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 월드클래스지만‥응급실 과밀-높은 외상사망 여전

`ICEM 2019 서울` 전세계 응급의학 전문가 한자리…이강현 조직위원장 "공공성 고려한 정책 필요"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19-06-13 06:06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국내 응급의학 발전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왔으나, 후진적인 응급실 과밀화 문제, 취약지 응급의료 부재 등의 문제로 여전히 높은 외상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강현 아시아 응급의학회 이사(2019 세계응급의학회 조직위원장·사진), 이경원 응급의료지도의사협의회 이사장·김현 원주연세의대 응급의학과 교수 등은 지난 12일 세계응급의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정책 및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에 18회를 맞아 가장 큰 규모로 마련된 세계응급의학회 학술대회(ICEM 2019)가 한국에서 개최되면서, 71여개국에서 약 2,600여명의 응급의료종사자가 서울 코엑스로 모였다.
 
양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뤘으나 SCI 등 공인된 저널에 게재된 논문이 가장 많은 등 학문의 질적으로도 매우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응급의학과 관련된 중요 이슈만 370여개를 학술 프로그램에 녹여낸 것은 물론, 저체온 치료, 에크모 차료 등 소생의학(RES)과 중증응급의학 분야가 이번 학술대회에서 대대적으로 다뤄졌고, 중증외상환자들의 대동맥 카테터 처치에 대한 사전 워크숍도 성료됐다.
 
문제는 최대 규모의 세계 학술대회를 무리 없이 치뤄낼 만큼의 학문적인 성장을 이뤘냈으나, 여전히 국내 응급실 상황은 후진적이라는 점.
 
세계응급의학회 이강현 조직위원장은 "응급의료체계 국내 상황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대형병원의 응급실 과밀화는 메르스가 닥쳤음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며, 경증환자들의 3차병원 응급실 방문 등 붕괴된 의료전달체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응급의학의 지속가능성 있는 발전을 이어가기 어렵다"면서 "의료계만의 노력으로는 해결 불가능한 사안이므로, 응급의료의 '공공성'을 고려해 보건당국이 같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 원주연세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도서산간지방 등 취약지의 응급의료 부실, 부재도 상당한 문제'라면서 "의료시설을 투자할 여건도 안 되고 투자해도 유지하기가 어려우며, 의사, 간호사 등 인력 수급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응급의학회만의 노력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다. 의료계 전체는 물론 정부에서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실제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예방가능한 사망률이 10%인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30%에 이르고, 권역의료센터에서는 20%에 그친다. 심정지 환자의 소생률도 서울 강남지역은 10%인 반면 지역에서는 2%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정부에서도 이를 인식한듯 학회, 시민단체 등과 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해결 의지는 가지고 있으나, 워낙 잘못된 전달체계가 고착화돼 있고 공공의료라는 인식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정책 및 제도 개선에 더욱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응급의학 팀워크 향상 위한 '업무범위 조정'·중환자 이송 위한 'SMIC' 수가 개편 촉구
 
또한 응급의학은 공공의료인 동시에 '팀워크'가 중요한 분야인만큼, 응급구조사의 권한도 보다 확대돼야 살릴 수 있는 응급환자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원 응급의료지도의사협의회 이사장<사진>은 "응급의료의 질은 응급구조사, 간호사 등과의 협력에 따라 달라진다. 이들에 대한 업무범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소방청에서 119 구급대 업무범위 확대(심정지시 제세동기 사용, 아나필락시스쇼크 환자에 한해 주사 사용, 분만시 자연분만시 탯줄절단 등 5가지) 시범사업을 준비 중인데, 이를 통해 안전성, 유효성 평가하고 법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병원-병원간 이송 '블랙홀'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이사장은 "현장과 병원 전 단계는 소방이 하지만, 병원-병원간 이송은 담당하는 곳이 없다. 블랙홀이다"라며 "특히 중환자일수록 병원-병원이 중요한데,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세금으로 위탁해 3년간 별도의 시범사업 형태로 SMIC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체계적인 중환자 이송이 가능하지만 타 지역에서는 대부분 영세한 사설 이송업체의 '깡통' 구급차로 시행되기 일쑤라는 것.
 
복지부에서도 해당 문제점을 인식하고는 있으나. 획기적 발전 방안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 이사장은 "SMIC와 같은 중환자 이송만큼은 보험체계로 들어와야 한다. 응급의료 협의체에서도 해당 안을 내서 건의했다"면서 "중환자 이송시 응급의학과 전문의, 간호사, 응급구조사, 관련 장비 등이 필요하므로, 지금과 같이 10만 5,000원의 일괄 수가 보상은 적절치 않다. 제대로된 보상책 마련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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