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정신질환 대책 없나?‥ 학회, "국가책임제 시행해야"

전체 보건예산 1.5% 불과한 정신보건예산 5%까지 확대…조기치료로 국민불안 해소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5-02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반복되는 중증정신질환자의 사건·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치매국가책임제'와 같은 '중증정신질환 국가책임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중증정신질환자와 인권과 건강권 보장 나아가 국민의 안전을 위해 국가가 전체 보건예산의 1.5%에 불과한 정신보건예산을 5%까지 확대해 중증정신질환의 조기치료로 국민 불안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2일 서초구 학회 사무실에서 '안전하고 편견없는 사회를 위한 중증정신질환 정책제안'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학회는 반복되는 중증정신질환자 관련 사건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정신건강정책 제안' 중 긴급한 과제인 중증정신질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중증정신질환 정책 제안'을 우선적으로 발표했다.

이날 이동우 학회 정책연구소장은 '중증정신질환 정책 백서' 및 정책적 제안 사항에 대해 소개했다.

이 소장은 "조현병과 정신증, 조울병 환자들도 조기치료하면 정상화의 길을 갈 수 있는데, 치료가 지연되고, 치료 중단되고, 재발되면 만성중증화의 길로 접어들면서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증정신질환자를 정상화의 길로 이끌기 위해서는, ▲급성기 집중치료의 원칙 ▲포괄적 치료를 통한 취약성 해소, 재발 방지의 원칙 ▲유지기 지속 치료의 원칙 ▲회복기 복합적 서비스욕구 충족의 원칙 ▲탈원화 및 지역사회지향의 원칙 ▲인권 존중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원칙이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

이동우 소장은 "실제로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 사건의 환자를 통해 살펴보면, 환자가 적어도 20대 어느 시기에 정신질환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나, 10년 이상 치료 지연이 발생했다. 결국 행인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야 치료가 시작됐으나, 그마저도 중단이 되었다. 결국 정신질환이 재발되어, 만성화의 길로 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중증정신질환자 치료가 이처럼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이동우 소장은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 급성기 병상붕괴, 급성이 이송체계 부재, 보호의무자 책임 과중 등으로 급성기 치료 지연이 발생한다"며, "뒤늦게 치료가 시작되더라도, 지역사회 인프라 부족, 퇴원 후 지속 케어 대책 미비 등으로 치료가 금새 중단되며, 만성기 환자의 경우에도 저강도 장기 치료만 이뤄지는 등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복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과제로 이동우 소장은 "먼저 중증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해 급성기 정신의료 서비스를 조기에 제공할 수 있도록 사법입원을 시행할 필요가 있으며, 외래 치료 명령제, 병원기반 사례관리, 지역사회 인프라 확대, 회복기 주거와 복지 제공 등이 이뤄져야 하며, 이 같은 모든 정책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정부의 재원 투입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학회는 중증정신질환자의 인권과 건강권을 일시에 보장하기 위해 중증정신질환 보건의료복지 서비스 국가책임제를 구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보건의료 추진 정책이었던 '치매국가책임제'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국민들의 호응 속에 빠르게 진행됐다. 치매안심센터의 급속한 확산으로 조기검진·조기치료가 활성화된 것처럼, 정신보건센터를 강화하여 치료 지연을 방지하고 조기치료를 촉진하는 중증정신질환국가책임제가 시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둘째로 학회는 중증정신질환 보건복지 시스템이 급성기 집중치료 기반 부족 등의 의료체계의 취약성과 주거-고용복지 인프라 부족 등 지역사회 인프라의 취약성을 갖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셋째는 병원과 지역, 의료와 복지로의 촘촘한 연계를 위한 퇴원 후 다학제 집중사레관리 도입, '급성기 입원치료→가교적 사례관리→정신건강복지건강센터 사례관리'로 이어지는 3단계 지역사회 복귀 전략의 추진이다.

넷째는 의료기관-정신보건센터-경찰-119로 이어지는 4각 공조 정신응급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학회는 현재 우리나라 보건예산의 2%에 미치지 못하는 정신보건예산을 5%대 수준으로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백종우 학회 이사는 "중증정신질환의 문제는 환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의 문제 나아가 국민의 안전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적인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국가 차원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 그를 위해 의료보험, 복지 시스템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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