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제거술 중 대망 건드려 대량 출혈‥병원 사망 책임 60%

수술 중 과실로 대량출혈 발생했지만, 조치 취하지 않은 사실 드러나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6-14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담낭제거술을 받은 환자가 이틀 만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수술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병원의 주장과 달리 부검 결과 의료진이 담낭제거술 중 복막 주름인 '대망'을 건드려 대량 출혈이 발생했음에도 방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원은 해당 병원으로 하여금 손해의 60%를 책임지라고 판결했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는 담낭제거술을 받은 후 사망한 A씨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B병원 측에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고, 배우자에게는 8,400여만원을, 자녀 2명에게는 각 5천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A씨는 3일전부터 발생한 상복부 통증으로 지난 2013년 11월 13일 밤12시 경 B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가 약을 처방받고 증상이 호전돼 퇴원했다.

하지만 11월 16일 재차 복통을 호소하며 B병원을 다시 찾았고, 11월 18일 위내시경 검사 및 CT 검사를 통해 총담관 원위부 및 담낭의 담석증과 담낭벽이 비후돼 있음이 관찰되었다.

결국 B병원은 18일 '내시경적 역행성 취담도조영술'을 통해 총담관에서 담석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로 하고 이틀 후 20일에는 담낭절제술을 했다.

하지만 수술 후 다음날인 21일 A씨가 지속적인 복부 통증을 호소하다가 오후 1시경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B병원 의료진은 A씨를 급히 중환자실로 옮겼다.

시간이 지나도 A씨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B병원은 A씨를 22일 새벽 무렵 대학병원으로 전원했으나 A씨는 결국 23일 사망한다.

A씨에 대한 부검 결과, A씨의 위부터 대장까지 지방과 혈관으로 덮인 대망 부위에서 혈종 형성을 동반한 파열, 응고혈을 포함한 약 1800cc 정도의 복강 내 대량 출혈이 발견됐다.

부검의는 A씨의 대망에서 발견된 대량 출혈에 대해, 그 손상의 위치상 수술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B병원은 복강경 담낭절제술 시행 시 수술도구 삽입과 관련된 대망 손상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하여 이를 의료상 과실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보호자와 주치의 모두 스스로 복강경 담낭절제술 시행 부위와 대망 위치에 비추어 수술 중 대망이 손상될 수 없다고 진술한 점을 들어, 대망이 손상된 것이 의료진의 과실이라고 판단했다.

나아가 B병원 의료진은 A씨에 대한 복강경 담낭절제술 시행으로 A씨의 대망을 손상시켜 A씨에게 복강 내 출혈이 발생하도록 하고서도 이후 A씨에 대한 복부-골반CT 검사결과를 오독하고 감별검사를 시행하지 않아 A씨에게 발생한 복강 내 출혈에 요구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재판부는 "B병원 의료진이 A씨에 대한 복강경 담낭절제술 시행 과정에서 A씨의 대망을 손상시켜 A씨의 복강 내 출혈이 발생하도록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복강 내 출혈에 대해 요구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음에 따라 A씨에게 그에 따른 대량 출혈과 허혈성 쇼크가 발생했다. 그 영향으로 A에게 발생한 패혈증이 더욱 악화되어 결국 A씨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의료상 주의의무 과실을 인정했다.

다만, A씨가 B병원에 내원했을 당시 총담관과 담낭 내 담석 및 만성 염증 소견을 보이고 있었던 질환의 특성, A씨에 대한 치료 및 수술 경위, 복강경 수술이 갖고 있는 내재적 위험성 및 담낭절제술 후 시행한 A씨에 대한 복부-골반 CT 검사결과 판독의 난이성, 급속하게 진행된 A씨의 사망 경위, B병원 의료진의 치료 내역 등을 종합하면, 손해의 공평 분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B병원의 손해배상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 2019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관련 기사

[판례]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실명인증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조운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