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폐암검진' 가짜 암환자 양산 "과잉검사와 수술유발"

학계 내에서도 폐암 검진 학술적 근거 미비
공공성 취약한 보건의료체계 흔들어, 일차의료 어려움 가속화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7-03 10:50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지난 7월 1일부터 국가암검진에 폐암이 포함됐다.


암을 조기에 발견해 유병률을 줄이고자 하는 이유에서 시행된 것인데,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효용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나아가 오히려 검진하지 않았다면 받지 않아도 될 추가검사와 수술·항암치료를 받게 돼 국민에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의학계는 우려하고 있다.

과잉진단예방연구회(회장 이정권, 이하 연구회)는 7월 3일 프레스센터에서 '가짜환자 양산하는 국가폐암검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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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대 신상원 교수, 성균관의대 이정권 교수, 가톨릭의대 이재호 교수>
 
이 자리에서 연구회 이정권 회장(성균관의대)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 폐암검진은 의료의 본질을 망각한 위험한 정책이므로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학 연구로 밝혀진 폐암 검진에 대한 학술적 임상적 성과를 충실하게 적용한다 해도, 폐암 검진으로 흡연자의 실질적인 사망률 감소는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대량의 가짜 암환자를 양산할 뿐이다"고 지적했다.

폐암은 전체 암종 중 사망률 1위에 해당한다. 이에 정부는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이었던 국가 5대 암 검진을 확대해 지난 7월 1일부터 폐암을 포함한 국가 6대 암 검진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폐암 국가암검진의 대상자는 만 54세부터 74세에 해당하는 국민 중 30갑 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폐암 발생 고위험군'으로, 검진 대상자는 2년마다 폐암 검진을 받게 된다.

폐암 검진 시 소요되는 비용은 1인당 약 11만 원인데, 이 중 90%의 경우는 건강보험 급여로 지급되기 때문에 실제 본인이 부담하게 되는 비용은 약 1만원 선에 불과하다.

연구회가 국가폐암검진을 반대하는 이유는 ▲폐암 검진 확대 정책의 타당성 결여 ▲정책시행에 앞서 시범사업 부족 ▲정부가 폐암검진 장점만 홍보 ▲공공성이 취약한 국내 보건의료체계 문제점 미고려 ▲일차의료 붕괴 가속화 등 5가지이다.

고려의대 신상원 교수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방법부터, 최첨단 혈액 검사까지 동원해 세계 의료계가 폐암의 발생, 예방, 치료법을 찾아내기 위해 연구 중이지만, 아직은 그 효과에 대하여서는 의문투성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의학 회의에서도 폐암 검진의 효과에 대한 격렬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르게 국가가 나서서 어설픈 폐암검진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은 오판이다는 것.

신 교수는 "폐암검진 때문에 육체적, 정신적 재정적 피해가 큰데 현시점에서 우리나라 폐암 검진 시범사업의 폐암 진단율 0.56%는 효과적인 검진방법으로 사용될 수 없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국가 폐암 검진은, 가짜 암 환자로 만들게 된다. 끊임없는 검사와 수술 등의 고통과 걱정으로 몰아서, 오히려 국민 건강을 해치는 재앙적 정책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세계 어느 나라도 폐암 검진을 국가 암 검진으로 시행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국가가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권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고 한국이 폐암 검진에 관한 특별한 연구 결과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닌 상황.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여러 자국의 실정에 최적화한 폐암 검진에 관한 연구를 수십 년 해오고 있지만, 한국은 작년에 처음으로 시범사업을 마쳤을 뿐이다. 그 시범사업 결과마저도 의료계에서조차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상태이다.

아울러 정부는 국가 폐암 검진이 폐암 사망률을 20% 낮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가톨릭의대 이재호 교수는 "흡연자가 폐암에 걸려 사망할 확률 5%에서 4%로 단지 1%의 감소에 불과한 것을, 상대적인 감소율로 계산하여 20%나 감소한다고 과장했다"며 "이는 통계 수치를 이용한 명백한 기만이며, 폐암 검진의 효과를 부풀리고, 위험성을 감추려는 얄팍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규정했다.

이어 "모든 암 검진의 중요한 위험은 검진 자체가 아니라 검진으로 인한 2차 피해에 있다. 이런 이유에서 양성결절 환자와 과다진단된 암 환자는 엄청난 피해를 경험하게 유발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가 폐암 검진 정책의 효용성에 대해 흡연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 당사자들과 함께, 충분한 사회적, 학술적, 임상적 검토를 거쳐, 합리적인 의견을 도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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