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 "비식별 정보 빅데이터, 제약산업 발전 밑거름"

개인정보 형사재판서 심문절차 진행… "선의로 시작한 사업, 당시 잣대로 판단돼야" 호소
이호영기자 lhy37@medipana.com 2019-06-21 06:07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보건의료 비식별 정보를 통한 빅데이터의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향후 약학정보원의 다양한 데이터가 통계화되어 제공될 수 있다면 제약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2부 형사부는 20일 열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형사재판 변론에서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에 대한 피고인 심문을 진행했다.
 
이날 김대업 회장은 과거 약학정보원장을 맡은 당시 청구프로그램인 PM2000을 통해 수집한 처방 정보를 데이터분석 기업 IMS헬스에 제공한 부분 등에 대한 입장을 소상히 전했다.
 
김 회장은 변호인 심문에서 약학정보원장 업무를 맡은 당시 주빈번호 등 개인정보에 대한 암호화 부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부분은 몰랐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직원에 대한 책임을 미루려는 것은 아니지만 약정원장으로서 구체적인 방식이나 암호화 방법, 기술적 부분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았다"라며 "악의나 의도를 갖고 있던 것이 아니고 지금이라면 문제가 될 일이었겠지만 당시의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S헬스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회장은 "약사사회에서는 IT 전문가라는 소리를 오랫동안 들었고 초대 정보통신위원장과 약정원 설립을 주도했었는데 최소한 비식별 정보가 통계화됐을 때이 가치와 힘이 크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검찰 조사 과정에서는 비식별 정보의 통계화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라며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 당시 유비케어도 유사한 사업을 했었고 업체로부터 제안이 왔을 때 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IMS헬스는 최고의 정보통계 회사였고 최고 업체와 사업을 하고 싶었다"라며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은 비식별 정보의 통계정보 제공 사업에 대한 가치를 강조했다.
 
김 회장은 "대한민국의 제약산업은 과거 제네릭 중심에서 10여 년 전부터 신약개발의 흐름을 타고 있고 바이오산업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약학정보원의 다양한 데이터를 통계화 시켜 제공된다면 제약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예를 들어 A라는 고혈압약을 10년 이상 장기복용한 환자들에서 B라는 질병이 유발됐다면 빅데이터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연구자들이 추적조사를 하고도 찾기 어려웠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빅데이터의 가치는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미래이자 국민건강 증진의 미래가 될 수 있다"며 "그동안 가치를 지켜오는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실용화할 수 있도록 깊은 고려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재판부를 향해 "만약 데이터 사업이 범죄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알았다면 시작도 안했을 것이다. 선의로 한 일"이라며 "개인적인 이득도 없었고 개인정보로 인한 피해자도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약학정보원이나 모든 피고인들에게 지난 6년은 너무 큰 피해를 입었다"라며 "약정원은 신뢰 기반으로 의약품 정보를 다루는 곳인데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굴레가 있어 빠르게 벗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철저히 실행하면서도 가치를 살릴 수 있도록 재판부의 판단을 구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검찰 측 심문과 관련해서는 "당시 개인정보보호법도 없었고 암호화는 주민번호를 안보이게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치환방식 등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충분하게 암호화를 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 회장에 대한 심문 절차 진행 외에도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한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검찰 측이 공소사실에 개인정보라고 보고 있는 증거자료가 50억건에 달하는 상황에서 증거를 출력해 제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중 일부를 특정해 출력물로 제출하고 나머지를 파일형태로 담아 공소장을 변경하기로 하는 것이 쟁점이 됐다.
 
재판부도 이번 경우를 이례적이라고 보고 이 같은 방식을 허용해도 될 지에 대해 차후 피고인 측의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7월 22일 오전 11시 추가 변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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