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은 'Dr. ArmStrong'‥국가대표 팔씨름 한의사

[연중기획] 보건의료인들의 취미는? ③팔씨름 한국 랭킹 TOP 5 김경호 원장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6-24 06:09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가운을 입고 상냥한 모습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젠틀한 원장님이 퇴근만하면 암스트롱(ArmStrong)으로 변한다?

최근 배우 마동석 주연의 영화 '챔피언'으로 국내에도 팔씨름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우리나라 팔씨름 프로 종합 랭킹 TOP 10에 이름을 올린 한의사가 있다. 바로 강남에서 '따순몸 한의원'을 운영하는 김경호 원장이다.

인터뷰를 위해 찾은 한의원에서 김경호 원장은 연신 따뜻한 미소로 진료를 보고 있었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 팔씨름 전국 5등 이라니 믿기 어려웠다.

우리나라 대표 파이터, 추성훈 선수도 이긴 적이 있다는 김경호 원장의 이중생활을 살펴봤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팔씨름‥늦은 나이에 한국 TOP 클래스 올라

김경호 원장은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아, 궁금증이 생기면 직접 몸으로 부딪혀 경험해보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 성격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배구선수로 광주 대표를, 중학교 시절에는 투포환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22살에 광주에서 열린 홍삼원 전국 팔씨름대회에서 3등을 해, 전국 8강까지 든 팔씨름계의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하지만 한의과대학에 진학한 이후로는 한의약에 몰두하여, 한 동안은 팔씨름을 잊고 살았다고 한다.

그러는 동안 전통 무예인 기천문을 수련하고, 본과 3학년 때는 약초에 빠져 전국의 산을 누볐고, 4학년 때는 전국 방방곳곳을 걸으며 국토대장정에도 도전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의원을 개원한 뒤에는 국궁, 사물놀이, 기천문, 한국무용에 판소리까지 다양한 취미를 섭렵했고, 태극권의 경우 대한 한의사 진식 태극권을 수료할 정도의 실력자로 중국에서 열린 세계대회에서 외국인 파트 2등을 하는 쾌거도 달성했다.

그런 그가 2005년 무렵 우연한 기회에 팔씨름 모임인 '파워존'에 참석해 최강자전 1위를 하면서, 잊고 지냈던 팔씨름에 대한 열정을 다시 찾았다.

30대 중후반의 늦은 나이에 팔씨름 선수로 도전하게 된 그는 40대까지 프로 대회 TOP 10에 들겠다는 목표를 놓고 한의원 경영과 팔씨름 훈련 및 머슬마니아 도전을 병행한다.

놀라운 기록, 그 뒤엔 고통스러운 부상과 재활의 노력이
 
 
그는 현재 한국 프로 팔씨름 랭킹 종합 TOP 10 중 5위다.

그의 열정을 다시 불러일으킨 2005년 시합 후 5년만에 대구 지역 랭킹 통합전에서 1위를 하고, 2013년에는 그립보드 팔씨름대회 +85kg급 1위, 2014년 실비스 클래식 2위, 2015년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 경기에서 -95kg급 2위(통합 3위), 2017년 대한민국 팔씨름 국가대표 선발전 프로부문에서 왼팔 -90kg 2위, 오른팔 -90kg 3위, 그리고 2018년에는 제1회 팔씨름의 날 배틀암에 42 승리하는 쾌거를 달성한다.

가장 최근인 올해 5월에는 제20회 팔씨름 국가대표 선발전 프로 오른팔 -90kg급에서 준우승(2위)을 차지해 한국 국가대표 팔씨름 선수의 자격을 얻었다.

팔씨름 선수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진지한 팔씨름 경기에서 한의사인 그가 이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능력과 열정, 그리고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김경호 원장은 "대학시절부터 시작한 태극권과 웨이트 트레이닝의 노하우를 팔씨름에 응용했다. 그렇지만 팔씨름 경기에 쓰는 근육과 기술은 다른 운동과 다르기 때문에 꾸준히 트레이닝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추나 및 근육학 등 한의사로 관련 의학적 지식이 있다보니, 근육의 활용 방법 및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서인지 팔씨름에 도움이됐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늦은 나이에 한의원 진료를 병행하며 팔씨름 시합에 도전하다보니 무리도 있었다. 실제로 경기 중 회전근개파열, 골퍼엘보, 삼각섬유연골손상, 이두근 단열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한 때는 팔씨름 은퇴를 고려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김 원장은 "프로급 팔씨름 선수 중 의사는 극히 드물다. 한의사여서 좋은 점은 부상을 입었을 때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부상을 입은 이후에 어떻게 컨트롤해야 할지에 대한 두려움이 적었다. 특히 회전근개 파열 때는 잠을 들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이 심했지만, 재출전을 목표에 놓고 재활을 해 1년 뒤 대회에서 2등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두근이 끊어졌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수술을 하지 않고 1년 반 동안 재활해 다시 경기에 나가 성과를 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그 때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부상이 나빴다는 생각보다 오히려 더 도움이 된 것 같다. 환자를 치료만 했지, 내가 직접 다쳐서 그 과정을 겪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아픈 와중에도 훈련을 하면서 그 과정을 몸소 겪었고, 인내와 노력의 결과가 얼마나 달콤한 지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즐겁게 무엇이든 도전하면 사는 인생에 대한 찬사

'훅(Hook)', '탑롤(Top Roll)', '프레스(Press)' 등 다양한 팔씨름 기술을 설명하는 그의 눈에는 도전과 열정이 있었다.

한국 TOP 10 중 유일한 40대이자 한의사인 그는, 자신이 가는 길이 도전이고 열정이요, 본보이라며 더 열심히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팔씨름의 매력은 무엇일까.

김 원장은 "팔씨름을 하면 정말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과 소통할 수 있다. 10대, 20대와도 경기를 했고, 세계 경기도 많기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과도 소통하고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우 마동석 주연의 영화 '팔씨름'에도 팔씨름 선수들과 함께 코칭에 참여하는 등 값진 경험도 할 수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 팔씨름의 가장 큰 매력은, 선수끼리 손과 손을 마주잡는 스킨십 속에 정정당당한 승부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이렇게 손을 잡는 스킨십을 통해, 상대편 선수하고도 마음이 통하고, 금세 친구가 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 50대가 돼서도 -90kg급에서 TOP 10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는 "꾸준한 훈련과 준비만 있다면 팔씨름은 다른 운동 경기에 비해 부상 위험이 적은 편에 속한다. 그래도 가끔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데, 그때 나의 경험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어 감사하다. 70대까지 팔씨름을 하고 싶지만, 안되면 코칭도 하고, 심판이라도 할 생각이다"라고 웃었다.

실제로 팔씨름 꿈나무들이 그에게 진료도 받고, 상담을 하는 일도 왕왕 있다고 한다. 그럴 때면 단순히 진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팔씨름 선수를 꿈꾸는 학생과 부모 사이의 갈등에 있어 가교 역할도 한다.
 
 
팔씨름은 한의사인 김경호 원장에게, 삶을 보다 아름답게 만드는 취미이다.
 
김경호 원장은 "사실 한의사라는 직업적인 삶도 있다 보니 해외 대회에 출전하고 싶어도, 병원 일을 제쳐둘 수 없어 어려운 점이 많다. 해야 하는 나의 일이 있지만, 조금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만의 시간을 갖을 때 스트레스도 풀리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안에 숨어 있는 달란트를 찾아라. 잠자고 있는 자신을 만나 도전해 본다면, 평범한 일상을 예술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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