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의협, 시민단체도 文케어 날선 비판‥政 "문제 없다"

문케어 2년 맞아 중간점검 시행.."적정수가 약속 못지키고, 재정상황 악화"
복지부 "지난해 의협 뛰쳐나가 전달체계 개편 논의 중단..내부 의견조율부터" 반박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19-06-26 06:06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현 정부 출범 이후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골자로 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인 '문재인케어'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부작용이 속속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강보험 재정이 8년만에 적자로 전환된 것은 물론,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져 대형병원으로의 쏠림현상이 극대화됐고, 지방 의료인력난이 극심해져 줄줄이 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문케어가 발표된 2년전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일차의료 강화, 적정수가-적정부담, 응급 및 필수의료비 우선순위의 급여화 등을 선행 조건으로 제시한 의료전문가들은 '예견된 상황'이라는 날선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과 대한의사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문케어 중간점검 토론회에서 이 같은 지적이 나왔으나, 정부에서는 "현재까지 나온 팩트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야당과 의료계가 이끈만큼 정부의 정책 추진에 대한 강한 비판이 잇따랐다.
 
의사협회 이세라 기획이사 겸 의무이사는 "정부에서 문케어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이 '적정부담-적정수가'였다"면서 "그런데 적정수가는 커녕 여전히 쌍커풀수술은 100만원, 찢어진 부위 봉합은 5,000원을 받는 비합리적 수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정부는 개선의지도 없다. 내년도 수가협상이 의원급의 경우 결렬됐는데, 공단 측이 2.9%라는 말도 안 되는 인상률을 제기했기 때문"이라며 "의료정상화 없이 비급여의 급여화만 하다보니 대형병원만 잘 살게 되고 중소병원과 의원들은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전달체계 개편 없이 보장성만 확대한다면 건강보험제도는 붕괴될 수밖에 없다. 돈 있는 사람은 병실에, 돈 없는 사람은 병원 복도 바닥에 눕게 된다"면서 "한정된 건보 재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제한과 수가 합리화, 전달체계 재정립 등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 박진규 공동회장 역시 "지방의료가 완전히 붕괴되고 있으며, 거꾸로 빅5 환자쏠림은 더 심화되고 있다"면서 "국가가 할 일은 비효율적인 문제를 효율화해야 하는 것인데, 문케어 추진으로 비효율화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문케어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여기에 의료질평가지원금, 수도권 병상 허가 등의 정책 추진으로 환자 쏠림은 물론 의료인력(의사, 간호사) 쏠림까지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모두에게 불행한 보험제도로 남지 않기 위해 조속히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방에서 의료기관을 운영해왔던 대한개원의협의회 좌훈정 보험부회장도 "지방에는 흉부외과, 신경외과 수술 못하고 애낳을 곳이 없다. 접근성, 적시설 등 국민 편의 증대가 동반되려면 반드시 적정재원-적정수가-적정보장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일단 효율적으로 건보 재정을 쓰려면 정부가 일차의료부터 재원을 투입하라"고 촉구했다.
 
심평원 급여기준실장을 역임한 바 있는 차의과대학 지영건 교수는 "현 정권 이후 다음 정권에서 대안이 없다. 지금의 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현재까지 한 보장성 강화 계획인 선택진료 폐지, 초음파·MRI 급여화만으로도 재정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 교수는 "마치 '곶감 빼먹듯'이 아껴왔던 건보 재정을 무작정 빼먹고 있다"면서 "당장 쏠림현상에 대한 대책부터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경증환자의 경우 재진 진료나 수술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시 환자 전액본인부담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의료이용체계의 강력한 통제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도 "저수가·불합리수가..모든 급여화 불가능" 지적
 
특히 주목할 점은 시민단체마저도 이례적으로 문케어의 순서와 방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는 점.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은 "시민단체에서 활동한지 19년째다. 19년째 저수가 문제가 지적되고 있지만, 정부가 적극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단순히 낮은 것을 넘어 불합리하고 언발란스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맹장수술은 5만 9,150원, 방아쇠수지는 1만 500원, 하지정맥류는 7만원, 유방양성종양제거수술은 5만 3,689원인데, 흉터성형은 CM당 10만원, 쌍커풀수술은 100만원인 상황이다.
 
윤 사무총장은 "조속히 국회와 정부, 시민단체가 수가 현실화와 합리화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만 현재의 보건의료체계 안에서 국민들이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서 "문케어에서 제시하는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도 적절치 않으며 일부만 급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케어 후 쏠림현상 부작용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을 제기하면서, "다만 이는 정부의 잘못만이 아닌 의료계, 정부, 지역사회가 같이 고민해 1차의료기관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문케어 추진 아무런 문제 없다..적정수가는 같이 고민"
 
하지만 정부 의견은 달랐다. 지금까지의 근거나 팩트(사실)를 보면 문케어 추진에 있어 어떤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은 "원래 비급여의 급여화에 7조원 정도 투입하려고 했으며, 2년이 지난 지금 2조원 정도 규모를 추진했다. 이와 함께 저소득층 본인부담상한제 인하,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을 추진해 가계 진료비가 2조 1,000억원 줄었다"면서 "팩트와 에비던스만 보면 문제 없이 문케어가 잘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산하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행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오늘 나온 비판과 달리 오히려 국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안다. 재정 우려가 많지만, 건보료는 평균 3.2% 내로 올릴 것이고 공언한대로 차기 정권에 10조 이상의 건보 누적흑자를 넘겨줄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항목별로 일부는 예상보다 많이, 일부는 예산보다 적게 지출되고 있으나만 아직까지 안정적으로 재정이 유지되고 있으며, 문케어 이후 상급종합병원 쏠림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도 근거 오류에 따른 '착시효과'에 불과하다고.
 
손 과장은 "상급종병 환자가 25% 급증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는 심사한 결과다. 심평원 심사 이관으로 인해 본원에서 하는 상급종병 심사가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의원과 상급종병 모두 11% 증가했다. 다음달에 보정을 거친 해당 결과가 심평원을 통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료전달체계 악화와 수가 불균형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일단 의료계 합의부터 이뤄져야 하나, 정부, 시민단체와 지난해 잘 얘기해오다가 의료계 내부 반대로 결렬된 바 있다"며 "이달 중에 전달체계 개편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므로 의료계도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수가현실화를 위해서는 'MRI 가격을 낮춰 중증처치와 수술 등에 돈을 투입'하는 기존의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국민들이 가치 있는 것에 돈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 과장은 "당장 재정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2년이 경과된 만큼 중간점검을 자체적으로 수행해 수정할 부분은 수려하겠다"면서 "매년 재정수지와 문제점 등을 분석해 합리적으로 개선·보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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