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료대책 쏟아져도‥"이용하는 국민 인식 개선돼야"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과 국민 안전과의 관련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 넓혀야
중증 환자 우선, 응급실 이용 수칙 교육 및 응급실 설명 인력 확충 필요성도 제시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5-22 06:03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임상현장에서 보건의료인의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해당 노력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결국 응급실을 이용하는 당사자 국민들의 인식 개선이 담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소강당에서 '임상현장에서 보건의료인 안전 확보를 위한 정책 방안' 보건의료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보건복지부와 의료계가 함께 조직한 '안전한 진료환경과 문화조성을 위한 TF'가 마련한 안전진료대책에 대한 복지부의 소개와 대한의사협회, 병원간호사회,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단체와 환자단체 및 언론인의 의료인 안전대책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안전진료 TF가 마련한 안전한 진료환경 대책으로, ▲의료기관 안전인프라 확충 ▲안전진료 재정지원 강화 ▲예방 및 대응체계 마련 ▲의료기관 폭행 처벌 강화 ▲실태조사 실시 및 범정부 협조체계 구축의 내용을 소개하고, 정신질환 치료·관리체계 개선 대책으로 ▲발병 초기 집중치료 관리 강화 ▲재활 등 적정진료 기반 마련 ▲자타해 위험 및 응급대응 강화 ▲지역사회 정신건강인프라 확충의 내용을 소개했다.

정 과장은 "이번에 마련된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대책'은 상반기 중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보안설비인력 관련 기준은 하위법령 개정을 거쳐 하반기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하며, 외래치료지원제 등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한 사항은 내년에 시행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인식 개선 캠페인 등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뒤이은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아무리 다양한 안전 진료환경 대책이 마련되더라도,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실질적인 개선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즉, 의료기관 내 폭력은 향후 2차 피해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은 국민의 안전과 건강보호를 위해 중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정책이사는 "보건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은 서로 맞닿아 있으며, 이 둘을 따로 떨어트려 생각할 수 없다.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은 보건의료인만을 위한 조치가 아니다. 의료기관은 언제나 보건의료인과 환자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고, 환자의 치료와 질병완화를 위해서 함께 노력하는 곳이므로 안전한 진료환경은 어느 한 측의 이익이 아닌 의료진과 환자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역시 故임세원 교수의 사망 사건 이후로,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이뤄진 점은 고무적이라고 언급하며, 국민들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의료계·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 홍보이사는 "국민들이 진료실 내 폭력은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른 환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측면에서 사소한 폭력이라도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더욱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의료인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만을 해소하고 상호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드라마 등에서 의료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의료인에 대한 폭행 및 폭언을 당연한 것처럼 묘사하거나 희화화하여 시청자로 하여금 의료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 강화하고 모방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안했다.
 

박영우 병원간호사회 회장은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응급실과 의료기관 이용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한 국민들을 위한 교육과 설명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나 보호자들이 과격해 지는 이유가 응급환자를 우선시하는 응급실 문화에 대한 인식 부족이기 때문이다.

박영우 회장은 "응급환자와 보호자는 응급의료상황에 대한 의료인의 충분한 설명과 지지가 필요하며 이러한 요구가 충족되지 못하는 점이 의료인에 대한 언어적 신체적 폭력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안전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적정한 의료인력 배치가 우선되어야 하며, 올바른 의료서비스 이용 문화가 정착되어야 하겠다. 그러므로 정부는 정책적 지원을 통한 시스템 마련과 전 국민 응급실 이용문화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최성철 이사도 임상현장에서 보건의료인 폭력 문제가 환자와 의사 사이의 인식 차이에 있음을 인정하며, 응급실에서 환자에게 응급실 이용 사항을 안내·설명해주는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최성철 이사는 "갈등이 생겨 병원에 민원을 제기한 사람들을 인터뷰해보면, 아픈데 병원이 자신을 방치해 화가 났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병이 제일 중하고 제일 먼저 처치 받고 싶어 한다. 적어도 병원에서 그게 불가능하다고 이유만 설명만 해줘도, 응급실 내 폭언·폭행 문제는 일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건강보험 재정을 들여서라도 응급실 설명 인력을 의무 고용하도록 해 의료기관 내 의료진과 환자의 소통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복지부 정 과장은 "근본적으로 임상현장에서 폭언·폭력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한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자고 정하고, CCTV, 비상벨 등의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신뢰관계를 재구축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환자들의 의료기관 이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의료계, 언론, 정부가 다함께 노력하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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