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보사 사태 뿐인가? 바이오벤처업계, 윤리 회복할 때

메디파나뉴스 2019-06-04 10:15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가 허가최소되면서 그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가 곤두박질 치면서 투자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가 줄을 잇고 있고 치료를 받은 환자들도 연이어 피해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도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인보사 개발을 지원한 약 140억원을 환수하는 절차에 들어갔으며, 한 시민단체는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와 허가 당시 식약청장인 손문기 전 청장을 상대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회와 환자단체연합회는 허가 당시 심의단계에 의혹을 제기하며 식약처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촉구했다.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에 대한 신약 허가는 효능과 위험성에 대한 일치되지 않은 전문가들의 의견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7년 4월 첫 허가심사에서는 전문가 7명 중 6명이 "증상 완화만으로는 위험성이 큰 유전자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당시 식약처는 "유전자치료제는 15년 장기추적을 해 안정성을 관찰하도록 하고 있는데 인보사의 경우 1상 시험 대상자가 이미 7년 이상 장기 추적 결과가 있다"며 "아직까진 종양 발생 보고는 없었다"고 보아 허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개월 뒤 다시 열린 중앙약심에서는 허가를 반대했던 위원 3명이 빠지고 5명이 새로 선임되면서 신약 허가 결정이 났다.
 
식약처측은 이같은 위원 교체에 대한 사유로 1차 참석 의원 중 3명이 개인 일정 등의 사유로 불참하면서 정족수를 채우기 위한 신규 위촉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사실 유전자치료제는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 아직도 상용화하기에는 안전성이 확실치 않다는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 때문에 바이오 신약의 성공은 막대한 투자와 완벽에 가까운 임상 데이터가 필수불가결해 결코 쉽지 않은 신약개발 과정이라고 인식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바이오'로 일컬어지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에선 무수히도 많은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면역치료제 등의 신약개발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다.
 
바이오 신약에 대해 국내에서 R&D가 활발하게 연구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펀딩을 위해 거액의 자금이 끌어들여지고 투자이익을 최대화하려는 전시성 연구성과 발표는 여간 우려스러운 일이 아니다.
 
실제 최근 수년간 K바이오 흐름을 타고 수많은 바이오벤처들이 학계 교수와 전문경영인, 금융계가 손잡고 우후죽순으로 설립됐다. 앞으로도 한동안 이같은 붐을 타고 벤처사 설립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심지어 K바이오 붐에 편승해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의대교수나 약대교수를 찾아가 벤처회사를 설립하자고 제안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연구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수백억원 정도의 펀딩이 모아지는 것은 너무 쉽다는게 요즘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펀딩을 통해 투자자를 모으고 기술특례 상장까지 추진하면 수백, 수천억원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성공 확률이 바늘구멍 만큼이나 작은 바이오 신약개발 과정을 감안할 때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그 사회적 파장, 그리고 'K바이오'의 신뢰도가 실추되어 커다란 재앙이 올 수 있다는 우려다.
 
근간에 'K바이오'에 부는 광풍은 이 때문에 다시 되돌아보고 윤리를 되찾아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바이오 열풍을 타고 생겨난 크고 작은 바이오벤처사들이 이미 200여곳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수많은 벤처들이 저마다 성공 확신을 강조하며 수많은 데이터들을 양산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거기에 현혹되고 있다. 따라서 멀지 않은 미구에 다시 1990년대 활화산처럼 불타오르다 꺼져버린 테헤란밸리의 IT 신화처럼 기업도산이 줄을 잇지 않는다고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제2의 인보사 사태는 언제든 터질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식약처는 벤처기업이 내는 자료와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말고 이의 검증을 위한 심사 과학화에 매진해야 하며, 개발 초기부터 신약개발업체와 함께 호흡하며 동반자가 되는 기술적, 행정적 협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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