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제자리 의료법인 제도‥"퇴출과 합병기전 마련돼야"

의료법인연합회, 차별적 제도 개선… 일본식 '사회의료법인제도'도 고려 필요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4-11 06:03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그간 앓는 소리로 치부됐던 의료법인의 경영난 목소리가 제일병원을 통해 현실로 드러나면서, 40여 년 동안 제자리걸음인 의료법인 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경영난과 우수 의료진의 이탈로 파산 직전이었던 제일병원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법정 관리를 승인받아 자율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현금성 자산 압류가 일부 해제되면서 자금 흐름에 다소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명성 높은 우리나라 최초 여성 전문 병원이 수년 동안 1,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은 채 환자를 돌보았던 배경에는, 의료법인의 퇴출과 합병 제도가 없었다는 점이 컸다.

대한의료법인연합회(이하 의료법인연합회)는 최근 제도발전위원회를 통해 한계(부실)의료법인 퇴출과 합병 제도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의료법인연합회는 "의료법인 경영악화로 부실 의료법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한계에 도달한 의료법인에 안정화된 의료법인과의 합병을 통해 재정상화하거나 설립자의 잔여재산 귀속 등을 규정화하여 자발적인 퇴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병을 통한 정상화 방안이나, 합법적 퇴출로를 마련하는 것은 근로자 대량 해고, 환자의 강제퇴원 등의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고, 건보재정 안정과 환자안전을 통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지난 1973년 의료법 개정을 통해 처음 도입된 의료법인 제도가 그 이후로 어떠한 제도 변화 없이 지속되면서 병원 경영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의료법인 제도는 당시 의료의 공공성 제고와 의료서비스 확산, 지역적 편중해소를 위해 도입됐다. 즉, 의료법인에게는 공익성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의료법인은 세제상으로는 공익성에 대한 조세지원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의 일반 비영리법인이 정관에 규정된 고유목적사업을 수행하여 얻는 소득에 대해서는 법인세가 부과되지 않는 것과 달리, 의료법인은 법인세법에서 의료법을 사업수익으로 분류하고 있어 법인세가 부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별에 대해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을 의료법으로 제한하고,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시책의 대상에서도 의료법인이 벗어남으로서 각종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의료법인의 공공성 유지 및 경영 안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 이 같은 의료법인연합회의 주장은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의 '의료 영리화'에 대한 우려에 부딪히며 매번 좌초되었던 것이다.

최근 제주녹지병원의 영리병원 성격으로 인해 사회적인 반발을 받으며 문제가 되면서, 의료법인연합회는 아예 새로운 형태의 의료법인 제도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가까운 일본도 점차 의료법인들의 공익적 성격이 퇴색됨에 따라 의료업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 향상을 목적으로 '사회의료법인'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의료법인 제도를 구상했다. 의료법인의 비영리성을 강화하는 대신 세제상 혜택을 부여하거나 공정 투자를 끌어냄으로써 지역 밀착형 의료를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사회의료법인은 공익성이 높은 의료서비스를 공급해 주고 사회복지사업 등의 공익성 사업을 주로 추진하되, 그 대신 수익사업과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허용함으로 의료서비스 공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보전시켜준다.

또한, 법인세의 경우 의료사업에 대하여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으며, 부대사업 또는 수익사업에 대해서는 공익법인에 준하는 우대세율인 19%를 적용 받고, 기금에 대한 상속세 또는 증여세가 비과세되고 있고, 기타 의료사업과 관련된 고정자산세 등의 세제에도 혜택을 받고 있다.

즉, 일본의 사회의료법인은 운영이나 거버넌스에 있어서 확실하게 공익의 의무를 부여하는 대신 세제혜택에 있어서도 특별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법인연합회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법인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의료공급 체계의 구상이다.  종별과 설립주체를 구분 없이 하나의 울타리에서 경쟁하도록 하는 현 의료전달체계에서 의료법인의 책임과 역할이 구체화 된 새로운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요구된다.  그리고 의료법인 제도의 쇄신이다. 현재의 의료 환경의 사회적 여건과 역량이 고려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료법인 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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