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평제로 손잡은 의협과 치협…3년 간 과정은 달랐다

김철수 치협 회장, 한 차례 재선거에도 중점과제로
최대집 의협 회장, 반대에서 찬성으로 선회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5-1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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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전문가 단체의 자율징계권, 나아가 독립적인 면허관리기구 확립을 위한 전평제(이하 전평제) 시범사업과 관련해 의사와 치과의사가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혔다.

두 단체와 정부는 지난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의 원활한 추진 및 의료인 자율규제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손을 맞잡았다.

특히 그동안 대화를 단절하며 냉랭한 기류가 흘렀던 의사단체와 보건복지부의 양 수장이 서로 악수를 하고 인사를 하는 등 소통을 위한 물꼬를 튼 자리가 되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전평제와 관련한 입장은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김철수 회장이 한결같았던 것과는 달리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최대집 회장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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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수 치협 회장, 재선거에도 "전평제는 집행부의 중점 사안"

2017년 4월부터 치협 회장직을 맡아온 김철수 회장은 당선 초기부터 전평제의 필요성에 대해서 언급해왔다.

2018년 신년사에서도 김 회장은 "보건복지부의 전평제 즉 동료의료인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자율적으로 자제시키는 시범사업에 적극 참여해 궁극적으로는 '자율징계권' 확보를 통해 건전한 치과의료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비록 2018년 선거무효 판결이 나면서 치협은 3개월 동안 회장이 부재했지만, 선거에 도전해 다시 당선된 김 회장은 "전문가단체로서 힘과 위상을 갖추기 위해 자율징계권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평제를 제30대 집행부의 중점추진 현안으로 채택했다.

이후에도 투명교정 치과 사태가 발생하자 김 회장은 "합리적이지 않은 병원운영과 진료행위로 사회적 질타를 받는 회원까지 협회가 보호할 명분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재차 자율징계권을 요구했다.

그 결과 치협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면허제도 개선을 위해 전평제 시범사업에 참여하기로 했으며 광주광역시(광주광역시치과의사회), 울산광역시(울산광역시치과의사회) 등 2개 지역에서 3월부터 시작했다.

치협 관계자는 "시범사업의 목표는 현행법에 명시된 면허관리와 자율규제를 실천하여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치협의 전문성?객관성 강화는 물론, 자율권 확보를 위해 필요한 조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민관협동 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치협은 이후 보건복지부, 해당 지역 치과의사회와 협의를 통해 시범사업 추진단을 구성했고 ▲평가단 구성 ▲평가 대상 ▲운영 및 조사방법 ▲조사결과 조치 등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마련했다.

김 회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하고 보완점을 찾아 필요시에는 법 개정도 추진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전문직업인의 자율통제 기능에 대한 신뢰를 제고시켜 점진적으로 자율권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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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호담당제'라던 최대집 회장 "자율징계의 시작"으로 선회

이 자리에서 최대집 의협회장은 "전평제 시범사업을 위해 복지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불과 3년 전인 2016년까지만 해도 당시 의료혁신투쟁위원회 공동대표였던 최대집 회장은 전평제를 북한의 5호담당제에 비유하면서 반대 입장의 선두주자였다.

특히 그는 이촌동 의협회관 외벽에 "전문가평가제? 반인권적 의사면허 통제안·동료감시·동료고발 즉각 철폐하라"라는 현수막을 무단으로 걸었으며, 추무진 당시 의협 회장 퇴진 집회를 여는 등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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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최 회장은 "우리나라의 동료평가제는 외부 기관을 만들어 강제적으로 평가하고 복지부에 보고하는 기묘하게 왜곡된 제도이다"며 "이는 말 그대로 동료 의사들을 서로가 감시해야 하는 북한의 5호 담당제와 다를 것이 없는 제도이다"고 지적했다.

'전평제 시범사업'은 지난 2015년 '다나의원 사건'을 계기로 의협이 전문성과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두됐는데 당시 복지부가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하다 적발된 의사의 자격정지 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최대 12개월로 늘린다'는 내용을 담은 시범사업안을 발표하자 큰 반발이 일어났다.

이런 상황에서도 의사단체는 2016년부터 경기도, 광주시, 울산시의사회 등 몇몇 지역에서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했던 것.

제 40대 의협회장 선거가 있던 2018년 3월에도 당시 출마한 대다수 후보들은 찬성의 입장을 내비쳤지만, 최 회장만큼은 반대 입장을 공고해했다.

당시 최 회장은 "정부과 공권력이 의사면허를 우습게 취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에서조차 전평제로 의사면허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어불성설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후 의료계 내부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율규제권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분위기가 바뀌었고 "정부가 의사들을 옥죄기 이전,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한 시발점"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일 최 회장은 "과거 전평제는 일명 '5호담당제'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적발하고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비도덕적 행위를 예방하고 이를 통해 의료와 의료계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범사업이 의협의 자체적인 면허관리기구 설립과도 연계되는 만큼 그 의미는 더욱 크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평제의 중요성을 본인이 직접 언급했다.

실제로 5월부터 시작된 전평제 2기 시범사업은 전체 회원의 2/3 이상이 해당하는 서울·부산·대구·광주·인천·대전·울산·전북 등 8개 시도에서 확대 진행되고 비도덕적 진료행위 외에 의사면허 결격사유, 품위손상 행위, 무면허 의료행위, 환자유인 행위, 비도덕적 윤리행위 등이 포함되어 양적-질적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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