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중재원, 치밀하게 판단하는 곳‥전문성엔 항상 자신감"

윤정석 의료중재원장, 의료감정과정 전문성에 강한 자부심‥의료계 신뢰 향상 위한 투명성 강조
선의 과실에 대한 형사적 처벌 과다·불가항력 사고 부담금 문제 등 지적도
신은진기자 ejshin@medipana.com 2019-06-12 06:00

"우리는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의료감정을 한다. 감정결과에 대해 '아니다'고 할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있다."
 
윤정석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의료중재원) 원장<사진>은 11일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를 통해 중재원의 전문성·객관성을 강조하고, 의료계와 국민들의 신뢰도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약속하고 나섰다.
 
검사로 20년, 변호사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고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을 거쳐 올해 1월 의료중재원장으로 부임한 윤 원장은 의료중재원에 대한 의료계와 국민들의 불신, 불안을 인지하고 있다며, 주요 현안에 대한 중재원의 입장을 전했다. 다음은 전문기자협의회와의 일문일답이다.
 
Q.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해서도 의료인의 책임을 부과하고 있어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반발이 큰데 대책이 있는가. 또한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재원의 분만의료기관 분담금을 요양급여비용에서 공제하게 된 것에 대한 의료중재원의 입장이 궁금하다.
 
윤정석 원장(이하 윤) : 의료중재원은 '불가항력 의료사고의 범위'를 치밀하게 판단하는 곳이다. 현행법상 불가항력 의료사고라도 의료인이 30%의 분담금을 지불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정책적으로 결정된 사안이라 중재원이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재원은 보험적 성격이기에 중재원에서 기금을 운영할 것이 아니라 보험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불가항력 의료사고'에서 의료과실이 '0'이라고 판단하기에는 '팩트'의 확인이 쉽지 않다. 또한 신청인들은 의료인과실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접수를 한다. 접수된 사건들은 결과적으로 사람이 죽거나 장애가 발생한 상황이기에 조치는 인지상정의 문제다.
 
제도 자체는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배상금 부담을 의료인들에게 지우고 있어 반감이 있음을 알고 있는데, 공공적 측면에서 보자면 의료인도 분담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재원의 분만의료기관 분담금을 요양급여 비용에서 공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납부자와 미납부자의 형평성을 도모할 수 있게 된 상태다.
 
보상재원의 충분한 확보를 통해 산부인과 의료인의 안정적 진료환경 조성과 피해자의 신속한 구제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향후 의료기관 부담비율 조정 협의 등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Q. 병원내 CCTV 설치 의무화를 두고 찬반의견이 뜨겁다. 의료중재원 입장은 어떠한가.
 
: 병원 CCTV 자료는 의료사고에 대한 감정 시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CCTV가 의료인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지양해야 하고, 환자 신체부위가 노출되는 등 개인정보에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Q. 최근 장애등급제가 폐지됨에 따라 자동개시가 무분별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의료계의 우려가 있다. 중재원의 입장은 무엇인가.
 
: 의료중재원은 신체감정업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고, 신청인들이 장애판정을 받아오면 그 이후에 심리를 개시하는 기관이다. 의료계는 기존과 달라진 중증장애 판단 기준에 대해 걱정하고 있으나 이는 이미 국회, 복지부 등과 함께 법안개정에서 논의되었어야 할 일이다.
 
다만 내부적으로 자동개시 사건이 급증할 것이냐를 검토한 결과, 자동개시 제도 도입(6월 10일) 이후 장애 2~3등급 사건 의뢰 중 불참 현황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자동개시 대상 증가는 연평균 총 43건 수준이다.
 
자동 개시 대상이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현행 1~3급)'로 확대시행돼도 전체 신청건수 대비 큰 폭의 사업량 증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대상 43건은 2018년 기준 신청건수(2,926건) 중 1.46%만을 차지한다. 물론 실질적인 운영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중재원은 향후 법정 처리기한 최대 120일 준수를 위해 업무처리 절차 개선 및 간이조정 활성화 등 전반적 업무효율성을 제고하겠다.
 
Q. 소비자분쟁조정과 의료중재원 모두 경험을 했다. 차이점이 있나.
 
: 의료중재원의 감정체계가 보다 심층적으로 아주 잘 되어있다. 우리원의 감정단은 모두 전문의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이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감정서를 생산하고 있다. 소비자원의 경우 개인감정위원이 개인적인 의견을 전달한다. 한명이 하는 감정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중재원이 인원이나 체계 측면에서 훨씬 잘 갖춰져있다는 것이다.
 
중재원과 소비자원의 차이가 있다보니 불필요한 이중중재 신청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규정을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두 기관은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만족도를 높이고, 상호보완적 차원에서 운영될 필요가 있다. 
 
Q. 재판이나 검찰 기소 등에서 의료중재원의 의견을 많이 인용하고 있다. 수사기관 의뢰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인가.
 
: 급격한 증가는 없다. 수탁감정이 100% 우리에게 오지는 않는다. 수사책임의 결과도, 최종판단도 수사기관에게 있다. 의료중재원은 수사기관이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 궁금해하는 것을 보완해주는 곳이다.
 
우리는 증거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증거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 조언을 한다. 수사기관이 의무기록을 보고 특정사안에 대해 의뢰를 하면 의료중재원은 의견을 제시한다. 감정결과에 좌우되어 유무죄가 결정되지도 않고, 증거판단은 수사기관이 한다. 물론, 의료사건 전담부가 생겨서 중재원에 의료분쟁 조정관련 교육을 받으러 검찰에서 파견되어 오는 일은 있다.
 
단, 선의로 생명을 구하려다 발생한 실수를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 수사기관은 피해자와 합의가 된 선의의 과실에 대해 형사처벌 범위를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
 
명백한 과실, 고의수준의 과실이라면 형사처벌이 필요하겠지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처럼 피해자와 합의가 되면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민사합의가 되면 면책하는 방안 등도 시간이 지나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의료계에서는 수탁감정 결과를 두고 의료중재원이 수사기관이 원하는대로 해석을 한다고도 지적한다. 의료중재원이 수탁감정을 안할수는 없는데 의료계의 신뢰도를 높일 대책이 있나.
 
: 수탁감정 결과가 의사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는데, 수사기관에서 의사 과실의 근거로 감정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의료인에게 잘못이 없는데 잘못했다고 하지는 않는다.
 
의료중재원은 감정결과에 대해 '아니다'라고 할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할 정도로 우리의 감정결과에 자신이 있다. 감정위원 전원이 각 분야에서는 그만큼 전문가다. 애매하고 어려운 사건일수록 우리는 더 투명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의료인들을 만나면 중재원에 크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없더라. 대립적 구도가 반감을 조성하는 것 같다.
 
우리기관에 대한 만족도는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낮다. 분쟁사건을 다루다 보니 고소한 사람이 100% 만족하면 피고소인은의 만족도는 0이 되다보니 만족도는 50%의 한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업무적 특성이 있지만 그래도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업무절차 등을 보완해나가겠다. 국민들과 의료계에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게 조직도 개편해나가고자 한다.
 
윤정석 원장은 "공자가 논어에서 말하길 물탄개과(勿憚改過)로 잘못을 고치길 두려워 마라라는 말이 있다. 잘못은 잘못이되, 더 큰 잘못은 알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재원은 잘못된 것은 고쳐나가고, 혁신적 운영을 통해 신뢰도 높은 업무를 수행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재원은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에 따른 간이조정 통상조정절차 전환 등 운영상 미비점을 개선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도움을 줄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11일 개정공포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이 2019년 6월 12일자로 시행됨에 따라, 후속조치로써 ▲간이조정의 통상조정절차로의 전환 근거 조항 신설 ▲장애인복지법의 개정에 따른 자동개시대상 범위 반영 ▲손해배상대불금 회수를 위한 자료 제공 근거마련 등의 법률이 개정되고,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반영, 개정된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감정위원 중 권익 위원은 5년에서 3년으로, 검사위원은 현직 검사에서 검사 또는 검사로 4년 이상 재직 경력자로 감정위원의 자격요건 완화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전원 찬성으로 의결하는 감정부 운영규정을 법률로 명시 ▲각 분야별(보건의료, 법조인, 소비자 권익위원) 각 1인 이상 반드시 출석 규정 신설 ▲2개 이상의 진료과목이 연관된 사건의 경우 유관 진료과목 감정위원 및 자문위원 의견 청취 신설 ▲간이조정절차 중 신청인과 피신청인 간에 이견이 발생하거나 쟁점이 추가되는 경우 통상의 조정절차로 전환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분담금 요양급여비용에서 징수 근거 신설 ▲손해배상금 대불금 회수를 위한 자료제공 근거 마련 등의 내용이 개정안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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