 경우 다른 처리업체를 알선하는 방향으로 조정한다.

나아가 처리업체의 법률위반 등으로 조정·중재가 어려울 경우, 관할 환경청으로 이송하여 필요하면 관할청에서 행정처분과 점검 등의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배경에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폐기물의 급증도 있지만, 국내 의료기관 중 자가멸균을 통해 의료폐기물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전무하다는 문제도 깔려 있다.

실제로 소각시설을 갖춘 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멸균분쇄시설을 갖춘 병원은 분당서울대병원 두 곳으로, 국내 의료기관의 의료폐기물 자가 처리량은 단 1천톤에 불과한 것이다.

그간 의료폐기물 처리업체의 부당행위에도 중재할 곳이 없어 답답했던 의료계는 이 같은 소식에 환영의 목소리다.

하지만, 부당신고센터 운영만으로 의료폐기물 처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가속화되는 고령화 속에 기저귀 등 의료폐기물의 양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폐기물 처리업체의 독과점이 유지되는 한 의료기관의 처리 비용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폐기물 분류 자체를 다시 해야 한다. 특히 요양병원에서 배출되는 일회용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 당장 소각처리업체를 확대하는 것이 어렵다면, 의료기관 내 '자가멸균분쇄시설' 설치를 대폭 허용하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근본적 대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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