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손` 불법의료광고‥적발은 시작일까, 보여주기식일까?

[초점] 사후관리 차원에서만 광고 적발‥강력한 처벌 본보기에 확실한 '사전 검열' 필요
박으뜸·신은진 기자 acepark@medipana.com 2019-08-05 06:09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신은진 기자] 오래도록 방치돼 있던 '불법 의료광고'가 한동안은 주춤할까?
 
보건복지부는 7월 31일 한국인터넷광고재단과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및 사회관계망을 통한 전자상거래(소셜커머스)를 통해 의료법상 금지된 과도한 환자 유인 및 거짓·과장 의료광고를 한 의료기관 278개를 적발했다.
 
"눈+코+지방이식 같이하면 100만원 할인해드립니다"와 "수술 후 후기 작성해주면 더 싸게 해드려요"와 같이 흔하게 보이던 광고들이 대상이 된 셈이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불법 광고 정리의 '시작'일지, 보여주기 식으로만 끝날지 의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병의원의 불법 의료광고에 대한 지적은 국정감사 등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복지부 역시 단속을 주기적으로 진행해 왔으나, 매년 단속과 고발을 반복했음에도 불법 의료광고 게재율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물론 올해 단속대상들은 2018년 9월 28일부터 '의료광고 사전자율심의제도'가 적용된 후의 광고들이다. 비록 과거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여전히 인터넷에서는 보툴리눔 톡신, 필러, 성형 후기, 비만 치료제 등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한 의료계 안에서 PR을 위한 광고는 당연한 시대적 흐름이다. 문제는 이 흐름 안에 '거짓·과장'이 난무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복지부가 불법 의료광고를 적발했다고 할지라도, 편법은 계속될 것이기에 확실한 본보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하다.
 
◆ 사후관리로만 하기엔, 이미 광고는 홍수‥본보기 제대로 보여야
 
보건복지부는 이번에 적발된 광고과 관련해, 보건소에 사실 확인 및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신제은 사무관은 "조사 내용들을 각 관할 보건소에 발송해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폈을 때 의료법 위반 사실이 확인된 기관이라면 처분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환자 유인·알선)에 따르면,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이 그렇다.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의료인 자격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이 결정된다.
 
의료법 제56조 제2항(의료광고의 금지 등)에는 거짓된 내용을 표시하는 광고, 객관적인 사실을 과장하는 내용의 광고가 포함된다. 이를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1천만 원 이하 벌금 ▲의료기관 업무정지 1~2개월이 적용된다.
 
하지만 복지부가 주기적으로 단속을 한다고 한들, 이번에 공개한 목록에서 실상 적발률은 애플리케이션(어플) 47.9%, 소셜커머스 32.6%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 1~3월 특정 기간 내의 광고들만 적발을 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하나'를 막으면 금세 '편법'이 생기는 세상이기 때문에 사후관리로는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과거 정부는 성형외과계에서 흔하게 행해지는 비포앤애프터(성형전후) 사진과 성형 후기담에 대한 금지 움직임이 강했다. 그런데 법에서 규명하고 있는 범위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병의원이 생겨나면서 사실상 큰 변화는 체감할 수 없었다.
 
성형 전후 사진 비교는 성형외과 등 의료기관이 가장 선호하는 의료광고 중 하나다. 병의원 관계자들은 효과를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시술명·수술명이나 부작용, 실물과 다를 수 있다는 내용을 기재하지 않거나 성형 전·후 사진 촬영 시 촬영 각도, 조명, 화장 등을 다르게 하는 등의 방법을 쓰고 있다.
 
여러 SNS를 이용한 병원 이용 후기담 조차, '이 글은 일정금액을 후원받고 작성되었습니다', 혹은 '병원 서포터즈 활동 중 일부입니다' 등의 문구가 있다면 처벌을 면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해당 문장을 집중해서 봐야할 정도로 아주 교묘하게 포함시킨 경우도 있었다.
 
그럼 사전에 의료광고를 보다 세심하게 검열하면 되지 않을까? 복지부의 적발이 '사후관리' 수준의 모니터링에만 머물고 있다면 말이다. 
 
물론 광고를 내보내기 전 사전에 심의하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는 행정부가 아닌 각 협회에 권한이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의료광고 사전 심의 여부는 광고 주체인 의료기관 자율에 맡겨졌고, 이 때문에 불법 의료광고를 사후 적발 형태로만 관리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지난해 9월부터 의료법 개정으로 '의료광고 사전자율심의제도'가 시작됐다. 행정부의 개입이 되지 않는 조건으로 의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가 의료광고 사전심의 권한을 갖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의료광고를 게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심의를 거쳐야 한다. 금지된 광고를 하거나, 사전광고심의를 받지 않았을 경우에는 제89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전자율심의제도가 시작됐다고 한들, 체감상 큰 변화는 없다. 그 사이 '비만치료제'가 전문약임에도 '살빠지는 주사'라며 환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홍보가 이뤄지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또한 이조차 교묘하게 비껴나가면 그만이다. 현재의 소셜커머스와 애플리케이션 광고는 불법 광고의 편법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성형 후기를 공유하고 견적 신청도 무료로 가능한 성형 앱이나 소셜커머스 대부분은 의료광고 사전 심의대상에서 제외되다 보니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복지부도 SNS를 통해 전문시술 등에 대한 홍보가 교묘하게 유통되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이 같은 유형의 홍보물들을 사후관리로만 단속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전광고 심의제도의 기준을 제대로 정비하고, 각 부서별 협조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신제은 사무관은 "지금 상황에서는 의료광고 사전심의 권한이 의협, 치협 등 각 협회로 분산돼 있다. 일단 사후관리는 인터넷광고재단과 계속하겠지만, 사전심의 기준 개정을 의협 등에서 논의하자고 한다면 복지부도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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