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배치 강화의 당위성 입증‥ "정부가 적극 나서라"

간호사 비율 10% 높이면 환자 사망률 7% 감소, 외국은 정부가 나서 배치 수준 높여
병원·간호계 입모아, "인력 확대할 수 있는 수가현실화 방안 필요"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6-13 06:01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간호사 1인당 담당하는 환자의 숫자를 줄일 수록 환자의 안전과 의료의 질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 속에, 병원들이 실질적으로 인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수가개발 및 간호등급제 개선 등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 주관의 '국민건강권 보장을 위한 간호의 질 향상 방안 토론회'에서 간호사 배치수준 강화의 당위성이 논의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세계적 석학인 린다 에이켄(Linda Aiken)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간호대학 교수와 제임스 뷰캔(James Buchan) 영국 퀸마가렛대 교수는 간호사 배치 수준과 환자 안전 및 의료의 질 간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여주며, 해외 선진국에 비해 심각한 수준의 우리나라 간호사 배치 수준을 향상해야 함을 역설했다.

먼저 린다 에이켄(Linda Aiken)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간호대학 교수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국제비교연구를 근거로 간호가 환자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에이켄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뉴저지 및 펜실베이니아의 491개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간호사 한 명 당 담당 환자가 1명 증가할 때마다 이로 인한 간호사 업무 가중으로 재입원률이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심부전·폐렴·심장마비 환자의 경우는 9%, 고관절·무릎관절 치환술 환자는 8%, 일반 수술환자는 3%, 어린이 환자는 11% 각각 재입원을 경험했다. 또 이로 인해 환자는 통증, 고통, 죽음을 야기하게 되며 의료비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의료 생산성마저 저해하는 등 환자와 병원, 정부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 온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부족한 간호사 인력을 보조인력으로 채울 경우 간호사의 사기저하는 물론 보조인력에 대한 지도와 감독으로 인해 간호사 업무를 가중시키고 환자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2014년 벨기에, 잉글랜드, 핀란드, 아일랜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등 유럽 9개국 300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42만27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간호학(BSN) 학사학위 간호사의 비율을 10% 높이면 환자 사망률을 7%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린다 교수는 "좋은 간호사 배치기준은 재입원, 장기입원, 중환자실 이용 및 감염과 같은 고비용이 소요되는 부정적인 환자결과를 예방할 수 있다"며, "근거를 기반으로 한 간호사 배치는 높은 가치의 투자이다"라고도 강조했다.

뒤이어 배성희 이화여대 간호대학 교수는 외국과 비교되는 우리나라 간호사 배치 수준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간호사 1명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경우 평균 16.3명을, 병원은 43.6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는데, 이는 미국 5.7명, 핀란드 5.5명, 스웨덴 5.4명, 노르웨이 3.7명 등과 비교해 적게는 3배, 많게는 11배나 많은 환자를 맡고 있는 것이다.

배 교수는 "이는 간호사에게 장시간 근무 및 초과 근무, 높은 업무 강도 및 불충분한 휴게시간 등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게 되고 결국 간호사를 병원에서 떠나게 함으로써 인력수급 불균형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배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은 미국과의 비교에서도 드러났다. 미국의 경우 간호사의 평균나이와 근무연수가 각각 46.7세와 18.1년이었던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28.7세와 6.2년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또 탄력근무제로 근무하는 시간제 간호사 비율이 미국은 전체 간호사의 27%를 차지했던 반면 우리나라는 0.5%에 불과해 간호사 인력 운영이 경직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외국의 사례 등을 통해 우리나라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의 측면에서 간호사 배치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 가운데, 뒤이은 토론회에서는 실질적으로 어떻게 간호사 배치수준을 강화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왼쪽 사진>은 병원 경영자의 측면에서도 간호사 배치수준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인력확충, 시간제 및 야간전담 간호사 활용, 교대제 개편, 임금 인상 등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마련하여 실시해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병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력공급, 인력 충원에 따른 재정 투입 방안 부재 등으로 병원의 자구책에는 한계가 존재하여, 실질적으로 간호인력 배치수준 향상으로 이어지기 힘든 우리나라 병원의 현실적 한계다.

송 상근부회장은 "간호사 배치수준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인력 투입을 위한 공급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배치기준 향상에 따른 필요 간호사 수, 정부 정책 추진과 타 산업으로의 유출 인력등을 고려한 공급 등이 추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 간호사 면허자 중 50%만이 임상에서 일하고 있다며, 임상을 떠난 간호사들을 병원 현장으로 돌려오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지만, 나머지 50%의 30%는 간호와 관련된 유사 직종에 근무하는 것으로 보인다. 간호사 면허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수요가 사회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통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간호사 면허를 가진 인력이 병원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많은 수요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와 관련한 간호사 배출 확대 정책도 아울러 중요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간호인력 공급확대가 지방 및 중소병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더불어 마련돼야 한다며, 지방 중소병원들의 인력 충원에 대한 적정 보상도 주문했다.

송 상근부회장은 "입원료 수가의 경우 원가 보존률이 50% 정도로 매우 낮아 병원입장에서는 입력을 투입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인력 투입과 3교대 등 근무특성을 고려한 적정보상이 간호사에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가현실화와 매년 임금인상률 등을 반영하여 수가가 조정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원간호사회 박영우 회장<왼쪽 사진>은 공급 확대 보다는 간호사 노동 및 간호서비스의 가치가 반영된 수가를 개발하고, 간호등급제의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여 제도의 실효성을 갖추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간호사 노동 및 간호서비스의 가치가 반영된 수가를 개발하고, 간호등급제의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여 제도의 실효성을 갖춰야 하며, 현행 의료법에 규정된 간호사 최소배치 수준을 지키지 않은 법 위반 의료기관에는 제재를 하는 등 법적 강제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의료기관 종별 또는 지역별 간호사 급여 차이는 간호사가 다른 의료기관 또는 다른 직종으로 이직하게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이자 지역별 종별 간호사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며, "간호업무의 난이도와 환자 중증도에 따른 급여 차이는 당연하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간호사의 업무특성을 고려할 때 지역별 종별로 동등한 수준의 간호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선이 필요하다"고 국가 정책 입안 및 지원을 요청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보건복지부 간호정책 TF 홍승영 팀장은 "우리나라는 외국과 환경이 다르다.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한 방향성을 정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수도권으로의 의료 쏠림 현상과 행위별 수가제라는 독특한 지불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 인력 문제는 인력 그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의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다. 각 의료기관이 적정한 기능을 제공하고, 적정한 규모의 병상을 차지하도록 조정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리고 사회적으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단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며 급진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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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직간호사
    해결방법은 외국처럼 간호사 일인당 담당 환자수를 제한하는겁니다 tf팀에서 급진적인 해결을 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계속해서 간호사가 자살하는걸 막을 수 없어요 늦어지면 늦어지는만큼 더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죽음을 택할겁니다..
    2019-06-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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