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제도 전면 개편 '중국'‥약가인하되더라도 '급여' 중요

NRDL 목록에 포함되면 판매량과 매출액 급상승‥중국 제약사들의 능력 향상 주목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9-05-09 11:31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지난해부터 중국은 약가 제도를 적극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약가 정책은 재정 부담을 줄이고, 보험 커버리지 확대를 통해 중국 국민의 건강관리를 위해서 시행됐다.
 
미래에셋대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 의약품 보험 목록(National Reimbursement Drug List, NRDL)은 의약품 가격에 대해 정부에서 일정비율(10~100%)로 환급해주는 정부 급여 의약품 목록을 의미한다.
 
NRDL은 갑류(甲類)와 을류(乙類)로 나뉜다.
 
갑류는 임상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고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의약품이 포함된다. 주로 저가의 제네릭 의약품으로 구성돼 있고 국가 기본 의약품 목록과 거의 같다. 환급률은 100%다.
 
을류는 임상 치료에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효과가 뛰어난 의약품으로 갑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 의약품으로 구성돼 있다. 환급률은 10~90%다.
 
갑류 의약품 선정은 중앙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이뤄지나, 을류의 의약품들은 각 지방의 경제 수준 및 의료 수요 등을 고려해 지방 정부 차원에서 약 15%까지 조정이 가능하다.
  
만약 의약품이 신규로 NRDL에 포함될 경우 판매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 중국 정부의 기초 의료 보험은 2017년 기준 약 13.5억명, 전체인구의 약 95%를 커버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의약품 가격이 인하됐을지라도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면서 매출도 함께 올라가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한 예로 로슈의 '허셉틴(트라스트주맙)'은 2017년 10월 NRDL에 포함되면서, 2018년 병원 판매량이 전년 대비 +250% 가까이 증가했다. 허셉틴은 등재 전 가격 19,800 위안에서 등재 후 7,600위안으로 약 60% 가까이 인하됐다. 여기에 환급률은 약 70~80%. 결과적으로 환자 부담 비용은 약 1,500위안으로 등재 전과 비교해 약 90% 가까이 줄어들었다.
 
허셉틴은 HER2 양성 유방암에 사용되는 항체의약품으로 대부분의 선진국 등에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들에 사용되는 표준치료제다. 중국에서는 NRDL 등재 이전에 높은 가격으로 수요가 제한적이었으나, 가격 인하로 허셉틴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오히려 매출이 배로 뛰는 현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 하반기 공개될 NRDL 목록에 주목하고 있다.
 
NRDL은 2000년에 최초로 제정돼 발표됐고 이후 2004년, 2009년, 2017년 3번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었다. 업데이트 때마다 정부의 급여 의약품 목록은 더욱 확대돼 2017년 NRDL에는 128개의 의약품이 신규 등재됐다.
 
신약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들은 가격을 인하하더라도 선출시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약가 인하 대비 처방량이 충분히 증가한다는 기대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NRDL에 성공적인 협상으로 등재된 의약품의 경우 평균 37%의 약가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증가하는 반면, 평균 2%의 약가인하 제안으로 협상에 실패한 의약품의 경우 매출 성장률이 둔화됐다.
 
조만간 발표될 NRDL 목록은 현재의 의료보험 약품 목록에서 기존 약품을 빼거나, 신규 약품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질병별로는 암, 희귀병, 만성질환, 소아, 응급 약물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며 2018년 12월 31일 이전 의약품평가센터(CDE) 등록을 거쳐 시판되는 약품을 대상으로 한다.
 
미래에셋대우 김승민 애널리스트는 "허셉틴 사례에서 보듯 NRDL 등재는 환자 의료 비용 부담을 상당히 완화시켜 주기 때문에 등재 의약품의 매출이 급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규로 포함되는 의약품에 따라 가파른 매출 증가와 해당 기업의 기업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 중국 내 제약사들의 R&D 수준이 향상함에 따라,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신약 및 바이오 의약품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과거 중국의 급여 의약품 목록 업데이트 사례를 살펴보면, 고비용 화학/바이오 의약품의 경우 대부분 다국적 제약사들의 약품들이 목록에 포함됐다.
 
2017년 7월 NRDL 업데이트된 고비용 고부가가치 의약품 36개 중 31개가 화학/바이오 의약품이었고, 절반 이상이 다국적 제약사의 약품이었다.
 
2018년 10월 업데이트된 항암제 17개는 모두 화학/바이오 의약품이었고, 15개 약품이 다국적 제약사 오리지널 의약품이었다. 로컬 업체 제품은 2개 뿐이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임상적 가치가 명확한 의약품을 보험에 포함시키되, 로컬 업체 의약품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충족시킬만한 로컬 업체들의 약품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지금껏 NRDL 목록에는 다국적 제약사 제품이 많았다. 
 
그러나 중국 제약 바이오기업들의 R&D 능력이 향상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다국적 제약사 제품이 밀리고, 로컬 업체 의약품의 급여 등재 가능성이 높아진 것.
 
김 애널리스트는 "중국 업체가 개발한 신약들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기전이지만 다국적 제약사 제품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임상적 가치, 로컬 업체 선호 및 건강 보험 재정 절감 등의 정부 니즈를 고려했을 때, 급여 등재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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