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정책 놓고 간호계·병원계 압박에 복지부 등 터지나?

"열악한 근무환경 문제 해결" vs "간호인력 부족 문제 해결"‥복지부, "별개 문제 아니야"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4-25 06:03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45년 만에 복지부 내에 마련된 간호정책 TF가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간호계와 간호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병원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선순위를 놓고 간호계와 병원계가 부딪히는 가운데, 정부는 두 개의 문제가 별개가 아님을 강조하며, 동시에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대한병원협회가 전국 4대 도시에서 권역별로 개최하고 있는 '간호인력 수급 및 처우개선' 서울지역 설명회를 중앙대병원 송봉홀에서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보건복지부 간호정책 TF 이석준 사무관이 직접 참석해 간호인력 수급 및 처우개선 대책 추진경과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사실 복지부 간호정책 TF는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아산병원 故박선욱 간호사 사건 등 간호계 '태움' 및 병원 갑질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간호계가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을 통한 재발 방지를 요구하면서 마련됐다.

간호계의 요구 속에 탄생한 만큼, 이날 발표에 나선 이석준 사무관은 어깨가 무거운 듯 그간 복지부가 추진해 온 법 제·개정 현황과 향후 추진할 사업들에 대해 빠르게 소개했다.

복지부는 해당 사건 이후 병원 내 인권침해를 막기 위한 '인권침해 대응 매뉴얼'을 제정하여 배포하고, 간호사 인식 개선 홍보 활동을 수행했다고 밝히며, 추진을 앞두고 있는 야간근무자의 근무조건 개선 및 야간근무 수당 지원의 내용이 담긴 '간호사 야간근무 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24일  '간호인력 수급 및 처우개선' 서울지역 설명회
 
문제는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결국 의료기관의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간호계의 간호인력 처우 개선에 대한 요구와 동시에 병원계는 간호인력 수급 문제를 호소하며, 간호인력 충원을 계속해서 요구했다.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 및 처우가 근본적으로 간호사 부족 현상 때문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간호인력 배출 확대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18일, 앞서 예고했던 '의료인력 수급 개선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공식 출범하고, 비대위 공동위원장에 김영모 상급종합병원협의회장(인하대병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과 정영호 중소병원회 회장(한림병원 병원장)을 선임했다.

이날 병원협회는 간호인력 근무환경과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먼저 충분한 간호인력이 확충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최근 의료인력 확충이 수반되는 정책과 제도로 인한 운영의 어려움들을 호소했다.

한 병원계 관계자는 "일부 병원에서는 의료인력 부족으로 정상진료를 하지 못해 병상을 축소 운영하는 곳도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 간호인력 처우개선과 근무환경 개선은 배부른 소리"라며, "간호인력 확충을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복지부 간호정책 TF도 2020년까지 간호대 입학정원을 700명 증원하고, 학사편입 규모를 현재 학과정원 10%에서 30%로 확대하고, 대형병원의 신규자 대기리스트 보유관행 개선을 위한 '신규간호사 채용제도 개선 가이드라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간호인력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이 간호인력 수급 문제와 별개가 아님을 강조하며, 간호계와 병원계 모두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정부의 자세에 실질적인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일부 우려도 있다.
 
한 간호계 관계자는 "간호사의 업무 강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간호사 충원이 필수적이지만, 병원계가 요구하는대로 간호사 공급만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된다"며, "정부가 간호계와 병원계 사이에서 정책 추진에 있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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