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안전 문제, 부적절한 대처가 화 키워‥"더 큰 상처만"

사건 회피·축소 시도에 더 큰 질타 받는 병원들‥"위기관리 계획 및 우선순위 정해야"
환자안전담인력에 대한 의료기관 경영진 관심 촉구‥"인력 충원·교육에 재정 투입해야"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5-28 11:5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환자안전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의료기관 경영진의 부적절한 대처로 더욱 화를 키우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미 발생한 환자안전 사건에 대한 의료기관의 소극적인 태도는 오히려 당사자인 환자와 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의료진을 2차 피해자로 만들 수 있어, 병원 차원의 대처 계획을 미리 마련하고 환자안전에 대한 병원 경영진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대한환자안전학회가 28일 건국대학교병원 지하 3층 대강당에서 '환자안전, 최우선으로'를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최근 분당차병원 신생아 사망 은폐 의혹, 서울대병원 제왕절개 수술 중 신생아 손가락 절단 사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집단 사망 사건 등으로 유수한 대학병원들이 사회적으로 큰 질타를 받았다.

이날 이상일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심각한 환자안전 문제의 관리'에 대해 발표하면서, 잇따른 환자안전 사건들이 더 큰 문제가 된 것은 의료기관 차원의 부적절한 대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일 교수는 "최선의 방법은 환자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지만, 일단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회피하려 하기보다는 병원이 적극 나서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며, "특히 중요한 것은 의료기관의 리더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이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전에 위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매뉴얼을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고, 경영진이 그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사건을 풀어가는 데 있어, 환자와 가족-직원-조직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의사소통하여, 사건의 조사 및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많은 의료기관들이 외부에서 병원을 바라보는 평판에만 집중하여,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하거나, 사건의 당사자인 환자와 가족보다는 언론 등을 통한 입장 표명에 더욱 신경을 쓴다는 점이다.

사실 환자들은 환자안전 사고에 대해 의료기관 차원의 공감과 슬픔의 표현 및 사과를 우선순위로 생각하지만, 의료기관들은 직접 환자를 대면하기 보다는 언론 등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해 왔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같은 부적절한 의료기관의 대처는 사건에 연루된 의료진을 제2의 피해자로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일 교수에 따르면, 환자안전 사건에 연루된 의료진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업무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책임 소재를 놓고 두려움과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의료사고 조사를 받던 의료진이 자살기도를 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 교수는 "위기 상황에서 CEO가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심각한 환자안전 문제에 대해 주요 반응과 대처 방안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뒤이은 토론회에서 박선경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QI팀장은 경영진이 환자안전 사건 예방 및 대처를 위해 환자안전 전담인력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박 팀장은 "환자안전사건 발생시 환자안전전담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모니터링과 피드백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대형병원 전담자 수 부족은 물론, 그나마 있는 전담인력들의 대부분이 QI 업무와 병행하고 있어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병원 경영진이 환자안전전담인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인력 확충 및 교육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팀장은 "환자안전 수가가 있으나, 이 수가가 어디에 사용되는 지는 의문이다. 의료기관이 이 수가를 인력을 늘리고, 장비를 구입하고, 인력 교육을 시키는데 사용해야 한다. 또 환자안전전담인력이 마련한 개선안에 대해서도 병원이 잘 지키고 있는 지 정부차원에서의 관리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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