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로 주입하는 '산삼약침' 인정 불가‥"약침과는 달라"

대법원 "신의료기술평가 통해 안전성·유효성 검증 받아야"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6-28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일명 '산삼약침'이라는 이름으로 환자에게 제공되던 한의계 혈맥약침 치료법에 제동이 걸렸다.

한약에서 추출한 약물을 침과 결합한 기존의 약침술과 달리 '주사기'를 사용해 혈관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혈맥약침법은 엄연히 다르며, 신 의료기술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검증이 필요하다는 법원의 판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3월 A요양병원은 환자 B씨에게 혈맥약침 치료를 제공하고 본인부담금 920만원을 받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혈맥약침술에서 이용되는 혈맥이 한의학적으로 경혈과 같이 치료의 대상이기는 하나, 전통적인 치료방법을 고려할 때 혈맥약침술의 치료 원리와 방법은 혈관(혈맥)에 약물을 주입하여 치료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약침술의 범주에 해당하지 않으며, 신의료기술 신청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A요양병원으로 하여금 B씨에게 받은 9백2십만원의 본인부담금을 환급하라고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요양병원은 혈맥약침술이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에 비급여 항목으로 등재된 약침술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면서 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다.

긴 소송 과정에서 1심 법원은 건보공단의 손을, 2심 법원은 A요양병원의 손을 들어 주는 등 엇갈린 판결이 나왔는데, 최근 대법원은 원심인 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하는 판결을 내렸다.

즉, A요양병원의 혈맥약침술을 비급여 의료행위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대법원은 건보공단이 지적한 것처럼 A요양병원이 시행한 혈맥약침술이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지 못한 의료기술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신의료기술평가 제도는 지난 2007년 4월 28일부터 시행되어 새로운 의료기술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거쳐 이를 검증하고 인정하는 제도다.

약침술의 경우 기존에 널리 적용 시행된 의료기술로써 이미 안전성 및 유효성이 검증된 것으로 보아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됐다.

대법원은 "혈맥약침술이 이 사건 고시에 비급여 항목으로 등재된 약침술과 동일하거나 유사하다면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않아도 비급여 의료행위에 해당하게 될 것이나, 약침술로부터 변경한 정도가 경미하다고 볼 수 없다면 그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약침술은 한의학 고유의 침구이론인 경락학설[경락(經絡)과 경혈(經穴)을 통하여 물리적 자극을 전달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근거로 하여 침과 한약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방 의료행위로 치료 경혈 및 체표 반응점에 약 0.1~수ml 전후로 시술한다. 관련 교과서에서 약침술은 혈관 등을 피해서 주입한다.
 
혈맥약침술은 산삼 등에서 정제․추출한 약물을 혈맥에 일정량을 주입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설명되며 ‘산삼약침’이라고도 소개되고 있다. 한의학에서 혈맥(血脈)은 해부학에서의 동맥이나 정맥 그리고 모세혈관을 총칭하는 용어로 혼용되어 사용되어 왔으나, 산삼약침에서의 혈맥은 정맥에 국한된다. 혈맥약침술은 고무줄로 상박을 압박하여 혈맥을 찾은 뒤 산양삼 증류·추출액을 주입하고, 20ml~60ml를 시술한다.

대법원 재판부는 "한의학의 핵심 치료기술인 침구요법과 약물요법을 접목하여 적은 양의 약물을 경혈 등에 주입하여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의료기술이므로, 침구요법을 전제로 약물요법을 가미한 것이다. 그러나 혈맥약침술은 침술에 의한 효과가 없거나 매우 미미하고 오로지 약물에 의한 효과가 극대화된 시술이다"라고 지적했다.

혈맥약침술은 기존에 허용된 의료기술인 약침술과 비교할 때 시술의 목적, 부위, 방법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고, 그 변경의 정도가 경미하지 않으므로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A요양병원이 환자들로부터 비급여 항목으로 혈맥약침술 비용을 지급받으려면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통해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원심 재판부가 혈맥약침술이 약침술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고, 수진자들로부터 본인부담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신의료기술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의료법상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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