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된 성형 광고, 이익 위해 사명감 버리면 안돼"

[인터뷰] 강남구의사회 황규석 회장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4-22 06:03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내 앞에 의사 소환' '2600여 개 성형 특가 이벤트 할인'…바로 성형수술과 관련한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의 문구이다.

해당 업체들은 도발적인 문구와 함께 개그우먼 박나래, 가수 홍진영 씨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활용해 성형에 대한 인식을 완화하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광고에 대해 "소환이라니, 의사들이 무슨 죄인인가", "의술이 가벼워지고 상업적으로만 이용되고 있다"며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즉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광고가 결국 경쟁적 구도로 변모하게 되면서 보다 자극적이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형태로 흘러가자 일부 의사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

감정적 부분을 제쳐놓더라도, 일부 앱 업체는 환자를 알선·유인 행위, 불필요한 성형 조장 등 의료법에 저촉되는 사례가 있어 사회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이에 메디파나뉴스는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부위원장인 강남구의사회 황규석 회장(사진, 옴므앤팜므 성형외과의원)을 만나 왜곡된 광고에 대한 의사단체와 지역의사회 차원의 자정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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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는 표현의 자유…환자 유인 알선 등 의료법 위반 선 넘은 것 문제"

황 회장은 "성형 관련한 앱이 생기고, 광고하는 것에 대해서는 PR 시대에 당연한 흐름이다. 하지만 이런 행위들이 의료법을 지키고, 충분한 광고심의를 받은 후에 정정당당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최근 '강남언니' 라는 성형수술 앱이 무분별한 비급여 가격 할인, 근거 없는 치료경험담 등을 통해 '환자 유인 행위'를 했다고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해당 앱은 사용자가 성형 문의를 하면 해당 업체에 입점한 성형외과 등 의사들이 이를 분석해 견적을 내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해당 앱을 통해 수술한 환자에게 15만 원 선의 부가패키지를 증정하고, 의료기관으로부터는 환자 한 명을 유치할 경우, 건당 일정 금액 이상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례는 일명 환자 알선행위로 해외환자의 경우 의료법상 문제가 없지만, 국내 환자의 경우, 의료법에 저촉된다.

황 회장은 "한 성형 앱의 경우, 지난해 12월 한달 광고 매출이 약 17억 정도라고 알고 있다. 그렇다는 것은 이 금액이 의료기관에서 지불한다는 것으로 이는 불필요한 성형을 조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즉 의사가 진료가 아닌 상업적 이윤을 얻기 위한 것에 몰두하게 된다"며 "이런 측면에서 성형시장을 왜곡 또는 혼탁하게 만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앱 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다수의 광고는 대한의사협회 광고심의위원회의 검증을 받지 않은 부분으로 제대로 된 절차를 밟지 않은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황 회장은 "의료광고와 관련한 헌법소원의 판결로 대한의사협회가 의료광고심의를 진행하면서 과거보다 표현의 자유를 더욱 존중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앱 업체들이 이런 심의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불법으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름다움은 과학이다', '썸타나봐 나만 바라봄', 등 과거에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이하 의광위)가 통과를 시켜주지 않을법 했던 사안들도 이제는 허가해주고 있으며, 할인과 환자 유인 요소들만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황 회장은 "앱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진행하는 광고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보다 더 자극적이며, 의료기관 간 가격할인을 부추기는 경향으로 흐르기 쉽다. 제대로 된 심의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어려워진 경제 상황…성형외과 시장의 광고 성행

여러 성형 앱 업체가 있지만,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밀집된 강남구에 특히 많으며, 소유주의 다수는 바로 '의사'인 경우가 많다.

이들이 진료에 충실하기보다, 다른 돌파구를 찾는 것은 바로 어려워진 개원 상황과 맞물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황 회장의 설명이다.

황 회장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의료 중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이 바로 성형 시장이다. 따라서 광고에 보다 열을 올리는 것인데, 이를 정당한 방법으로 진행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편법을 통해 꼼수를 부린다면 우리들의 제 살을 깎아 먹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지난 2018년 기준으로 강남구에는 464개 성형외과 전문의가 있으며, 진료과목 성형외과 의원은 약 700여 개 소가 있다.

강남구 산하 의료기관은 약 1,600여 개소인데 이 중 45%가량이 성형외과 진료를 하는 것. 이에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려 강남구의 많은 의료기관이 광고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렇다고 광고와 앱 업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과대광고나 무분별한 가격할인 등을 통한 환자 유인행위로 인해 경쟁이 과열화되면서 의사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버리게 되는 상황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황 회장은 "전문가인 의사가 의료시장을 더욱 건전하게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데 되려 더 혼탁하게 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회적 사명감을 버린 것이다"고 질타했다.

이어 "앱 운영과 이에 따른 광고는 현행법상에서 하면 된다. 의광위가 과거와 다르게 표현자유를 허용하고 있기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에만 눈이 멀어 가격할인이나 이벤트 쪽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 "강남구의사회, 5월 시작하는 '전문가평가제' 적극 활용"
 
앱을 통한 광고 문제가 도를 넘어서자 강남구의사회 차원에서는 회원들에게 "해당 광고를 통한 유인·알선 행위가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자를 2019년 들어 10번 이상을 보냈다.

아울러 전문가평가제도(이하 전평제)가 시행된다면 가장 먼저 의료광고 부분에 있어서 적용해서 혼탁한 광고시장을 자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황 회장은 "전평제 시범사업이 오는 5월부터 서울시의사회 등으로 확대되는데, 이 중심에 강남구의사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평제가 시작된다면 상위 단체의 의협과, 서울시의사회와 공조를 통해 문제가 되는 광고를 확인해 적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평제 시범사업'은 지난 2016년부터 경기도, 광주시, 울산시의사회 등 3개 지역에서 1차로 시범사업이 추진됐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율징계권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료계와 정부가 공감대를 함께 하며 서울시의사회를 중심으로, 부산시, 울산시, 대전시, 전라북도, 인천시, 강원도, 광주시의사회 등 8개 지역이 참가해 2차 시범사업을 오는 5월부터 시작한다.

해당 제도를 통해 강남구의사회 차원에서 자정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황 회장은 "만약 전평제를 통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의료기관이 있다면 먼저 시정권고를 할 것이고, 그래도 변화가 없다면 제도를 통해 자정노력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황 회장은 우리나라 사회에서 의사들은 전문가 집단으로 대중의 존중을 받고 인정받는 직업인만큼 자부심을 품고 활동할 것을 당부했다.

황 회장은 "사회가 반목이 심화된 것은 감사한 마음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 사회가 분노 사회로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은 삶에 대한 감사함이 부족해서 생기는데 의사 선생님들이 피해의식이 많은 것 같다"고 술회했다.

이어 "이처럼 피해의식을 가질 만큼 정부정책이 옥죄는 부분은 가슴이 아프다. 그렇지만 이럴 때일수록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인 의사는 자부심을 가지고 자리를 지켜야 한다"며 "자부심을 느끼려면 누군가 나를 존중해야 하는데 나부터 시작하는 것이니까 감사하면서 지내면 우리가 원하는 만큼 사회적인 인식 변화가 있지 않겠나 싶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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