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끝난 생동을 약가인하 근거로? "기등재약 반론 충분"

"목적 타당성 자체 빈약" vs "복지부 폭넓은 재량 인정 가능성도"
송연주기자 brecht36@medipana.com 2019-05-08 06:09
 
이미 시판허가 완료된 기등재 의약품에 대해 생동 시험을 근거로 약가 인하하는 것은 법적으로 반론 여지가 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LK파트너스 배준익 변호사(의사)는 '의약품 허가제도 및 약가제도 개편에 관한 고찰'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이같이 주지했다.
 
약가인하 목적의 타당성 자체가 빈약하다는 반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네릭 차등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향후 성분별 제네릭 20개는 보험등재 순서와 상관없이 2개 기준(▲자체 생동시험 실시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을 충족하면 현재와 같이 오리지널의 53.55%를 받고, 1개 만족 시 45.52%(53.55%의 85%), 0개 만족 시 38.69%(45.52%의 85%)로 15%씩 계단식으로 깎이는 구조로 개편된다.

신규등재 제네릭은 올 하반기 시행, 기등재 약은 3년 유예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앞서 올 2월 발표된 의약품 허가제도 개편안과 연계된 것으로, 식약처와 복지부는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서 불순물이 검출됐던 사건을 계기로 제네릭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허가 및 약가제도를 개편했다.
 
허가제도 개편안은 이미 생동성 시험 자료 조작 사건 여파로 2007년 5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시행됐던 위탁생동시험 금지, 공동생동시험 제한 규정을 단계적으로 부활시켜 최종적으로 공동 생동 자체를 폐지하는 안이다.
 
향후 허가신청이 이뤄질 신규의약품에 대한 허가 및 약가제도 개편안은 위법하다고 볼 근거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기등재 의약품 약가 인하다.
 
그는 "이미 허가가 이뤄진 의약품에 대해 결과적으로 추가 생동시험을 직접 수행하도록 강제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실질적으로 약가인하 조치에 해당하는 바 향후 개정 고시의 위법 여부가 쟁점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제네릭 안전성 관리를 위해 실질적으로 이미 허가된 제품에 대해서도 원료의약품을 변경하고 추가적인 생동시험을 실시하도록 하는 것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수단인지, 이 같은 방식 외에 품목허가를 받은 자에 대해 좀더 부담이 덜 한 제도를 도입할 수 없었는지, 추가 생동시험 등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과 의약품 제조업자 등의 경제적 불이익 사이에 균형이 이뤄져 있는지 등이 쟁점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생동 시험은 약사법상 동일 주성분을 함유한 두 제제의 생체이용률이 통계학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미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어떤 생동시험을 실시했는지와 무관하게 유효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배 변호사는 "이미 완료된 생동시험을 의약품 허가와 무관한 목적으로 다시 시행하도록 하거나 약가인하의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의약품의 안전성 및 유효성 확보와 관련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발사르탄 사태는 의약품 품질관리에 대한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이었지, 제네릭 의약품 난립이나 생동시험과는 별다른 관련성이 없었음을 고려할 때 이번 약가개편 조치가 기허가 의약품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목적의 타당성 자체가 없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제약사들이 약가 개편과 관련, 법적 소송을 검토하다가 현재 활발하게 진행하진 않는 상황이다. 소송을 하더라도 약가인하 시점에 해야 하는데 그 시점을 고시 시점이라고 봐도 올 하반기 진행되는 데다, 시행 시점은 유예로 인해 3년이나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번 개편안은 많은 의구심을 낳고 있다. 현장에선 생동 현실이 고려되지 않는 대란을 호소하고 있고, 이미 공동 생동했던 제품을 자사가 한 번 더해 건당 수억씩 추가 부담하지만, 정말 제품 품질이 높아지는 건지 수긍하기 어렵다. 또 실제로 과도한 품목 수를 줄이는 조정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전망 또한 적지 않다.
 
배 변호사는 "제약사들이 주장할 수 있는 쟁점들에 대한 판단은 결국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이뤄질 것이지만 복지부가 내놓은 안 그대로 약가제도가 시행되는 경우, 목표를 달성하고 적법성 확보를 위해 경제적으로 추가 생동시험 시행이 어려운 중소제약사들에 대한 지원 및 장기간의 경과조치가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제약사가 이길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 또한 있다.
 
제약업계 한 변호사는 "제네릭 품질 제고에 대한 복지부의 폭넓은 재량을 법원에서 인정한다면 제약사가 승소하기 어렵다. 또 사후 약가인 만큼 완전히 비합리적인 내용이 아니라면 제약기업이 패소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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