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설명 안했는데, 법원 "설명의무 위반 아냐"‥이유는?

환자에게 발생한 손해가 의사 의료행위로 인한 것 아닌 경우, 설명의무 위반 문제 안돼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4-26 11:5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의료사고의 증가로 의사의 설명의무가 강조되면서, 의료인의 설명 의무에 대한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의사가 설명의무를 하지 않은 사실이 있음에도, 설명의무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이 내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사건의 원고인 A씨는 O비뇨기과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B씨와 상담실장 C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8년 전 대체진피를 이용한 성기확대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는 환자로, 지난 2016년 한 번 더 성기확대수술을 받기 위해 A씨가 운영하는 O비뇨기과의원을 찾았다.

환자 A씨는 2016년 5월 31일 대체진피를 넣고, 대체진피 각짐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필러를 넣는 음경확대술을 받았는데, 일주일 뒤 병원을 찾아 필러로 인해 성기가 너무 커졌다고 항의했다.

당시 의사 B씨는 "원고가 요구한 사항은 '대체진피를 잘라서 두 겹으로 넣고 삽입한 대체진피 앞, 뒤로 완만하게 만들기 위해 필러로 각 채움'이고, 수술한 내용은 '대체진피를 두 겹으로 접어 삽입 후 대체진피 뒤로 필러 각 채움'이다"라는 취지의 수술내용 서류를 작성해 주었다.

즉, 환자 A씨의 요구와 달리 수술 중 수술 방법을 바꿨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결국 A씨의 요구에 따라 2016년 6월 27일 B씨는 삽입했던 대체진피를 제거하는 2차 수술을 진행했으나, 수술 부위에 감염 증상이 발생하여 다시 2016년 7월 1일, 8년 전 삽입했던 대체진피와 감염된 조직을 제거하는 3차 수술을 진행했다.

A씨는 애초 원하는 수술 방법이 있었는데, 의사 B씨가 아무런 설명 없이 다른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했고, 2차 수술에서도 감염 발생 위험을 고지하지 않았으며, 결국 수술상 주의의무를 위반해 감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같은 수술 과정으로 현재 일상생활에서 발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성관계를 할 수 없는 등의 장애로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의사가 진료에 있어 상당 범위의 재량을 갖고 있고, 변경한 수술 방법이 미용의학적으로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차이가 있다고 볼 자료도 없는 점 등을 들어 의사 B씨의 수술 방법 변경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A씨가 원하여 시행한 2차 수술에서 의사 B씨가 수술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감염 증세가 발생했다는 증거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 A씨의 손해가 B씨의 의료상 과실 때문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문제는 A씨가 주장한 의사 B씨의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사항이었다.

먼저 1심 중앙지방법원 재판부는 의사 B씨가 2차 수술과 관련하여 감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해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앞선 판례에서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모든 손해를 청구하는 경우 그 중대한 결과와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는 부분을 인용하며, B씨의 의료 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았고, A씨가 설명을 들었다고 해서 2차 수술을 거부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B씨의 설명의무위반과 A씨의 손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B씨가 설명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 A씨가 수술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한 것 만은 인정할 수 있다며, A씨에게 1천 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2심인 서울고등법원 재판부의 시각은 조금 달랐다.

A씨의 손해가 B씨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닌 이상, B씨의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살필 이유조차 없다는 것. 이에 2심 고등법원은 1심 재판부가 명한 위자료 역시 필요 없다고 판단했으나 피고가 항소하지 않아 원고의 항소만을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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