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1년 `듀피젠트`의 성적표‥"완벽하진 않지만 모범생"

장기적 효과와 안전성 입증, 급여에 대한 과제 남아‥76주까지는 입증된 상태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9-05-22 11:48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지난해 8월 사노피의 중등도-중증 성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두필루맙)`가 출시됐다.
 
그 후 약 9개월이 지난 지금, 듀피젠트의 성적표는 어떨까?
 
듀피젠트가 아토피 피부염의 '완치'까지는 이끌지 않기 때문에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여기에 아직 듀피젠트가 '비급여'라는 점이 점수를 차감시켰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환자들이 느끼는 만족감이 높다는데 좋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대학병원 피부과 김규한 교수<사진>는 "기존 치료제가 중증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했다. 의사들이 평가하는 치료 항목과 환자들이 평가하는 항목은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듀피젠트는 어느정도 그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약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토피 피부염은 오래도록 치료 방법에 큰 변화가 없었다.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 국소 칼시뉴린저해제(TCI), 전통적(conservative)/허가초과사용(off-label) 면역억제제는 여전히 중증도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 실패 비율이 높은 실정이다.
 
특히 경구용 면역억제제들은 신장에 대한 안전성 우려로 장기간 사용이 권고되지 않고 있다. EU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칼시뉴린 저해제, 사이클로스포린(CsA)을 포함한 면역억제제를 악화된 동안에 한해 단기간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이와 비슷하게 독일은 CsA를 4-6개월 한해 사용할 것을 권고, 이탈리아에서는 3-6개월 이후 종료할 것으로 권장한다. 
 
무엇보다 그동안 아토피 피부염은 소아에게 집중됐던 질환이며, 성인에게서는 국소 치료제 혹은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 등으로 치료옵션이 한정적이었다.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의 경우 겉으로 피부상태가 드러나기 때문에 '삶의 질'에 대한 저하도 상당한 편.
 
국내 의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2차, 3차 치료로 갈수록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병용 요법을 사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환자들이 더 많이 나타났다. 이는 즉,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중증으로 갈수록 치료 옵션이 없다는 한계를 알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IL-4와 IL-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듀피젠트`는 전혀 새로운 기전이었다.
 
허가의 기반이 된 SOLO 임상연구에서는 듀피젠트 단독 투여 16주 시점에서 병변의 크기 및 중등도가 7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EASI-75)은 약 2명 중 1명(48%)에 달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서 사실상 중요한 척도는 환자들이 느끼는 '만족감'이었다. 이중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간지러움'이나 육안으로 보이는 '피부 상태'에 대해 예민한 척도를 들이댔다.
 
이에 대해서는 환자들이 직접 듀피젠트를 사용해보고 실제 효과를 블로그나 유튜브로 올리면서 변화에 대해 후기를 남겼다.
 
이들 역시 듀피젠트로 완벽하진 않지만, 기존 치료제로는 외부 활동이나 잠을 제대로 못잤던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만족스럽다는 공통된 평가가 있었다.
 
의사들은 이 듀피젠트를 놓고 해결해야 할 과제를 크게 `두가지`로 꼽았다.
 
먼저 중증 아토피 피부염은 적절한 표준 치료법이 없어, 장기적으로 투여 가능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이 꾸준히 요구돼 왔다.
 
듀피젠트는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약이기에, '장기적 효과'와 '안전성'은 반드시 증명해야할 부분이다.
 
현재 듀피젠트는 대규모 임상에서 52주라는 장기 임상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호주 피부과학회 연례학술대회(ACD 2019)에서는 76주 차까지의 데이터를 내놓았다.
 
해당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평균 아토피 피부염 유병기간은 30년이었으며, 1491명이 치료를 받다가 오픈라벨 연장 연구 중간분석 시점에 치료를 유지하고 있는 환자는 1385명(92.9%)이었다.
 
그 결과, 52주 차, 72주 차 모두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 병변의 범위, 가려움증(NRS) 모두 지속적으로 효과를 보였다. 질환의 전반적인 중증도를 평가하는 임상반응 종합평가(IGA)도 마찬가지.
 
장기투여에 따른 안전성 프로파일도 확인됐다. 이상반응의 경우 100환자년수 당 42.3건이었으며, 심각한 이상 반응은 8.5건이었다. 이상반응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1.8%였고,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삶의 질 지수도 52주, 76주 차 모두 80%에 가깝게 개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듀피젠트가 성인의 첫 치료, 재발 환자 등에서 근거는 있으나 이제 임산부와 같은 특정 환자군 데이터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듀피젠트의 `비급여`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듀피젠트는 지난 3월 30일 식약처 허가를 받고, 급여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가 좋지는 않았다. 이에 사노피는 기다리는 환자가 많은만큼 급여 여부와 상관없이 듀피젠트를 8월에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김 교수는 "듀피젠트는 비용만 문제가 안된다면 써봄직한 약임에 분명하다. 심한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일반적인 치료제로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 물론 듀피젠트는 10년 이상이 된 약이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이 고려돼야할 부분이지만 이론적으로 장기효과에 대한 데이터 도출 및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듀피젠트는 NICE에서 국민건강보험(NHS)의 급여를 권고하는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으며, 프랑스 보험당국은 듀피젠트의 임상 편익 개선 수준(ASMR)을 3등급으로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과 독일도 기존 치료제 대비 추가적 가치를 인정해 듀피젠트를 급여로 인정했다.
 
한편, 국내 아토피피부염 가이드라인도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듀피젠트는 중증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권고되는 약으로 새롭게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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