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낙상, 사고 경위 불명확해도‥병원 책임 비율 60%

낙상 고위험군 환자에 예방 조치 다 했지만‥재판부, "주의 의무 부족해 사고 발생"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6-19 06: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의료기관에서 가장 빈발하는 환자안전사고 낙상. 그렇다면, 이 낙상사고에 대한 의료기관의 책임 비율은 얼마나 될까?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K대학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낙상으로 발생한 환자의 치료비의 60%를 K대학병원 측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2017년 12월 7일 급성담낭염으로 K대학병원을 찾은 환자 A씨는 경피적 담도배액술 및 도관 삽입술을 시행 받고, 다음날 혈압저하, 고열, 패혈증 등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K대학병원 의료진은 A씨를 낙상 고 위험관리군 환자로 평가하여 낙상사고 위험요인 표식을 부착하고, 각종 낙상사고 예방 조치를 취했다.

구체적으로 K대학병원 의료진은 A씨의 침대 높이를 최대한 낮추고, 침대바퀴를 고정했으며, 사이드레일, 침상난간 안전벨트 등의 조치 외에도, 환자 A씨에게 직접 여러 차례에 걸쳐 낙상 방지 주의사항 교육을 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A씨는 2017년 12월 11일 새벽 4시경 중환자실 침대에서 떨어져 뇌손상을 입는 낙상사고를 당했다.

건보공단은 이 사건 낙상사고로 인한 치료비 중 공단분담금으로 2018년 7월 19일까지 8,500여만원을, 2018년 10월 11일까지 4,600만원을, 2019년 2월 8일까지 3,500여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건보공단은, 이 사건 낙상사고가 K대학병원의 관리소홀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며, 건보공단이 지급한 공단분담금 총 1억 6천여만에 대한 책임이 K대학병원에게 있다며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K대학병원은 A씨를 낙상 고위험군 환자로 분류하여 낙상방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해당 낙상사고에서 K대학병원의 과실이 없다고 반발했다.

사건 당시 K대학병원이 작성한 간호기록에 의하면, 중환자실 간호사는 새벽 3시 25분경 A씨가 '뒤척임 없이 안정적인 자세로 수면 중'인 상태를 확인했고, 새벽 3시 45분경에는 'PTGBD 배액 중'이었다.

그런데 새벽 4시경 간호사는 '쿵하는 소리가 나 돌아보니 참상난간 안전벨트와 침대난간을 넘어와 엉덩이가 바닥에 닿아있는 모습을 발견함과 동시에 (환자가) 뒤로 넘어지며 머리를 찧는 상황'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모든 증거를 종합해도 A씨가 어떤 경과로 침대에서 떨어져 낙상사고가 일어난 것인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당시 A씨가 수면 중인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A씨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한 것으로 볼 자료가 없는 점, 사고 장소가 중환자실이었고 A씨는 K대학병원이 낙상 고위험군 환자로 분류할 정도로 낙상의 위험이 큰 환자이므로 K대학병원의 보다 높은 주의가 요구되었다고 할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할 때 이 낙상사고에 관해 K대학병원이 사고 방지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당시 K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간호사 1명이 환자 3명을 담당하고 있어, 환자 간호에 부족함이 있었다는 평가다.

재판부는 "다만, 사고의 구체적인 경위가 다소 불명확한 점, K대학병원도 낙상사고 방지를 위해 상당한 정도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는 점, A씨가 혈액응고도가 낮아 낙상사고로 인한 피해의 정도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배상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밝혀 K대학병원의 총 부담금액은 9,900여만 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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