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난임사업, '지자체 조례' 저지 나선 지역 의사회들

지역한특위 출범과 맞물려 방어적 태도에서 공세적 전환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6-12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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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지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방난임사업'과 관련해 지역의사회가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해당 이슈를 미리 알지 못해 방어적인 입장이었다면, 이젠 지역 한방특별대책위원회와 바른의료연구소(소장 김성원) 등 의사단체가 합심해 공세적인 입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전라남도의사회(회장 이필수)는 지난 11일 성명서를 통해 "전라남도 의회는 저조한 임신성공률과 임부와 태아에 검증되지 않은 한약제가 사용되고 있는 한방난임사업이 포함된 모자보건조례안을 즉각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차영수 전남도의원은 모자보건조례안을 지난 5월 24일 대표 발의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의학적ㆍ한의학적 난임치료를 위한 시술비 지원'을 명시해 한방난임사업을 지원한다.

이에 전남도의사회는 "모자보건조례안을 '의학적 타당성이 있는 난임치료를 위한 시술비 지원'으로 원안 수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계속 한방난임사업을 진행하여 산모와 신생아에게 건강상의 위해가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의회와 해당 정책 발의자에게 있다"고 강경하게 요구했다.

지자체의 '한의약 난임부부 지원사업'은 지난 2009년 대구광역시에서 시작된 이후 2016년까지 전국적으로 지자체와 기초지자체가 지역 여건을 반영해 자발적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그동안 의사단체는 이에 대한 대응을 따로 하지 않아 이 사업은 '한방난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6년 부산시를 시작으로 순천시, 목포시, 수원시 지자체들이 '지자체 모자보건조례'를 통과시키며 사업이 확대됐다.

그러나 2018년 바른의료연구소가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슈화를 시키면서 지역의사회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게 된 것.

바른의료연구소가 지난해 '한방 난임 지원사업'을 시행한 2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방 난임 사업의 임신성공률은 8.4개월 평균 10.5%에 불과한 것으로 이는 난임여성의 자연임신율(8.4개월 기준 11.9~34.4%)보다도 낮은 수치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 5월 사업을 진행한 서울시 7개 자치구를 분석한 결과, 6.6개월간 임신성공률이 8.1%에 불과해 유효성이 없음을 재차 입증했다.

이런 조사결과가 의료계 내부에 공유되며, 현재 인천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시도광역시의사회에서 한방특별대책위원회가 조직됐고, 각 지역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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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4월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도 한방 난임치료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추진하자, 제주도의사회 차원에서 도의회를 방문해 "한방 난임치료 사업으로 혈세 낭비를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  

이 같은 주장이 개진되며 결국 제주도의회는 관련 조례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의협 한방특위 관계자는 "이번 건은 지역의사회 활동의 의미 있는 결과라고 본다. 중앙 한특위가 모든 지자체의 조례와 정책 추진을 알지 못하는 만큼 지역에서 적극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북도의사회 산하 한특위와 충북도 산부인과의사회 역시도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청주시에서 진행하는 한방난임사업의 철회를 촉구했다.

지난 2018년도 청주시에서 시행한 한방난임사업에 총 56명이 참여해 6개월 이상 치료했으며, 이후 2개월간 관찰기간을 가졌다.

총 8개월 동안의 사업기간 중 임신성공률 10.7%는 오히려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난임여성의 7~8개월 동안 자연임신율 20~27%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충북도 한특위는 "한방난임치료 대상자 중에는 한의원에서 시간을 보내면 안 되는 조기폐경이 임박한 환자도 포함되어 있고, 신체적 문제가 있어 시험관 시술을 하지 않으면 임신이 되지 않을 환자도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부터 효과 검증도 없이 고통받는 난임 가족들에게 시행한 정책이며, 이미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놓은 마당에 2019년에도 혈세를 투입 것은 부적절한 졸속 전시행정일 뿐이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바른의료연구소가 지난 10일 분석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역시 2017년, 2018년도 한방난임사업에 무려 10억 원을 지원했으나, 임신성공률 평균은 9.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의료연구소는 "경기도 한방난임사업은 오히려 난임극복을 더욱 힘겹게 만들어 난임여성에게 희망고문만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난임극복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한방난임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경기도에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에서 조직된 한특위와 의사단체가 연대를 통해 한방난임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추후에도 지자체에서 시행 예정인 한방난임사업에 적극적인 의견 피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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