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제 중 난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논란‥醫-韓 전쟁 예고

한의협, 한의사 혈액검사·엑스레이 사용 운동 선언‥"국민건강 위해 변화할 때"
의협,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엄연한 무면허 불법행위‥"모든 수단 동원해 저지"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5-14 06:09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한의사들이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위해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그간 장내에서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법 개정을 촉구해왔던 한의협은, 올해부터는 장외로 나가 실제로 한의원과 한방병원 등에서 한의사들이 직접 혈액검사기, 엑스레이를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운동'을 통해 국민을 설득하겠다는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의 방침에, 그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불법행위'라며 격렬하게 반대해왔던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가능한 모든 방안을 동원해 이를 저지하겠다며 한의계와의 대화 채널을 단절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난제 중의 난제로 꼽히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왜 의사와 한의사의 대결로 귀결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한의사 의료기기 문제, 직역 갈등에‥국회·복지부도 갈팡질팡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한의사와 의사의 직역 갈등 속에 수년째 풀지 못한 숙제로 남겨져 있었다.

이미 국회와 복지부도 이 같은 갈등을 인지하고 수차례 중재에 나섰지만,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의사와 한의사 간 의견 차로 인해 논의는 쳇바퀴 돌 듯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국회가 해당 문제에 적극 관심을 표하며 한의계의 입장을 대변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9월. 당시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확대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복지부는 국회의 요구에 따라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를 구성해 6차례 논의를 거쳤으나, 의한 갈등 속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파행된 바 있다.

이 같은 갈등 속에 지난 2016년 8월 19일 고등법원이 한의사의 뇌파계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의사단체의 한의사 혈액검사 방해 행위에 대해 11억 3,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힘을 얻은 한의계는 더 한층 국회와 복지부를 압박했다.

이에 2016년 국정감사에서 또 다시 국회의원들은 복지부에 해당 문제 해결을 촉구했고, 2017년 9월에는 여야에서 동시에 한의사의 엑스레이(X-ray) 사용을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발의하기에 이르렀다.

또 다시 복지부는 의-한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2017년 9월부터 의-한-정 의료현안 협의체를 구성하여 7차례 운영했으나, 의협의 파행선언으로 2018년 9월 어떠한 합의도 없이 협의체의 논의는 무산됐다.

객관적 입장에서 중재를 해야 할 국회와 복지부가 이처럼 직역 갈등에 휘둘리면서, 의사와 한의사의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갔다. 
 

장내 투쟁으로는 해결 불가 인식‥한의계, 정면 돌파 결의

그간 국회와 복지부에 기대를 걸었던 한의계는, 좀처럼 좁히기 어려운 의한 갈등의 한계를 자각하고, 스스로 정면 돌파하는 방법을 택했다.
 
지난 13일 대한한의사협회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의사 의료기기(혈액검사기·엑스레이) 사용 확대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올 상반기부터 전 회원 대상 혈액검사를, 하반기부터는 엑스레이 사용운동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한의협은 오는 6월부터 혈액검사기를 본격 사용할 예정이다. 혈액검사기는 복지부가 이미 한의사도 사용 가능하다고 유권해석을 했다고 주장하며, 비용의 문제와 수탁기관의 문제를 협회 차원에서 해결하여 회원들의 적극적인 사용을 독려할 방침이다.

엑스레이의 경우 아직 대법원의 판례나 복지부의 행정해석이 없지만, 법률적으로 다툼이 없는 10mA 이하의 저출력 엑스레이의 사용을 오는 하반기부터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나아가 일부 희망자에 한해 포터블 엑스레이 사용도 준비하고 있다. 이 부분은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지만, 한의협은 이 마저도 감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갈등이 유발되고 고소고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한의협은 이를 기회로 삼아 대법원의 판결을 유도해 낼 것"이라고 각오했다.

그는 "이번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은 갈등이 목적이 아니다. 의사랑 한의사랑 싸우는구나가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해서 환자가 얻을 수 있는 편익은 얼마나 되는지 비교해 보면 좋겠다. 이제 국민 건강을 위해 변화할 때"라고 말했다.

예견된 의료계 반발‥"엄연한 무면허 불법의료행위, 묵과 않겠다"

한의계의 공식 선언 직후,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의협은 13일 한의협의 기자회견 직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엄연한 '무면허의료행위'라고 규정하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의사의 무면허의료행위 척결에 나설 것이다. 일선 한의사들은 한의협의 무책임한 선동을 믿고 불법행위를 자행했다가 고소장을 받고 범법자가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엄포를 놓았다.

특히 복지부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실시를 약속한 혈액검사는 '어혈'과 '점도'를 확인하는 '한의학적 혈액검사'에 한정되며, 엑스레이 사용은 대법원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한 바 있어 엄연한 불법행위라는 지적이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가장 큰 문제는 한의사협회가 회원들에게 불법을 종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 건강이 담보된 문제에 불법행위를 종용하는 협회의 태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단호한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의협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의료일원화 논의에 일체 참여 중단을 선언하며, 한의협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박 대변인은 "대한민국 현행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한의협의 행태는 이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국민건강을 최우선시 해야 할 보건의료인으로서 이 같은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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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당연하다
    2019-05-1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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