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1개소 위반 병원 손 들어준 대법원‥공단 "현행법 사문화"

재판부,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인정‥사무장병원과 다르다"
건보공단, "사무장병원도 의료인이 진료‥의료인 개설운영 인정 범위 논란될 것"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6-04 06:09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대법원이 1인1개소법 위반 의료기관이 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 취소 관련 소송들에서 잇따라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공단은 해당 판결이 현행법을 사문화 시키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대법원의 판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의료인'에 의한 병원 개설 및 운영의 범위를 두고 추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최근 대법원이 A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소송 및 B병원의 진료비지급보류정지처분 취소청구 및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소송에서 병원 승소 판결을 내렸다.

두 병원은 모두 의료인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일명 '1인1개소 조항'인 의료법 제33조 제8항 본문과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일명 '사무장병원 조항'인 제4조 제2항을 어겼다는 혐의를 받았다.

대법원은 두 병원 모두 의료법의 '1인1개소 조항'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단이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고 진료비지급을 보류할 수 있는 지 여부는 법 위반과 별개라는 판결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하여 요양기관으로 인정되는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의 범위는 이러한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법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를 실시하는 기관으로서 적합한지 여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거나 다른 의료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였더라도, 해당 병원이 의료법에 의하여 개설이 허용되는 의료인에 의하여 개설·운영되고 진료행위가 이루어졌다면, 1인 1개소 조항을 위반하지 않은 의료기관과 차이가 없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재판부는 "의료인으로서 자격과 면허를 보유한 사람이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건강보험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를 실시했다면, 설령 이미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고 있는 의료인이 위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개설·운영하였거나,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위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 것이어서 의료법을 위반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 사정만을 가지고 위 의료기관이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요양급여를 실시할 수 있는 요양기관인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거나, 위 의료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하는 행위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의하여 보험급여 비용을 받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재판부는 의료인에 의해 이중개설된 병원은 비의료인에 의해 개설된 사무장병원과 다르며, 공단의 요양급여환수 등 행정처분이 부당하다는 것.

이에 대해 김준래 국민건강보험공단 선임전문연구위원은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의료서비스의 질이 보장된다면 환수가 불가하다는 판단인데, 사무장병원의 경우에도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하므로, 의료서비스 내지 요양급여의 질은 담보된다"며, "그런데도 이에 대해서는, 대법원은 비용을 환수하라고 판단하였기에 이번 판결은 형평에도 반하는 판단이며, 논리적으로도 서로 모순되는 판결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한 배후의 의료인이 개설 운영했다면 여러 개 개설해도 적법하다는 것인데, 과연 '의료인이 개설 운영하였다는 것'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없어 향후 추가적인 판단을 받아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즉, 배후의 실질 개설 운영자가 의료인이라고 하면서, 주식회사를 도구로 하여 의료기관을 운영하거나, 비의료인을 대리인으로 보내서 개설명의 의료인들을 지휘 감독하는 것도 가능한 것인지, 이러한 운영도 가능한 것인지 향후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판결은 현행법을 사문화 시키는 것"이며, "실질적으로 병원을 여러 개 개설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라면, 판결이 아닌 법을 개정해서 허용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입법자의 입법의도에도 반하는 판단"이라고 반발했다.
 
그간 1인1개소법을 놓고 갈등했던 치과계는 대법원의 판결에 극과극의 반응을 보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먼저 대한치과협회는 유감을 표명하며, 1인1개소법 사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치과협회 1인1개소법사수 및 의료영리화저지 특별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1인 1개소법'을 위반한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환수 근거에 대한 정확한 규정을 법으로 명문화하는 것 뿐"이라며, "1인1개소법을 위반한 의료기관은 사무장병원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시민단체 및 타의료단체, 정치권에 알리는 것은 물론 치과계의 명운을 걸고 보완입법 통과를 위해 벼랑 끝에선 심정으로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치과 전문 컨설팅 기업 ㈜유디의 고광욱 대표는 "네트워크 병원은 의료인이 개설하고 정당하게 진료하는 정상적인 의료기관이라는 것을 인정 받았다"며, "그 동안 무고하게 이뤄진 네트워크 병원에 대한 가짜뉴스가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 졌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건을 진행한 법무법인 반우(盤友)의 김주성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로 건보공단 처분의 위법성이 확인되었으므로, 건보공단은 직권취소하고 거부된 요양급여비용과 부당이득환수조치한 진료비를 의료인에게 모두 반환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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