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도장 못 찍은 의협…"이상 쫓다 실리 잃어"

의협 "투쟁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어"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6-03 06:06
6576.jpg
2020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에 참여한 의협 수가협상단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2020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이 지난 6월 1일 아침이 되어서야 마무리가 됐다.

협상 도중 낮은 밴딩을 이유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가 고개를 숙이는 등 난관이 예상됐지만, 추가재정 확보에 사상 처음 1조 원이 넘게 책정됐다.

이에 7개의 유형 중 6개 유형 모두 협상이 마무리되었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동의하지 못했다.

최초 협상에서 1.3% 제안을 방아 10차례 협상을 거쳐 2.9%까지 인상률을 올렸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 결국 도장을 찍지 않은 것.

이에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료인 종주 단체의 위상과 실리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이번에도 수가협상 구조 자체가 불합리한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향후 집행부에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생각해 보겠지만 결국 투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밖에 갈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수가협상을 위해 대정부 투쟁 정국임에도 지난해 12월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을 단장으로 수가협상단을 구성해 준비를 해왔다.

이후 의료정책연구소에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의 영향분석 조사를 진행했고, 이 같은 데이터를 수가협상의 근거자료로 활용했다.

하지만 결국 의협이 생각했던 마지노선에 미치지 못해 결렬된 것.

이에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표했던 의협이 "시간이 지날수록 위상도 축소되고 실속을 차리지 못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의료계 A관계자는 "실속을 차려야 할 의협이 정치에 휘둘려 못 챙기고 수가 수준도 낮고 위상도 잃고 참 안타깝다"며 "그동안 의협이 복지부와 채널을 단절했다가 수가협상에 참여해 하루아침에 모두 얻으려 했던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정부와 의료정책파트너로 역할을 해왔던 병협과 협상을 우선한 뒤 다른 유형과 진행을 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의료계 종주단체인 의협은 위상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올해 3월, 의협이 정부에 제시한 초·재진료 30% 인상 요구가 거부당하자 정부와 대화단절을 선언했다.

이후 과연 의협이 수가협상 참여 여부에 촉각이 쏠렸고 고심 끝에 의협은 회원들의 실익을 얻는 차원에서 불합리한 결정 구조임에도 참여를 결정했다.

이처럼 투쟁과 협상의 중간의 애매한 포지션이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의견.

개원가 B원장은 "지난 몇 년 간 투쟁을 한다고 외쳐도 더 돌아오는 것이 없고 참여를 안 한다고 선언했다가 오히려 손해만 보는 것 같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회원들에게 돌아온다"며 "이젠 자존심을 세울 때가 아니라 적다 싶어도 인상률이 깎이지 않게 협상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치로 보면 인상률 3.0%에 가까운 수치는 지난 몇년 간 의원급 의료기관에 제시된 수치와 유사하지만, 이번에는 소요재정이 1조 478억 원으로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구체적으로 ▲2014년 3.0% ▲2015년 3.0% ▲2016년 2.9% ▲2017년 3.1% ▲2018년 3.1% ▲2019년 2.7%(결렬) ▲2020년 2.9%(결렬)의 성적표를 받았던 것.

의료계 C관계자는 "인상률은 2.9%이지만 소요재정이 높아 3.0%를 받았을 때보다 총액은 높다. 그러나 이번 집행부가 너무 3.0% 인상률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결국 건정심에서 결정될 것인데, 더 올라가기는커녕 0.1% 하락 페널티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 2019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관련 기사

[개원가]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실명인증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박민욱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