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와 응급실 CCTV‥바라보는 시선은 '극과 극'

환자 안전 위한 수술실 CCTV 설치 법안 재발의에 의료계 반발
의료진 안전 위한 응급실 CCTV 설치에는 의료계 적극‥환자단체 반색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5-27 06:02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수술실 CCTV와 응급실 CCTV. 똑같은 의료기관 내 CCTV지만, 이를 바라보는 의료계와 환자단체의 시선은 극과 극이다.

의료진의 진료 안전을 위해 응급실 CCTV 설치에 정부 지원을 주장해 온 의료계가 환자 안전을 위한 수술실 CCTV 설치에는 반대하면서 환자단체와 의료계가 갈등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의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재발의했다.

앞서 안규백 의원은 지난 14일 같은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가, 공동발의 의원 10명 중 5명이 하루아침에 철회 의사를 밝혀 자동으로 법안이 철회되는 고초를 겪었다.

무자격자 대리수술, 일명 유령수술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대책이라는 환자단체연합회 등 환자들의 강력한 요구 속에, 안규백 의원은 지난 22일 15명의 공동발의 의원들과 합심해 다시금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한병원의사협의회, 경기도의사회 등 의료계는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및 인권 침해 문제 ▲의사를 비롯한 수술실에서 일하는 모든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인권 침해 문제 ▲CCTV를 설치해도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자행되는 대리수술은 막을 수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즉각 반발하며 법안 통과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술실 CCTV 의무화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지난 2016년 9월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뒤 과다출혈로 사망한 故 권대희 군 사건 이후이다.
 
당시 권대희 군의 사망 원인에 의문을 품은 고인의 어머니는 당시 성형외과 수술실의 CCTV를 확보해 간호조무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확인했다.

고인의 어머니와 환자단체들은 수술실 CCTV가 이 같은 유령수술 문제의 예방책이 될 수 있다며 수술시 CCTV 설치법 개정을 요구하며 지난해 1월 22일부터 올해 4월 18일까지 100일 동안 국회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환자단체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그간 수술실 CCTV 법안은 단 한 건도 발의되지 못했다. 그 배경에 대해 환자단체 등은 의료계의 정치적 외압 등을 의심해 왔다.

이 가운데 지난해부터 논란이 된 응급실 의료진 폭행 사건, 나아가 지난해 말 故임세원 교수가 환자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건 등이 발생하면서 의료계는 의료진 안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해당 사건 이후, 의료계의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강력한 요구 속에 '故임세원 법안'이라는 이름의 진료실 안전 대책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수도 없이 발의됐고, 지난 4월 4일에는 정부가 의료기관 내 보안설비 등을 강화하는 내용의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여기에는 진료실 의료인 안전을 위해 응급실 CCTV, 비상벨, 비상문 등 안전인프라 구축을 의무화하고, 그 비용까지도 수가로 재정 지원하는 의료법 개정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똑같 의료기관 내 CCTV지만, 환자들의 요구가 담긴 수술실 CCTV 법안은 발의 조차 난항을 거듭하고 있고, 의료진 안전을 위한 응급실 CCTV는 정부 역시 필요성을 절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되면서 환자들의 박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환자단체 관계자는 "의료진 안전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의료계가, 환자 안전을 위해서는 반발하고 있다는 점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의료계의 온도 차에 그간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세워 온 의사단체의 진정성에도 의구심이 든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의료진 안전에 대한 의료계의 요구에는 응답하면서, 수술실 환자 안전에 대해서는 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해 움직이지 않는 정부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술실에서 유령수술에 의해 희생당한 환자를 위해 정부는 무엇을 했나"라고 정부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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