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자 잠재적 범죄자?" 격리보다 치료 먼저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 139만 명 추산…알코올 중독에 특화된 전문 치료 시급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5-1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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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알코올 중독자, 조현병 환자 등에 의한 비극적 범죄가 잇따르면서 정신질환자의 사회적 격리를 요구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혐오가 환자를 사각지대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산 원장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악화로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격리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혀지고 있다”며 “정신질환자를 향한 사회적 비난과 낙인은 환자를 숨고 움츠러들게 만들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신질환 평생 유병률은 25.4%로,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그중 가장 흔한 질환은 바로 알코올 중독이다.

 
2016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 주요 17개 정신질환 중 알코올 의존(내성과 금단증상)과 남용(내성과 금단증상 없으나 일상생활에 부적응 발생)을 포함한 알코올 사용장애의 평생 유병률은 1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추정되는 환자 수만 139만 명에 이른다. 반면 정신의료 서비스 이용률은 12.1%로 정신질환 중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알코올 사용장애가 가장 흔한 질환임에도 가장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석산 원장은 "알코올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조현병은 물론 우울증, 불안장애 등 각종 정신질환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관대한 음주문화로 인해 술 문제를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아닌 의지나 습관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향이 높다"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모는 건 치료 문턱을 더욱더 높게 만들 뿐이다"고 지적했다.

 
알코올 중독 치료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많은 이들이 치료 환경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 원장은 "과거에는 알코올 중독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없다 보니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경우가 많았는데 술과 격리를 위해 환자를 병원에 가둬놓는 건 치료가 아니라 잠시 술을 마시지 못하도록 취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결국 퇴원 후 술을 마시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알코올 중독은 '치료가 안 되는 병'이라는 인식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알코올 중독이 단순히 입원과 약물치료만으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김 원장은 "알코올 중독 치료의 목적은 환자를 술과 사회로부터 격리가 아니라 술을 끊고 다시 가정과 사회로 복귀해 온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술에 의존해 살아왔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과 상담 등 알코올 중독에 특화된 전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신질환자를 영원히 사회와 격리·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치료 문턱을 낮추고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그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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