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판독 믿었다 낭패‥'비전속 영상의학과' 기준 놓고 논쟁

CT 운용인력기준, 영상 판독업무+직접 방문해 품질관리 업무 총괄해야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4-11 11:5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의료기관이 CT(전산화단층 촬영장치)를 설치·운영하기 위해서는 의료법에서 요구하는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 1명 이상을 반드시 고용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원격으로 임상영상을 판독하는 원격판독센터의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계약을 맺은 병원이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환수 처분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병원은 원격 판독 계약을 맺은 전문의가 임상영상 판독 업무 및 의료영상의 품질관리 업무를 총괄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직접' 방문해 관리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4행정부는 A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3억여 원의 요양급여 환수결정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1심 법원과 마찬가지로, 공단의 환수 처분이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A병원은 병원 개설 당시인 2012년 6월경 특수의료장비인 CT를 설치·운영하기 위해 지자체에 CT를 운용할 인력으로 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 B씨와 전속 방사선사 4명을 등록했다.

이후 2017년 1월경,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 병원의 2012년 6월 20일부터 2014년 4월 20일까지의 요양급여 내역에 대해 현지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등록된 자가 병원에서 상근하거나 관련 업무를 수행한 적이 없고, CT의 의료영상 판독은 비전속 운용인력이 아닌 C씨가 별도의 계약에 의해 실시됐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따라 공단은 A병원이 의료법을 위반하여 부당하게 요양급여를 편취했다는 혐의로, 해당 기간 동안의 요양급여비인 3억 2,314만 2,620원을 환수한다고 통보했다.

A병원은 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등록된 B씨가 한 달에 몇 차례 이 병원을 방문하여 임상영상을 판독하고, 의료영상의 품질관리 업무를 총괄했다고 주장하며, 실질적으로 A병원의 영상 판독을 담당한 C씨가 A병원의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CT의 의료영상 품질관리 업무의 총괄 및 감독, 영상 화질 평가, 임상영상 판독 등을 수행할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 1명 이상을 두지 않아 의료법 및 특수의료장비운영규칙이 정한 인력운용기준을 위반했다는 공단의 처분 사유는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먼저 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 B씨를 적법한 인력으로 인정할 것인가 여부에 대해, 재판부는 영상의학과 실장인 방사선사 D씨가 사실 확인서를 통해 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등록된 B씨가 직접 출근한 적이 거의 없고, 실제 판독업무와 특수의료장비 품질검사는 C씨가 원격으로 처리했음을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까지 한 사실 등을 비추어 B씨를 법에서 요구하는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A병원과 계약을 체결하고 실질적인 판독 업무를 담당한 C씨를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볼 수 있는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A병원은 C씨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이자 원격판독센터의 대표로서, A병원과의 계약에 따라 2010년 3월 16일부터 2014년 4월 20일까지 CT에 촬영된 임상영상을 판독하고, 의료영상의 화질을 평가하며, 의료영상의 품질관리 업무를 총괄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A병원은 C씨와 '의료영상 원격판독 및 솔루션공급 계약'을 체결하여 원격으로 의료영상을 판독의뢰를 했고, C씨가 A병원 환자들의 CT 영상을 판독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C씨가 A병원에 직접 방문한 사실이 없고, 계약서에서도 의료영상 품질관리 업무, 영상화질 평가 업무, 임상영상 판독 업무에 관한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점을 지적하며, A병원과 C씨의 계약이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운용하려는 계약이 아니라, 외부에서 영상을 판독하고 그와 관련한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는 의료기관과 사이의 원격판독 및 대가 지급에 관한 계약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즉, 원격 판독을 계약한 C씨가 영상 판독업무는 수행했다고 하더라도, 의료영상의 품질관리 업무를 총괄하거나 영상화질 평가 업무 등을 수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A병원은 의료법 및 특수의료장비운영규칙이 정한 CT 운용인력 기준을 위반했으므로, 공단의 해당 기간 요양급여비용 3억여 원 환수 결정은 적법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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