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에게 의료행위 시킨 의사 기소‥여건 따라 '무죄'

물사마귀 제거 시술 위험성 높지 않고, 간무사 숙련도도 충분‥의사 지도하에 이뤄진 '진료보조'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5-07 12:1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비의료인인 간호조무사에게 의료행위를 시킨 의사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의사의 입회 없이 이뤄진 간호조무사의 의료행위는 '의료법 위반' 사항에 해당할 수 있지만, 해당 의료행위의 위험성과 간호조무사의 숙련도에 따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경우 정당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가 의사 A씨의 의료법위반 사건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검사 측은 "의사 A씨가 의료인이 아닌 간호조무사 B씨에게 환자 C씨의 왼쪽 다리 부위에 있는 전염성 연속종(물사마귀)을 제거하는 시술을 하도록 한 것은 의료법의 규제 대상이 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며, 의사 A씨를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간호사 수급의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간호조무사 B씨가 동종 시술의 경험이 많다고 반발했지만, 검사 측은 의사 입회 없이 이뤄진 간호조무사의 시술 행위는 엄연한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먼저 간호조무사 B씨의 시술이 의료행위인지 여부에 대해 판단했다.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서 정하는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를 바탕으로 B씨의 물사마귀 제거 시술은 의학적 전문지식에 바탕한 질병의 치료행위 내지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재판부는 시술의 위험성 등에 따라 의료행위라 하더라도 의사의 적절한 지도·감독하에 간호사 내지 간호조무사가 진료보조 행위로서 수행가능한 업무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진료의 보조를 함에 있어 의사가 모든 행위 하나하나마다 현장에 입회하여 일일이 지도·감독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가 진료의 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만을 하는 것이 허용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기준은 보조행위의 유형에 따라 일률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지만, 그 행위의 객관적인 특성상 위험이 따르거나 부작용 또는 후유증이 있을 수 있는지, 당시의 환자 상태가 어떠한지, 간호사의 자질과 숙련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실제로 물사마귀 시술은 전문적인 의학적 판단이나 기술을 요하지 않는 간단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후유증 내지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아, 시술의 위험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간호조무사 B씨는 시술을 실시할 무렵까지 약 1년 4개월 간 A씨의 병원에서 근무했고, 그 기간 동안 물사마귀 시술 방법을 교육 받아 그의 숙련도도 결코 부족하다고 볼 수 없는 것으로 봤다.

결국 재판부는 "B씨의 시술은 의사인 A씨의 일반적 지도·감독하에 진료보조 행위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고 보인다"며,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며 A씨를 무죄라고 판단했다.


<© 2019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판례]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실명인증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조운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