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생동 4배 증가… 제네릭 난립 대책이 가져온 아이러니

올해 5월까지 1,411품목 허여, 공동생동 급증… 과도한 난립에 "불필요한 비용 지출" 우려
이호영기자 lhy37@medipana.com 2019-06-05 06:04
정부의 제네릭 난립 대책이 공개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제네릭들이 더 난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공동생동 단계적 폐지와 조건부 제네릭 약가 정책 등이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미리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자 하는 제약사들의 행보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식약처의 의약품 허가현황을 보면 명확해 진다. 메디파나뉴스가 4일 의약품 허가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허가받은 제네릭은 총 1,704품목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허가받은 제네릭이 507품목이었던 점을 비교하면 3배를 훨씬 상회하는 증가폭을 보여줬다. 지난해 전체 제네릭 허가 수인 1,104품목보다도 크게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공동생동 제도에 대한 규제 정책이 발표되기 전인 1월에만 211품목이 허가를 받으며 이미 제도 시행의 여파는 시작됐다.
 
이후에도 2월 188품목, 3월 342품목, 4월 452품목, 5월 511품목이 허가를 받으며 점차 허가건수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조짐은 지난해 하반기 발사르탄 사태 이후 제네릭 난립 문제가 부각되면서 나타났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공동생동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제약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 질 수밖에 없었다.
 
발사르탄 사태는 국정감사 등을 통해 여론과 국회로부터 제네릭 난립에 대한 질타로 이어졌고 정부가 제네릭 난립 대책을 위한 TF를 구성한 시점부터 제약사들도 공동생동 규제에 대비했던 셈이다.
 
공동생동 폐지를 염두해두고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았던 만큼 규제 강화 이전 최대한 많은 제네릭 파이프라인을 갖추려는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의약품 허가 건수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난해 제네릭 허가 품목 중 생동성시험 자료를 허여받은 품목수와 올해 허여받은 품목수를 비교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생동허여는 제네릭 의약품 원개발사의 생동성시험 자료를 타 제약사가 공유해 제품을 허가받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1월부터 12월까지 제네릭 허여건수가 100건을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발사르탄 사태로 논란이 커졌던 8월에는 35품목만이 공동생동으로 허가를 받았고 이후에도 9월 33품목, 10월 57품목, 11월 47품목, 12월 87품목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1월 들어서며 바뀌기 시작했다. 대형 품목의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들의 대거 진입 사례가 없었음에도 제네릭 허여건수는 급증했다.
 
1월에는 135품목이, 2월에는 144품목이 허여를 받아 제네릭 허가를 받았는데 3월부터 허여건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3월에는 전체 342품목의 제네릭 허가 건수 중 81.8%의 비중인 280품목이, 4월에는 전체 452품목의 제네릭 허가 건수 중 88.7%의 비중인 401품목까지 증가했다.
 
5월에도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다. 5월에는 전체 511품목의 제네릭 허가 건수 중 88.2%에 해당되는 451품목이 공동생동으로 허가를 받았다. 즉, 올해들어 총 1,411품목이 공동생동을 통해 허가를 받은 것이다. 같은 기간 350품목만이 공동생동을 통해 허가를 받은 것에 비하면 4배나 늘어난 셈이다.
 
지난 2월과 3월, 정부의 제네릭 난립에 대한 허가, 약가 규제가 발표된 이후 공동생동으로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노리는 시도가 더 많이 늘어났음을 반증하는 결과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상반기에만 제네릭이 2,000품목이 넘게 허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과도한 제네릭 난립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약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개편안 발표 이후 약가 유지의 마감 임박에 걸린 다급한 제네릭 사들이 데드라인 전 품목확보를 위한 불필요한 품목 허가를 신청하고 있다"며 "허가 인력 업무시간 낭비와 불필요한 비용 지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품목확보 움직임이 치열해지는 것과 달리 실제 매출은 발생되지 않기 때문에 품목 구색 맞추기 식의 허가 수만 증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정부가 늦게나마 제네릭에 대한 규제에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규제 전 많은 제약사들이 공동생동에 따른 제네릭 허가에 앞장서면서 단기간에 많은 제네릭들이 난립하고 있다"며 "정부가 지속적인 약가 사후관리 기전을 추가 도입하는 등 제네릭이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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