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U전담전문의 업무 과부화…"1인당 담당 환자 조정해야"

홍성진 중환자의학회장 "전담전문의가 입·퇴실 관리하는 폐쇄형 ICU 형태 지향해야"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5-21 06:04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중환자실(ICU) 운영과 관련해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에 가산 수가를 부여해 전담 전문의를 배치해 위중한 환자 케어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ICU 전담전문의 업무 시간이 길고, 담당 환자가 많기에 환자 중증도에 따라서 전문의를 탄력성 있게 배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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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중환자의학회 홍성진 회장<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만복림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홍 회장은 "현재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가산 수가는 전문의 1인이 30명의 환자를 보는 것을 전제로 하기에 과도한 업무 부담을 피할 수 없는데, 역설적으로 전담전문의가 중환자 진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실적으로 전담전문의가 중환자 진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담당 환자 수를 전체적으로 낮춰 조정할 필요가 있고, 특히 중환자실 운영 형태에 따라 또는 환자 중증도에 따라 전담전문의 1인당 환자 수를 조정할 수 있도록 중환자실 등급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전담전문의에 대한 충분한 수가 보장과 근무 조건의 개선은 중환자실 생존율 향상뿐만 아니라 미래의 중환자실 인력 확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것.

2017년 적정성평가에 따르면 중환자 전담전문의가 생긴 이후 중환자 진료 프로토콜 구비율이 82.9%에서 95.4%로 올랐으며, 전체 기관 중 표준화사망률 평가 실시기관도 46%에서 72%로 높아졌다.

결국 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가 근무하면서 사망률을 낮출 수 있었던 것. 이런 유의미한 결과 이면에는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의 희생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중환자의학회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환자 전담의 199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주일에 40시간 이하 근무 24% ▲50시간 이상 60시간 이하 22% ▲60시간 이상 근무는 32%로 일주일에 50시간 이상 과도한 근무를 하는 전담의가 54%에 달했다. 

중환자실 전문의 전담 기준에 따르면 상급종병 지정 의료기관의 경우, 하루에 8시간, 주5일 근무가 기본인데 예외규정으로 하루에 4시간 이틀, 일주일에 8시간 외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절반 이상이 이를 초과하게 된다.

홍 회장은 "중환자실 특성상 전담의가 사경을 헤메는 환자를 두고 퇴근 시간이 되었다고 자리를 뜨기 어려우며, 법적 책임 문제 등 여러 가지 사정에서 환자를 타 의료진에 인계하는 것도 어렵다"고 중환자실 상황의 고충을 전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돌보던 ICU 전담전문의가 과도한 업무와 환자의 생명과 관련 스트레스로 인해 본인이 여기에 입원해 있는 사례도 있다"고 돌아봤다.

매일매일 사선을 넘나드는 환자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환자실, 한정된 재원의 문제 때문에 수가 조정이 어렵다는 차선은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해 중환자의학회는 외국과 같이 전담의가 중환자실의 입·퇴실을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환자실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는 병동 주치의가 환자를 돌보는 '개방형'과 중환자실에 전문의가 상주하는 '하이브리드형', 환자를 전과해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모든 책임을 지고 주치의가 되는 '폐쇄형' 등 3가지 유형이 있다.

이 중 조사에 따르면 전담의가 근무하는 중환자실 중 49%는 개방형으로 운영되고, 폐쇄형으로 운영되는 경우는 21%, 하이브리드형으로 전담전문의가 혈역학관리, 기계호흡, 응급상황에 관여하는 경우가 30%에 달한다.

홍 회장은 "중환자실 입·퇴실에 전담전문의가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환자실에서도 병동 주치의가 환자를 보아야 한다는 개념이 아직도 깊게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환자 진료 프로토콜에 관여함으로써 전담전문의가 어떤 형태로든 중환자진료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선진국처럼 전담전문의가 보면서 입퇴실을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폐쇄형 ICU 형태로 점차적으로 바뀌는 게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서 의료자원의 효율성을 증가시키고, 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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