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임하는 의협 "주어진 조건 속 최대결과 도출"

[인터뷰]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수가협상단장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5-09 06:06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정부와 대화 단절을 선언했던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5월부터 진행된 수가협상에는 결국 참여하기로 했다.

입장을 선회한 이유는 저수가 환경 속에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악화되는 의료기관 경영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투쟁을 외치는 동안에도 의사단체는 수가협상과 관련해 손을 놓고 있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미리 수가협상단을 구성해 이에 대해 대비를 하고 있었던 것.

이에 의협 출입기자단은 의협 부회장이자 전라남도의사회장으로 수가협상에 만반의 준비를 한 이필수 수가협상단장<사진>을 만나 전략과 더불어 협상에 임하는 자세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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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수가협상단 구성…최저임금 인상 영향분석 나서

의협은 이례적으로 지난해 12월 26일, '2020년 의원유형 수가협상단'을 구성하고 단장에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 임명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의협이 제시한 초·재진료 30% 인상 요구가 거부당하자 정부와 대화단절을 선언하자, 수가협상 참여 여부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고심 끝에 의협은 회원들의 실익을 얻는 차원에서 불합리한 결정 구조임에도 참여를 결정했다.

이필수 단장은 "수가협상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흥정하는 모양새로 가게 되는데 의료라는 본질적 가치를 돈 몇 푼으로 환산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지만 적정한 수가가 책정되어야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서비스의 가치는 의료공급자가 아니라 국민이 모두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변화에도 중점을 둘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의협의 수가협상단 구성은 전년도 통계가 나오는 시점인 3월이나 4월 초에 구성돼 협상에 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조금 일찍 이를 구성했다.

이 단장은 "지난해 말에는 기초자료와 통계도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실제 협상에 들어가는 협상위원과 자문단뿐만 아니라 의협 집행부 및 산하단체, 더 나아가 의협회원 모두가 수가협상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한다는 공감대와 의식개선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의협은 대통령이 언급한 적정수가 약속을 지키라는 공개적인 요구를 통해 현행 저수가의 문제점을 공론화시켜왔고, 진찰료 인상, 처방료 부활, 의료 안전수가 등 시급히 조치해야 할 사항을 제안하며 해법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나아가 수가협상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데이터 마련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단장은 "의료정책연구소에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의 영향분석 조사를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를 했고, 이번 수가협상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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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가협상 폐단 문제점 감수…공단의 태도가 중요"

의협은 수가 인상을 요구하며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현행 수가 ▲일차 의료를 담당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타 유형 대비 진료비 증가율과 점유율의 차이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용 증가 등 실증자료와 현황을 설명하고 제시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종국에는 공단과 큰 견해차로 협상이 결렬되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소폭의 인상률을 받아야만 했다.

이 단장은 "이번 수가협상 또한 의협과 공단의 간극은 올해도 클 것이라고 예상된다. 최대한 틈을 좁히기 위해 양측이 노력하겠지만, 현행 수가계약의 구조와 방법론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진행된 2019년도 수가협상에서도 공단의 낮은 수치 제시로 결국 협상이 결렬되었고 결국 정부가 제시한 2.7%로 결정됐다.

결국 수가협상의 전체적인 틀을 바꾸지 않는 이상은 이런 굴레에서 크게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것이 의사단체의 시각이다. 이런 핸디캡에도 의협은 참여를 결정했고 공단의 진정성 있는 협상 자세를 촉구했다.

이 단장은 "매년 반복되는 수가협상의 폐단과 문제점은 감수해도 협상에 임하는 공단의 태도,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불투명한 밴딩 결정과 직역별 배분, 의협의 수가인상 당위성과 요구에 대해 형식적이고 무성의한 반응 등 이상이 감지된다면 언제든지 협상 중단을 선언할 각오가 되어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공단이 재정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의협에 인상률을 제안할 때는 합리적인 사유와 근거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며 "의협 또한 성의있고, 당위성 있는 자료를 근거로 협상에 임하겠지만, 공단과 재정운영위에서 우리의 근거를 근거로 보려 하지 않는 시각과 불신이 있는 이상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거창하고 막연한 장담 아닌 "주어진 조건 속 최대결과 이끌어 내겠다"

끝으로 이 단장은 의료기관의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기, 일명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리는 의원급 유형별 수가협상단장을 수락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저수가를 개선하기 위한 목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단순한 수가 인상이라는 수치적 결과 이외에도 수가협상 기간 동안 우리나라 저수가에 대한 실체를 적나라하게 부각하고, 적정한 수가가 책정되어야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도 제공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제40대 집행부 들어 두 번째 수가협상이지만, 제대로 준비하고 임하는 협상이라는 점에서 이번이 진정한 첫 협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제 더는 회무미숙 또는 준비기간 부족 등 변명을 할 수 없는 상황.

즉, 이번 협상이야말로 회원들의 기대와 열망을 제대로 관철해야 하고, 그만큼 협상단장을 맡은 입장에서 그 부담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단장은 "이번 기회에 저수가를 완전히 해결하겠다든지 역대 최고의 인상률을 가져오겠다는 등의 거창하고 실현 가능성이 어려운 것에 대한 막연한 장담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의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주어진 조건'이라는 것이 현행 수가협상제도의 구조적인 한계를 의미하고, 이는 필히 바뀌고 개선되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지만, 법과 제도개선은 별도의 영역이기에 우선은 지금 수가협상 자체에 집중하고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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