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성모병원은 돈 밝히는 병원?‥오락가락 행정에 희생

의료급여 환자 47일 영업정지 행정처분 내린 정부, 여론 악화되자 돌연 '과징금'으로 수정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6-21 06:04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여의도성모병원이 보건복지부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하루아침에 '돈 밝히는 병원'으로 낙인 찍혔다.
 
 
최근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은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으로 다음주부터 47일간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진료를 중단한다고 밝힌바 있다.

지난 2006년 백혈병 환자 진료비를 '임의 비급여'로 청구한 것을 놓고 정부와 10년여 간의 법정공방을 벌인 끝에, 최근 업무정지 처분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애초 보건복지부는 여의도성모병원의 '진료비 부당청구'에 대한 행정처분으로 건강보험 부분과 의료급여 부분으로 일정기간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행정처분으로 여의도성모병원이 완전히 셧다운될 경우 발생할 환자들의 불편 등을 고려해,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의 절대 다수에 해당하는 건강보험 부분 행정처분에 대해서는 높은 금액의 과징금을 물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사정을 알 리 없는 일반인들과 일부 언론들은 여의도성모병원이 '의료급여 환자'에 대해서만 진료를 중단했다고 오해하고, 마치 '돈 안 되는 환자'를 일부로 받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제기했다. 행정처분에 따라 강제로 진료를 중단할 뿐이었던 여의도성모병원은 그야말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여의도성모병원은 "우리나라 의료보험체계에서 국내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환자이든 의료급여 환자이든 동일한 진료비를 받고 있다. 환자의 자격 요건에 따라 개인 부담금을 제외한 진료비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시·군·구에서 관리하고 지급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급여 환자의 경우 의료기관 입장에서 경제적 목적을 이유로 의료급여환자를 안 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따라서 돈 안 되는 환자는 안 받는다는 식의 여론은 국내 의료보험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건강보험환자와 의료급여환자가 마치 차별적인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병원 입장에서는 영업정지 행정 처분에 따라 발생할 의료공백, 의료전달체계 상의 문제 등을 우려해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환자에 한해서라도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을 택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업무정지 47일간 병원을 찾는 건강보험 환자 수는 약 8만 명이지만, 의료급여 환자수는 총 500여 명으로 1일 평균 10명 전후인 상황이다.

또 의료급여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업정지 기간 병원 진료를 예약한 507명의 의료급여 환자에게 일일이 연락을 드려서 상황을 설명하고, 예약 시기를 조정하거나 인근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안내했으며, 중증 투석환자 등은 병원 자선 기금을 활용해 무상 진료를 받도록 조치까지 취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의도성모병원이 복지부의 행정처분으로 논란에 시달리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여의도성모병원의 의료급여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을 돌연 과징금으로 재처분하여 일방적으로 병원에 통보했다.

이에 여의도성모병원 측은 "복지부의 일방적인 통보에 유감을 표한다. 일관성 없는 정부 행정 행위와 일부 언론사의 보도내용으로 인해 여의도성모병원은 심한 자괴감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간 병원경영이 적자임에도 공공의 의료영역에 앞장서 왔던 그간의 자부심이 무너지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특히나 여의도성모병원이 이번에 행정처분을 받은 사유인 2006년 `진료비 부당청구` 사건은 병원이 부당한 이익을 위해 과도하게 진료비를 청구해서 라기보다는, 환자의 고통을 고려해, 사용한 치료재료를 '임의 비급여'로 청구한 것 때문으로, 10여년의 법정공방 끝에 여의도성모병원이 일부 승소 판결을 이끌어낸 사건이다.

사건이 발생한 2006년 당시, 여의도성모병원은 백혈병 환자의 골수검사 시 사용하는 재사용 바늘이 건강보험은 적용되지만, 감염 우려가 높고, 반복 사용 시 끝이 무뎌져 심한 통증을 유발해 환자에게 좋지 않다고 판단해, 백혈병 환자에게 1회용 바늘을 쓰고 그 비용을 임의로 환자에게 비급여로 청구했다.

병원 의료진이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를 하기 위해 필요한 의료행위가 정부의 급여 책정과 맞지 않게 되면서, 여의도성모병원은 환자가 해당 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있다면 비용을 청구함으로써 더 나은 진료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임의 비급여'를 환자에게 청구했던 것이다.

병원 측은 환자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반발한 바 있다.

이에 법원은 "임의 비급여 진료행위를 했더라도 일정 요건을 갖췄다면 예외적으로 허용이 가능하다"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임의 비급여 진료행위의 요건을 충족한 데 대한 부분은 일부 인정을 받았던 것이다.

다만, 당시 법원으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진료비 부분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이 그대로 진행되어 건강보험 환자에 대해 35일, 의료급여 환자에 대해 47일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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